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섬유형 유연 가스센서 개발

▲ ETRI가 개발한 섬유형 유연 가스센서를 옷감에 적용한 모습. 가스가 감지되면 실험복에 달린 LED 램프가 반짝인다. ETRI 제공

국내 연구진이 공기 중의 유해가스 유무를 탐지할 수 있는 섬유형 고감도 가스센서를 개발했다. 가느다란 실 형태로 이뤄진데다 세탁도 가능해 냄새까지 탐지하는 스마트 의류 제작이 가능할 전망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나노융합센서연구실 이형근 박사와 건국대 윤용주 교수팀은 세탁하거나 1000번 구부려도 성능을 유지하는 섬유형 유연 가스센서를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가스센서는 나일론, 면, 폴리에스터 등 기존 섬유 표면에 분자접착제를 이용해 그래핀을 코팅해 섬유가 공기 중 가스 유무를 확인하는 원리다. 코팅된 그래핀이 매연가스에 포함된 이산화질소를 만나면 그래핀 산화물의 고유 저항이 바뀌고 그 정도의 차이를 분석하면 가스농도를 알 수 있다.

기존 가스센서는 공기청정기의 유해가스 유무, 김치냉장고에서 김치 숙성여부의 가스 감지 등에 널리 활용되지만 딱딱한 기판 위에 만들어지는 게 일반적이다. 반면 ETRI가 개발한 섬유형 가스센서는 굵기가 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m)에서 밀리미터(㎜)로 가늘고 유연성을 갖고 있어 웨어러블 기기나 의류 등에 부착할 수 있다. 특히 외부환경에도 강해 세탁하거나 1000번 구부려도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추가적인 전력소모도 없는 장점이 있다.

이 기술을 의류에 적용하면 근거리무선통신(NFC)을 통해 스마트폰과 연동할 수 있고 유해가스가 감지되면 LED를 통해 옷이 빛나도록 할 수 있다. 또 화재진압 현장이나 맨홀 내부 등의 공기상태도 센서가 연결된 장치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ETRI는 가스센서로 감지 가능한 가스의 종류를 확대하는 한편 유연전자소자 업체나 웨어러블 기기 업체, 섬유형 필터 관련 업체 등에 기술이전해 3년 내 상용화할 계획이다.
이 박사는 “기존 고체기판 가스센서와 달리 유연하면서도 실생활에 밀접하게 사용되는 섬유를 기반으로 개발된 가스센서는 일상생활에 큰 변화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Nature)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6월 6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유주경 기자 willowind@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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