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불초-1

지난 주말 오후에는 날씨도 좋고 한가하여 자전거를 타고 갑천변을 나갔다. 냇물을 따라 나란히 이어진 자전거 길과 인도(人道)가 정겹다. 많은 시민들이 나름대로 걷기운동도 하고, 가족들과 긴 의자에 앉아 담소하는 광경은 행복한 우리네 모습이다. 이런 공간의 혜택을 누리고 사는 대전(大田) 시민으로서 긍지와 자부심을 느낀다.

유등천을 따라 올라가니 넓은 수면 위로 비친 쪽빛 하늘이 그림처럼 곱다. 잘 관리된 잔디의 푸름이 피로한 눈을 편하게 해 준다. 냇물을 따라 고층 아파트와 건너편의 상업용 빌딩이 줄을 잇는다. 내가 도심 속의 사람임을 새삼 느낀다.

선글라스를 벗고 하늘의 뭉게구름을 다시 본다. 이마로 스치는 뽀송뽀송한 바람이 가을이 왔음을 일러준다. 어디에서 이같이 상쾌한 기분을 느낄 수 있을까. 심호흡을 하며 가슴 속 깊이 밀어 넣는다.
물가에는 왜가리가 긴 목을 내밀고 먹이를 조준하고 있다.

곳곳에 만들어진 화단에 아기자기한 꽃들이 하늘거린다. 망종화가 노란꽃을 흔들거리고 바로 아래 붉은토끼풀꽃이 조화를 이룬다. 둑방을 따라 가니 이번에는 금계국과 벌노랑이의 노란꽃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그야말로 노란색 천지다. 이외에도 그령, 방동사니, 사초, 클로버, 부처꽃 등 갖가지 야생화가 조화를 이룬다.

이곳에 이렇게 많은 종류의 풀꽃들이 있을 줄 몰랐다. 참 행복한 도시에 산다는 기분이다. 도로와 경계석 사이로 노란꽃 금불초가 한들거린다. 아직 피지 않은 꽃봉오리는 꽃인지 잎인지 구분이 잘 안 된다. 작은 키에 화려함도 없이 수수한 꽃색깔은 촌티가 나기도 한다. 꽃 가장자리에 공간을 두고 듬성듬성 박혀 있는 꽃잎이 재미있는 풀이다.

금불초(金佛草)는 국화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산과 들의 물기가 많은 곳에서 잘 자란다. 땅속줄기가 옆으로 뻗으면서 새순이 나오는데, 줄기는 곧추서고 키는 30~60㎝정도다. 뿌리에서 바로 나오는 잎은 꽃이 필 때쯤이면 없어지며, 줄기에서 나오는 잎은 어긋나고 잎자루가 없으며 잎끝이 뾰족하고 잎 위에 털이 나 있다.

꽃은 7~9월, 가지 끝에 노랗게 피며 가장자리에 달리는 설상화(舌狀花)가 꽃잎처럼 활짝 벌어진다. 어린순은 나물로 먹기도 한다. 가는잎금불초, 갯금불초, 좁은잎금불초, 버들금불초 등 여러 종류가 있다.
한의 자료에 의하면 금불초는 선복화(旋覆花)라 하여 천식(喘息)을 가라앉히는 약재로 사용한다.

여름에서 가을 사이에 막 피기 시작한 꽃을 채취하여 햇볕에 말린 것이다. 기관지 경련을 완화시켜 거담(祛痰), 이뇨(利尿)의 약리작용이 있다. 효능으로는 딸꾹질로 속이 메스껍고 구토가 날 때, 배가 더부룩해지는 증상에 효과가 있다. 또 가래를 없애며 기운을 증강시켜 소화력을 높이고, 체내에 수분이 정체되어 몸이 붓는 증상에도 이용된다. 그밖에 기관지 경련성 천식에 효과적이며 간(肝) 보호작용, 백일해(百日咳)에도 쓰인다.

<대전광역시 평생교육문화센터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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