(8)빅데이터 시대, 틈새시장을 노려라 ㈜링크소프트

유리지갑을 한탄하는 봉급쟁이 생활보다 고급승용차를 몰며 쓸만한 사업체를 움직이는 ‘성공한 사람’을 누구나 한번쯤 꿈꾸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저 꿈일 뿐. 남들이 이룬 성과가 쉬워 보여도 성공가도에 이르는 확률은 좁디 좁다. 20세기 말을 강타한 ‘벤처 신화’도 대개는 일장춘몽으로 종영되지 않았는가. 그렇다고 실패가 두려우면 문턱도 넘을 수 없는 법. 직장생활의 경험과 기술, 인맥을 밑천삼아 성공의 문을 열어 부러움을 사고 있는 이가 있다. 최석용(54) ㈜링크소프트 대표다. 눈앞의 나무보단 먼 미래의 숲을 보는 통찰력과 직원을 중시하는 포용력이 그의 성공 열쇠다. ‘두르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를 실천한 최 대표의 성공스토리를 들어봤다. 편집자

#1. 직장생활은 밑거름
최 대표는 지방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대기업에 취직한 평범한 샐러리맨이었다. 직군은 컴퓨터 프로그래머. 스물 일곱의 나이로 사회에 입문한 그에게 사업은 생각해보지 않은 미지의 영역이었다. 그저 15년 동안 착실하게 직장생활을 하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에서 과장, 차장, 부장 등을 거쳤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쌓은 경험과 기술, 노하우가 농축돼 그의 인생 전환점이 됐다.
“컴퓨터 프로그래머로서 15년 동안 직장생활을 해보니 ‘내가 만들어 팔아보자’는 의지가 생기더라구요. 지금 생각해보면 직장생활이 사업하는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지난 1999년 링크소프트를 설립한 최 대표에게 초년병들이 겪는 성장통은 그리 크지 않았다. 이 역시 성실한 직장생활을 통해 적립된 인맥의 도움이 컸다.
“직장에서 열심히 일한 결과인지 사람들이 저를 높게 봐 준 것 같아요. 여러분들이 저를 믿고 일감을 주더군요. 제가 할 수 있는, 해야 할 일은 그 성의에 보답하는 것밖에 없었습니다. 기대와 믿음에 부응하는 것 말이죠. 그러다보니 고객이 자연스럽게 늘어났고 회사는 성장했습니다.”

#2. 미래를 보다
링크소프트의 주력분야는 웹 기반 도서관 자동화 시스템, 정보포털, DB구축 전자정보원관리 등 도서관 관련분야다. 전문가가 아니면 고개를 갸우뚱거릴만한 낯선 분야다. 기업의 태생 목표인 돈벌이를 할 수 있을지 손쉽게 계산이 서지 않는다. 최 대표의 선견지명은 여기서 발휘됐다.
“도서관 관련분야를 택하게 된 것이 마지막 직장과도 연관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미래를 봤기 때문입니다.

혹시 선진국 평가항목에 도서관 평가가 포함된 거 아십니까?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도약할수록 도서관 인프라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봤습니다. 작게 보면 연구소나 대학, 공공도서관 등만 생각할 수 있지만 이용자 요구에 맞는 지식정보를 제공하는 빅데이터, 이것이 바로 도서관이에요. 포털사이트 정보검색과 같은 기술을 필요로 하는 모든 기관, 기업 등이 우리의 고객입니다.”
문어발 자본이 쉬 손댈 수 없는 틈새시장이라는 매력도 컸다.

“도서관 관련 분야 시장은 성장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어요. 더욱이 소규모 예산으로 집행되는 사업이 많다보니 대기업이 참여할 수 없고 그렇다고 아무 중소기업이나 참여할 수도 없어요. 눈 높이 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만이 참여할 수 없는 맞춤형 시장이라고 할까요.”

#3. 최고의 고객은 직원
인맥과 선견지명은 최 대표 성공의 키워드다. 또 하나의 비결이 있다. 바로 ‘사람’이다. 애로사항을 묻는 질문에 중소기업 CEO들의 이구동성은 인력난이다. 뱁새가 황새 쫓지 못하는 이치라고 여기면서도 기업 운영의 난제로 꼽는다. 그러나 링크소프트는 창업 후 10년 간 직원들의 이직이 없었다. 현재 회사 임원 중에는 최 대표와 26년 간 함께 한 직원이 있을 정도로 끈끈한 동지애로 맺어져 있다. 상대적으로 이직률이 높은 IT업계라는 점을 감안하면 기적에 가깝다.

최 대표가 넌지시 귀띔한 비결, 그것은 ‘내 최고의 고객은 직원’이라는 소신이다.
“저 역시 15년 동안 4개의 회사를 다녔을 만큼 업계에서 이직은 자연스런 현상입니다. 그러나 창업 후 10년 동안 우리회사는 이직이 없었습니다. 창업 당시 직원들이 지금도 임원으로 열심히 땀을 흘리고 있어요. 물론 최근 입사한 사원들의 경우 이직이 있긴 하지만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저희는 일로써 맺어진 관계가 아니에요. 조직에서야 직급이 있고 그렇게 움직이지만 그 이후에는 가족으로 지냅니다. 직원들의 어려움이나 가족 이야기 등 세세한 부분을 알려고 노력해 왔죠. 초기에는 직원이 많지 않아 이 같은 소통이 가능했지만 사업이 커지면서 직원 수가 50명을 넘다보니 예전 만큼은 힘들더라구요.”

