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쯤이면 나는 느낌으로 눈을 뜬다, 그리고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새벽에 대청호반으로 달린다. 물안개 뒤덮인 대청호를 생각하며 카메라 가방을 챙긴다. 가족들이 행여 새벽잠에서 깰까봐 까치발로 살금살금 나와 자동차에 시동을 걸다보면 마음은 벌써 대청호에 와 있다.거주지에서 동남쪽으로 15km. 20분 남짓이면 대청호 입구인 추동리 뒷산 고봉산성(계족산 중턱) 입구에 도착한다. 걸어서 약 10분 정도면 주산동 주민들이 매년 1월 1일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는 신년제를 지내는 복 바위에 도착한다. 먼동이 희미하게 터 오고 있는 백골산과 채봉골을 휘감아 대청호 위로 운해가 깔려 있는 것이 시야에 들어온다. 가슴이 뛰기 시작한다. 내 손은 분주하게 움직인다. 삼각대를 세우고 카메라를 세팅하고 화이트밸런스와 릴리즈를 조정하면서도 시선은 대청호와 백골산에 깔려있는 운해의 흐름에 고정시킨다. 서서히 먼동이 밝아 오면서 붉게 물 들어오는 유희하듯 춤을 추는 아름다운 운해의 감동은 마땅히 표현할 단어가 없을 정도다.고봉산성 으뜸기상 새벽에 올랐더니발아래 안개구름 대청호가 유희하네운해 속 구름을 타고 신선되어 날으리.좀처럼 보기 힘든 자연의 숭고함에 흠뻑 취해서 정신없이 셔터를 누르다 보면 운해 위로 불끈 솟아오르는 태양! 대청호에서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장관이다. 눈부시고 아름다운 자연의 신선함에 마음마저 숙연해진다. 등골이 오싹할 정도로 감정의 축복을 받는 이 맛 이 기분 을 즐기기 위해 마약 같은 중독성 때문에 자주 찾는 대청호는 매년 11월에서 2월 사이에 호반 주변에는 기상의 변화 즉 찬공기와 뜨거운 공기의 교류에 의해서 운해가 자주 드리운다. 길공섭사진작가, 대전동구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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