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회절 단층촬영법 이용

▲ 광집게로 집은 유리구슬을 백혈구 세포에 얹는 것을 형상화한 모습. KAIST 제공

KAIST 물리학과 박용근 교수 연구팀은 CT 촬영 원리와 비슷한 광회절 단층 촬영법을 이용해 광학 집게로 포획한 입자의 3차원 위치를 고속으로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이 기술은 광학 집게를 사용한 세포 단계의 수술 작업을 실시간 촬영할 수 있어 세포의 반응, 수술 예후 등을 모니터링 할 수 있으며 기존에는 어려웠던 세포 내부 성분과 총량에 대한 정확한 수치 측정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광학 집게는 빛을 이용해 미세 입자를 포획해 힘을 가하거나 3차원 위치를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는 기술이다. 렌즈를 이용해 레이저 빔을 머리카락의 수백분의 일 크기 초점으로 모으면 자석에 철가루가 끌려오듯 주변의 미세입자들이 달라붙는다. 초점의 위치를 옮기거나 힘을 가해 미세 입자의 3차원 위치를 조절하는 게 광학 집게의 원리이다.

광학 집게로 움직인 미세 입자의 위치를 측정하기 위해선 광학 현미경을 이용하는데 입자의 2차원 움직임은 미세 입자에 의해 산란된 빛의 정보를 측정함으로써 쉽게 알 수 있지만 다른 물체가 시선 방향의 미세 입자를 가로막아 산란된 빛의 정보가 왜곡되거나 생물 세포처럼 복잡한 형상인 경우에는 3차원 위치의 정확한 측정이 어려웠다.

연구팀은 병원의 CT 촬영 원리와 비슷한 광회절 단층촬영법을 이용해 입자의 3차원 영상화에 성공했다. 다각도로 CT 영상을 찍어 환자 몸 내부를 들여다보듯이 광학 집게로 포획한 미세 입자에 레이저 빔을 여러 각도로 입사해 촬영한 뒤 이를 분석하는 방식이다.

2 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m) 크기의 유리구슬을 광학 집게로 집어 백혈구 세포 위에 얹은 뒤 백혈구의 반응을 1초당 60장의 속도로 영상화했다. 기존 기술로는 앞쪽에 위치한 백혈구가 구슬을 가려 촬영이 어려웠지만 광회절 단층 촬영법은 구슬의 3차원 위치뿐만 아니라 백혈구 내부의 물질 분포도 측정이 가능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광학회지인 옵티카(Optica) 4월 20일자 온라인판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유주경 기자 willowind@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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