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 융합물방울 활용 신약 개발 기여

국내 연구진이 찰나의 순간에 발생하는 단백질 반응을 분석할 수 있는 기법을 개발했다. 작은 세포 내 단백질 반응을 비롯해 생명현상을 실제에 가깝게 연구할 수 있어 세포생물학과 신약 개발 분야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식물노화수명연구단은 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m) 크기의 작은 물방울끼리 충돌시켜 얻은 융합물방울 안에서 단백질과 펩티드의 반응을 초고속으로 관찰할 수 있는 질량 분석법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팀은 단백질이 들어있는 물방울과 산성 용액이 든 물방울을 빠른 속도로 충돌시켜 융합물방울을 만들었다.

융합물방울 속에서 단백질은 산성 용액과 만나 수 마이크로초 내에 혼합돼 화학반응을 일으킨다. 융합물방울이 빠른 속도로 비행해 질량 분석기의 주입구로 들어가게 되면 물방울 안에서 진행되던 화학반응이 정지되고 기체 상태의 반응물로 바뀌게 된다. 이때 융합물방울 내 화학반응 시간이 비행 거리에 비례한다는 사실을 확인, 이동 거리를 조절해 생화학 반응을 초고속으로 분석하는데 성공했다.

이와 함께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작은 물방울에서 생화학 반응 속도가 기존 큰 용량의 반응용액에서 측정할 때보다 1000배 정도 빨라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를 이용하면 기존에는 관측하기 어려웠던 단백질 반응에서 빠르게 발생하는 수소와 중수소의 교환현상을 관찰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나아가 생명현상 원리에 대한 새로운 단서를 찾는 한편 신약 후보 물질의 빠른 검증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하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3월 16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유주경 기자 willowind@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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