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설> 나는 지구와 우주와 어떤 관계를 맺으며 살고 있을까? 하늘 천(天)자를 놓고 나와 지구와 우주와의 관계와 의미를 생각해 보기로 하겠다.

1. 天(천)자를 파자하여 풀이해 보면, ‘인간(人)은 하늘(一)기운과 땅(一)기운의 합성체이다.’라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하늘 기운과 땅 기운의 합성체는 우주만물 중에 오로지 인간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대한 설명을 하면, 사람이 살아 있을 때는 하늘의 기운인 혼(魂)과 땅의 기운인 백(魄)이 육체를 집으로 하여 사람의 몸에 살고 있다가 사람이 죽으면 ‘혼백’(魂魄)의 집인 육체가 없어지므로 하늘의 기운을 받아 생긴 혼(魂)은 처음에 왔던 하늘로 올라가 신(神)이 되고 땅의 기운을 받아 생긴 백(魄)은 처음에 왔던 땅으로 흩어져 귀(鬼)가 된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이 죽으면 제일먼저 혼백(魂魄)을 담는 혼백(魂帛 : 초상이 났을 때 신주(神主)를 만들기 전에 임시로 만들어 봉안하는 신위)을 모시지 않는가. 사람이 죽으면 ‘돌아가셨다.’하는 것은 혼(魂)과 백(魄)이 처음에 왔던 ‘하늘과 땅으로 돌아갔다’는 뜻이다. 하늘 기운은 양(陽)기운으로서 만물을 낳게 하고 땅 기운은 음(陰)기운으로서 만물을 기르게 한다 하였다. 다시 말해 인간을 비롯한 동·식물 등, 모든 생명체는 하늘의 기운을 받아서 생(生) 즉 ‘낳아지고’ 땅의 기운에 의하여 육(育) 즉 ‘길러진다’ 하였다.

2. 천(天)자를 파자하여 또 다르게 풀이해 보겠다. 하늘(一)과 땅(一)의 기운을 가장 많이 닮은 것은 사람(人)이라고 풀이해 볼 수 있다. 즉 인간은 세상 만물 중에 우주의 기운을 가장 많이 닮은 소우주(小宇宙)라는 뜻으로 풀이 해 볼 수 있다. 인간이 우주와 가장 많이 닮은 ‘소우주’라는 근거를 몇 가지 소개하겠다.
▶영국에서 1982년에 발행된 과학지에 의하면, 우주에 있는 별의 숫자와 인체의 세포숫자는 약 ‘백조’(百兆)로서 비슷하다 하였고, ▶하늘의 별자리 모양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그려 보니 ‘사람이 서 있는 모양’과 비슷하다고 하였다. ▶우주 간에 있는 탄소, 질소, 수소, 산소 등 4원소가 인체에 96%로 구성되어 있고. ▶지표(地表)의 70%가 바다이고 인체의 70%가 수분이다.

이처럼 과학적으로 볼 때도 인간은 우주와 가장 많이 닮은 소우주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태양계 중심에는 태양이라는 불덩어리로 된 별이 있고 지구 중심에 있는 지구 핵의 온도가 5000도가 넘고, 사람의 신체 중심에는 불로 상징되는 심장이 있다. 즉 태양계, 지구, 인간의 중심은 모두 '불'이라는 것이다. ▶지구가 23.5도 기울어져 봄·여름·가을·겨울의 사계절이 생겼고, 그래서 인체의 심장이 정중앙에 있지 않고 왼쪽으로 기울어져 소음, 소양, 태음, 태양의 사체질이 생겼다는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인간은 우주의 소산이며 소우주라 하고 있다. 때문에 인간이 태어날 때 우주자체의 유전 형질을 받고 태어난다고 한다. 사람의 몸이 우주적인 구조로 되어있다는 사실은 허준의 '동의보감'에도 나타나 있다. 동의보감에 의하면 하늘에 사시(봄·여름·가을·겨울)가 있어서 사람에게 사지(두 팔, 두 다리)가 있고. ▶하늘에 5행(五行)이 있어 사람에게는 5장(五臟)이 있고 하늘에 6극(六極)이 있으므로 사람에게 6부(六腑)가 있다 하였다. 즉 우주에는 5행 6극, 지구에는 5대양 6대주, 사람에게는 5장 6부로서 모두가 5와 6이라는 숫자가 ▶하늘에 12時(시)가 있어서 사람에게는 12경락(經絡)이 있다 하였다.

▶하늘에 9성(星)이 있어서 인체에도 9구멍(얼굴→7개, 하체→2개)이 있다 하였다. 여자는 10개(9개 + 자궁) ▶이 밖에도 우주에 천, 지, 인(天地人)이 있듯이 인체에는 머리(天), 몸(地), 사지(人)가 있다 하였다. ▶하늘에 ‘일월성신’(日, 月, 星, 辰)이 있듯이 인체에는 ‘이목구비(耳目口鼻)가 있다 하였다.▶1년이 12개월, 24절기를 골격으로 운행하듯이 인체에는 12개의 척추와 24개의 갈비뼈가 골격을 이룬다 하였다.

▶1년이 365일 이듯이 인체는 365개의 뼈마디로 구성되어 있다 하였다. ▶태양에너지의 작용에 의해 인체의 기(氣)작용이 있고 달 에너지 작용에 의해 인체의 혈(血)작용이 있다 하였다. ▶달의 작용에 의해 조수(潮水 : 달의 인력에 의해 높아졌다 낮아졌다 하는 바닷물)의 작용이 있고 여성의 월경(月經)에 영향을 미친다 하였다. 이처럼 우주가 변화하는 원리와 인체가 변화하는 원리는 동일하기 때문에 인간을 우주의 축소판인 '소우주'라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우주와 나와의 관계를 통하여 우리 인간은 그렇게 거대하고 멀게만 느껴졌던 우주의 분신(分身)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렇다.‘우주와 나는 하나이다.’ 무릇 천리(天理)를 추구하고 따르는 우주적인 삶이야말로 바로 내가 우주와 하나가 되는 삶이 아니겠는가.

<인문학 교육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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