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럽고 눈 침침하여 잠 못 이루는 증상에 효험
사지무력증·발기부전·허약성 정신불안 등에도 좋아

한의 자료에 의하면 이 뱀무 풀의 지상부를 한 여름에 채취하여 그늘에 말린 것을 약재로 썼다. 효능으로 보익(補益), 익신(益腎), 활혈해독(活血解毒)작용이 있어, 어지럽고 눈이 침침하여 잠을 못 이루는 증상에 효험이 있다. 또 허약해서 일어나는 사지무력증(四肢無力症), 허약성 해수(咳嗽), 콩팥기능의 저하로 인해 생기는 발기부전, 허약성 정신불안과 부인의 생리불순, 복통(腹痛) 등에 응용했다.

민간에서는 전초(全草)를 위궤양(胃潰瘍), 고혈압(高血壓), 치혈(痔血)등의 약재로 사용해 왔으며, 골절(骨折)에 생즙을 내어 환부에 바르기도 했다고 한다. 한편 연구기관에서는 항비만(抗肥滿), 동맥경화증을 예방할 수 있는 물질을 추출해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한다. 우리 지역에서도 들이나 길가 등에서 흔하게 볼 수 있어 그 활용도가 기대되는 풀이다.

금산으로 가던 옛 주요 통로였던 이 길은 길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좁다. 옛길의 흔적을 평탄하게 펴져서 알 수 있을 뿐이다. 길 옆으로 각종 풀들이 군무(群舞)를 하며 키재기를 하고 있다. 줄기를 세운 뱀무만이 유독 노랑꽃을 피워 눈길을 잡는다. 이어서 가을에 꽃을 피울 물봉선이 세를 넓혀 바닥을 덮어가는 중이다. 산기슭으로는 풀과 나무가 어우러져 도무지 들어갈 엄두가 나질 않는다. 자연의 섭리에 따라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 생존경쟁이 펼쳐진 현장이다.

 

이 옛길을 걸어 내려가면 양 옆으로 자란 풀들의 수가 아주 다양함을 볼 수 있다. 자생식물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옛날 같으면 여물이나 퇴비로 쓰여질 재료지만 지금은 거들떠보지도 않는 잡초일 뿐이다. 생존 차원에서 풀에겐 좋은 일이겠지만 우리 주변에 있는 자연 생태의 좋은 이웃을 지나치는 것도 아쉽다. 뱀무라는 풀만 해도 그 효능을 보면 약용식물이 아닌 봄나물로 아주 좋은 식물인데 말이다.

태실의 방향은 남쪽을 향하고 푹 패인 계곡 사이로 산자락에 지어 있는 집들이 오순도순 모여 있다. 어떤 풍수지리(風水地理) 사상에 의해 이곳에 태(胎)를 묻었는지 알 수 없지만 수백 년 전의 그 사람은 흔적도 없다. 사료(史料)에 그 태를 갖고 전국을 돌다 여기에 안착했다고 하니 부질없는 사람들의 욕심은 아닐까 싶다.

길옆에 열심히 꽃을 피워 열매 맺고 크다 죽는 풀이나 우리나 별반 다를 바가 없다. 그저 하루를 열심히 사는 자체가 중요하지 않을까. 각자 제자리에서 뿌리를 내려 제 몫을 다하고 가을에 흔적 없이 사라지는 이름 모를 잡초들, 그들에게도 싹을 내어 푸르름을 내는 의미가 있는 것이다. 현장에 나와 풀을 보면 항상 생각하는 마음이다. <대전시 여성가족원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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