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시간에 최선을 다하면 하늘이 답한다

<여설>2500여 년 전 공자는 제자들에게 자신의 70여년 인생을 회고하면서 학문과 인생 깨달음의 과정을 진솔하게 술회하였다. 그것은 오늘날을 사는 우리에게도 꼭 맞는 말씀이라 하겠다.

▲공자는 ‘오오십이지천명(吾五十而知天命) 즉 내 나이 오십에 하늘의 명(命)을 알았다’라고 술회하였다. 그래서 50세를 ‘지천명(知天命)’ 또는 ‘지명(知命)’이라한다. 공자는 51세에 중도재(中都宰)라는 지방관(地方官)으로 처음 관계에 들어선 후 노나라의 토목공사를 담당하는 사공(司空) 다시 사법(司法)을 담당하는 대사구(大司寇)로 54세까지 오늘날 장관에 해당하는 관직 생활을 하게된다.

그러나 이 4년의 관직생할에서 공자는 인덕(仁德)정치의 도를 펼쳐보려 했지만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관직에서 물러난다. 그 후 노나라를 떠나 인정(仁政)과 덕치(德治)를 실현할 수 있는 나라를 찾아 주유열국(周遊列國)하였지만 역시 그 뜻을 얻지 못하였다.

이처럼 공자는 4년의 관직 생활과 14년의 주유열국을 하면서 인정(仁政)과 덕치(德治)의 도(道)를 펴보려 하였지만 뜻을 이룰 수 없다는 것을 절감하면서 이 모두가 하늘의 뜻, 즉 천명(天命)이었음을 술회한 것이다. 다시 말해 자신의 도(道)가 장차 실현되는 것도 하늘의 뜻이고 실현되지 못하는 것도 천명(天命)이라 말했다. 이후 공자께서는 정치로서 도(道)의 뜻을 펼치는 것은 하늘이 내려준 뜻, 즉 천명(天命)이 아니었음을 깨닫고 주유열국을 마치고 68세에 고국 노나라에 돌아와서 생을 마감할 때까지 오로지 학문과 제자교육에 전념하면서 도를 펼쳐 나갔던 것이다.

다시 말해 공자께서는 아무리 그 뜻이 고귀하고 지극한 것이라 해도 그것이 자기에게 내려준 하늘의 뜻이 아님을 알았을 때는 더 이상의 욕심을 부리지 않고 자기 분수에 맞춰서 자기의 뜻을 새롭게 펼쳐 나간 것이다.

▲인생에서 의욕과 열정만으로 세상사를 자신했던 30, 40대와는 달리 50대가 되면 세상사가 인간의 의지와 노력만으로 되지 않고 어느 정도 하늘의 뜻 즉 운명에 의한 것임을 알게 된다. 그래서 안될 일에 억지를 부리지 않고 쓸데없는 욕심에서 벗어나게 된다. 그러므로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그것이 나의 분수이고 운명임을 알아야 한다.

▲사람의 인생사(人生事)는 운명의 힘이 뒷받침 되어야 이룰 수 있는 것이다. ‘사생유명(死生有命) 부귀재천(富貴在天)’ 즉 ‘죽고 사는 것이 운명에 달려 있음이요. 부귀하게 되는 것도 하늘 즉 운명에 달려 있다.’했다. 또한‘부귀구지재도(富貴求之在道) 득지유명(得之有命)’ 즉 ‘부귀를 구함에 있어서는 정도(正道)로서 구해야 하나 이것을 얻음은 운명에 달려 있다.’했다. 다시 말해 누구나 부귀를 구하고자 하나 그 구함에 있어서는 원칙이 있는 것이다.

반드시 정도(正道)로서 구해야 한다. 그런데 여기에 불편한 진실이 있다. 정도(正道) 즉 바른 도리로서 부귀를 구하려고 노력하였더라도 누구나 부귀를 다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부귀는 운명에 따라 얻어지기도 하고 못 얻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사재인(謀事在人) 성사재천(成事在天)’ 즉 ‘일을 만드는 것은 인간의 노력에 있지만 그 일을 성사시키는 것은 하늘에 달려 있다.’했다.

▲이처럼 우리의 인생사가 인간의 의지나 노력 외에 그 어떤 불가항력적인 힘 즉 운명에 의함이라 할 때 우리는 어떻게 그 운명을 받아들이며 살아야 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방법은 하나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즉 ‘인간으로서 최선의 노력을 다한 다음 하늘의 명(命)을 기다리는 것이다.’ 이것이 불가항력적인 힘인 운명을 받아들이는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인 것이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구체적 실천 방법을 제시하겠다. 하나, ‘지금 하고 있는 업무나 일의 귀천, 경중, 이해득실을 따지지 말고 무조건 최선을 다하라.’는 것이다.

특히 천하고 중요하지 않고 이익이 되지 않는 일이라고 경시하거나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어떤 일이 나에게 복(福) 또는 화(禍)가 될는지는 하늘만이 알 뿐이기 때문이다. 둘, ‘사람을 대함에 있어서 귀천이나 이해관계를 따지지 말고 누구에게나 진심을 다하라.’는 것이다.

특히 나보다 아랫사람, 못한 사람, 어려운 사람에게 덕을 베풀어야 한다. ‘어떤 사람이 나에게 복 또는 화의 인연이 될는지는 하늘만이 알 뿐이기 때문이다.’ 셋, ‘내일이나 미래보다는 지금 이 시간에 최선을 다하라.’는 것이다. 내일이라는 시간은 알 수 없는 약속어음과 같은 시간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지금하고 있는 일, 지금 대하고 있는 사람 그리고 지금의 시간에 최선을 다하고 그 나머지는 기다릴 뿐이다. 그러면 하늘에서 감응하시어 복을 내려 주실 것이다. 그래서 지성(至聖)이면 감천(感天)이라 하지 않는가.

▲그렇다. 50대부터는 내 운명의 인생에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하며 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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