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교양 강사

<여설> 공자의 정치 철학은 덕치(德治) 즉 인덕정치(仁德政治)이다. 공자는 한때 위정자가 되었을 때 덕치의 뜻을 펼쳐보려 했고 자리에서 물러나서도 각국의 위정자들을 만나 덕치를 설파하였다. 그러나 패도정치(覇道政治)의 혼란한 당시 정치상황에서 어느 누구도 공자의 덕치론(德治論)에 관심을 주지 않았다.

이처럼 덕치의 뜻을 펼칠 수 없었던 공자는 자나 깨나 덕치를 염원하며 이렇게 한탄하였던 것이다. ‘조문도석사가의(朝聞道夕死可矣)’ ‘아침에 일어나 이 나라에 덕치가 행해졌다는 소문을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 공자의 이 한탄의 말은 2500여 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그대로 이어짐이 아닌가 한다.

공자는 덕치(德治)를 북극성에 비유하여 문학적으로 설명하였다. 위정이덕(爲政以德) 즉 정치를 덕(德)으로서 하면 마치 모든 별들이 북극성을 향하여 공수(拱手)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비유하였다. 다시 말해 북극성이 제자리에 가만히 있어도 모든 별들이 주위를 맴도는 것과 같은 모습처럼 군주가 덕으로서 다스리면 구태여 힘으로 압력을 가하지 않더라도 백성들은 감화를 받아 저절로 따른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무위이치(無爲而治)’이다. ▴ 덕치의 시작은 지도자의 덕목을 갖추는 것이다. 유학 사상의 핵심은 수기치인(修己治人)이다. 지도자는 수기(修己) 즉 지도자로서의 덕목을 갖춘 다음에 치인(治人) 즉 남을 다스려라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수기(修己)의 덕목이 갖추어지지 않은 지도자의 치인(治人)행위는 국민이 신뢰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지도자로서의 도덕적 청결성과 완성된 인격을 갖추는 것이 그 무엇보다 우선인 것이다. 덕치의 실현에는 지도자의 ‘덕치리더십’이 따라야 한다. 덕치의 실현을 위한 지도자의 덕치리더십 덕목을 제시해 보겠다. ▴ 하나, ‘신뢰의 리더십’이다. 공자는 정치의 요체를 족식(足食) 즉 ‘민생을 안정시키는 것’ 족병(足兵) 즉 ‘국방을 튼튼히 하는 것’ 그리고 민신(民信) 즉 ‘국민의 신뢰’라 하였다.

그 중에서 으뜸은 民信(민신) 즉 국민의 신뢰를 잃지 않는 것이라 하였다. 다시 말해 나라의 지도자를 믿고 또한 나라에서 하는 모든 일들이 진정 나라와 국민을 위한 일이라고 국민이 믿는 것, 그것이 바로 민신(民信)인 것이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나 정치도 국민의 믿음을 얻지 못하면 펼쳐 나갈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무신불립(無信不立) 즉 국민의 신뢰가 없다면 나라는 지탱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신뢰가 만사(萬事)가 아니겠는가. ▴ 둘, ‘솔선수범’의 리더십이다. 솔선수범은 한 마디로 ‘돌격 앞으로!’가 아니라 ‘나를 따르라!’이다. 12척의 배로 무려 133척의 일본 전함을 격파한 명량대첩의 승리요인은 이순신 장군께서 직접 선두에서 적의 배를 유인하여 격파시키자 이에 사기를 얻은 우리 수군이 필사즉생(必死卽生)의 정신으로 전투에 임한 덕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지휘관으로서 ‘돌격 앞으로’ 가 아니라 ‘나를 따르라’의 이순신 장군의 솔선수범 리더십인 것이다. 지금 이 나라 군(軍)에는 뒤에서 ‘돌격 앞으로’하는 지휘관이 아니라 앞에서 ‘나를 따르라’하는 지휘관이 절대 필요한 것 같다. ▴ 개혁(改革)이라고 할 때 고칠 개(改)자를 파자하여 보면 ‘자기(己)부터 때려서(攵) 고쳐라.’하는 뜻이 있다. 다시 말해 자기부터 먼저 개혁하라는 것이다.

세계인의 존경을 받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개혁교황’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교황의 개혁이론에 의하면 가난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사회개혁이 이루어 져야 하고 그 이전에 교회개혁 그리고 근원적으로 자기개혁이 필요하다고 했다.

교황은 개혁을 부르짖으면서 자기 자신부터 고급승용차, 전용식당, 전용 엘리베이터를 포기하는 등 철저한 개혁교황으로서 솔선수범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교황이 ‘나부터 먼저’의 솔선수범 리더십이라 할 수 있다. 이 나라에서 개혁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솔선수범하는 지도자가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개혁을 외치는 그들이 오히려 개혁의 대상이 되고 있으니 국민들은 ‘너나 잘 하세요!’라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지 않는가.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리더십이다. ‘역지사지’란 한 마디로 ‘입장 바꿔 생각해봐’라 할 수 있다.

 지도자는 조직원 입장에서 생각하고 이해하며 조직을 이끌어 가는 것이다. 정치 지도자의 리더십은 국민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정책을 집행하고 정치를 펼쳐나가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의 정치 현실은 ‘국민의 입장에서’라는 것은 허울 좋은 말 뿐이고 입장 바꿔 생각할 국민 대신 정치논리, 당리당략, 다음 선거의 승리를 위함에 그 초점이 맞추어 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거기에는 국민의 혈세가 펑펑 새어나가니 분할 노릇이 아닌가. ▴ 그렇다. 우리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덕치의 지도자를 우리는 언제 만날 수 있을까 !

- (인문교양 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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