#4. 어김없이 찾아온 성장통
사업 초창기를 비교적 유연하게 넘겼지만 그렇다고 지금까지 탄탄대로의 길은 걸은 것만은 아니다. 인맥 장사의 한계라고 할까. 좀처럼 고인물을 벗어나지 못했다. 기술력은 자신했으나 고객들에게 입증할 담보가 부족했다. 돌파구가 필요했다.

“과거 저를 만났던 사람들은 저에 대한 판단이 가능하지만 대다수 사람들은 저나 회사를 잘 모르고 기술력에 대해서도 쉬 믿음을 갖기 어려웠습니다. 어찌보면 당연한 이치죠.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공신력있는 기관의 사업을 수주해 대내외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는 것이었습니다. 약 9개월 만에 KAIST 국가과학기술전자도서관(NDSL) 시스템 구축사업을 수주했습니다.”
이번에도 예상은 적중했다. 우리나라 전 연구원이 사용하는 시스템이다 보니 공신력이 생겼다. 자연스럽게 기술력도 인정받을 수 있었다.

사업 10년차에 접어들면서 회사가 점차 성장할수록 어려움도 커졌다. 많은 창업자들이 겪는 어려움과 같은 경영에 대한 무지였다. 최 대표가 내린 진단은 간단했다. 자신이 모르는 분야는 전문가를 채용해 또 다른 성장의 기회로 만드는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창업 후 10년차에 접어들 때까지 경영이라기 보다는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했습니다. 제가 도서관 관련 분야 전문가, 즉 엔지니어일진 몰라도 경영에 대해서는 지금 생각해도 아니었습니다. 회계부터 관리까지 하나도 몰랐지만 저 혼자 꾸려갔죠. 회사규모가 작으니 어떻게든 운영이 가능했지만 덩치가 커지면서 ‘더 이상 주먹구구식 운영은 안 되겠다’ 싶었죠. 각 분야에 전문가가 필요했던 겁니다. 그래서 과감히 전문가들을 영입했습니다. 전문가들을 믿고 쓰다 보니 조직이 조직답게 갖춰집디다.”

#5. 더 큰 미래를 내다봐라
컴퓨터 프로그래머는 ‘3D 업종’이라고 낙인찍힌 지 오래다. 그 만큼 대우를 받지 못하고 먹고살기 힘든 직업이라고 업계 종사자들은 탄식한다. 그럼에도 아직 많은 프로그래머들은 더 큰 꿈을 꾸고 있다. 서글프지만 현실인 것이 숱한 IT 기업들이 탄생하고 숱하게 사라진다. 살아남기 어려운 척박한 여건이건만 최 대표는 도전을 권했다.

“1986년 사회에 첫발은 내딛었을 당시만 해도 컴퓨터 프로그래머 대우는 현재와 많이 달랐습니다. 인텔리한 직종이라는 게 주변 인식이었죠. 그러나 2000년 무렵 IT 붐이 일면서 많은 인력들이 탄생했지만 산업자체의 가치는 오히려 떨어졌습니다. 눈앞에 놓인 현실이 녹록치 않는 얘기죠. 미래는 어떨까요? 현재 최고 직업이라고 불리는 공무원이 과연 20, 30년 뒤에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기술이 인정받는 사회. 우리나라도 곧 그런 시기가 올 것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도전해 볼만한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단 도전은 좋은데 막무가내식은 금물입니다. 아이디어와 실력만으로 창업해 성공을 이루기에는 상당히 어렵습니다. 영업 즉 인간관계가 중요하죠. 이게 우리나라 사회의 현실이고 간과해서는 안 될 중요한 요인입니다. 따라서 무작정 창업을 하기보다는 관련 업계에서 종사하면서 경험을 쌓아 보세요.”
롤 모델로 성장한 최 대표의 도전은 현재 진행형이고 꿈은 야무지다.

“제 목표는 3~5년 내 코스닥에 진입하는 겁니다. 올해 벌써 쉰 넷이에요. 제가 회사를 운영한다는 것도 길어야 10년 정도 남은 거죠. ‘코스닥 상장’이 회사에 큰 이득이나 꼭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이 만큼 했다는 마침표를 찍고 싶습니다. 또 누가됐든 그 다음 사람을 위한 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는 성실맨의 어깨에 많은 청춘들의 꿈이 내려 앉았다.

글 김형중 기자 kimhj@ggilbo.com·사진 김상용 기자 ace@ggilbo.com

1999년 설립해 국내 최초로 웹 기반 도서관 자동화 시스템(iLips)을 개발·보급해 웹 기반 전자도서관의 각종 요소 기술을 보유한 전자도서관 솔루션 전문기업이다.
품질경영시스템, 환경경영시스템, 경영혁신기업 인증서 획득 등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품질향상에 노력을 해오고 있으며 현재 프로그램 7개와 특허 2개를 등록했고 새로이 특허 3개를 출원했다.

다년간의 전자도서관 시스템 구축경험과 노하우 겸비는 링크소프트만의 장점이다. 최근 3년 매출액은 매년 40억 원을 상회하고 있으며 수년간의 경험과 신뢰를 바탕으로 꾸준히 매출이 발생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기업이다. 회사는 유성구 테크노3로 65 한신에스메카 631호에 위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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