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가 ‘스포츠 4대악’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로써 암암리에 벌어지던 체육계 비리가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됐다.

문체부는 지난 2월부터 현재까지 스포츠 4대악 신고센터에 총 269건이 접수됐으며, 이 중 118건이 종결됐다고 29일 밝혔다.

이 가운데 신고가 가장 많이 접수된 종목은 태권도(27건)였다. 이어 축구(25건), 야구(24건), 복싱(18건), 빙상(16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유형별로는 조직 사유화가 113건으로 가장 많았고, 승부 조작 및 편파 판정 32건, 폭력·성폭력 15건, 입시 비리 5건 등으로 집계됐다.

분야별로는 엘리트체육이 236건으로 전체 87.7%를 차지했고, 생활체육 14건, 장애인체육 14건 등의 순을 보여 성적만이 중요시되는 엘리트체육의 폐해가 여전히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스포츠 4대악 신고센터는 지난해 5월 한 아버지가 태권도 선수인 아들이 심판의 편파 판정에 패해 항의하다가 억울함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시발점이 돼 설치된 문체부 산하 특별기구다.

이후 문체부는 ▲승부 조작 및 편파 판정 ▲(성)폭력 ▲입시 비리 ▲조직 사유화 등을 반드시 없어져야 할 4대악으로 규정했다. 이를 척결하기 위해 지난 2월 스포츠 4대악 신고센터를 신설하고, 5월엔 경찰청과 손잡고 합동수사반을 운영해 왔다.

대전의 한 체육계 관계자는 “협회 직원들이나 코치, 감독 등이 선수 시절 가졌던‘내가 최고다’란 비뚤어진 자만심을 내려놓지 못한 것이 스포츠 4대악이 근절되지 않는 가장 큰 원인인 것 같다”라고 진단하고, “체육계가 올바르게 발전하기 위해선 각자가 페어플레이 정신에 입각해 자신이 해야 할 역할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관묵 기자 dhc@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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