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 햇볕에 말려 복용하면 변비에 효과
민간에선 피로해소·소화기능 개선·혈액순환에 좋다고 여겨

한의 자료에 의하면 여름에 앵두의 성숙한 열매를 채취하여, 과육과 열매 껍질을 벗기고 종자(種字)를 햇볕에 말려 약재로 사용한다. 대변(大便)을 순조롭게 나오게 하는 완만한 사하(瀉下)작용, 현저한 혈압강하(血壓 降下)작용 등의 약리성이 있다. 효능으로 장(腸)을 원활하게 하여 노인성 변비에 활용되며, 기운(氣運)을 증강시키고, 유정(遺精)을 치료한다. 또 찬 곳에 오래 있거나 찬 기운에 감촉되어 나타나는 복통과 전신통에 앵두나무 가지를 태워 그 재(灰)를 술에 타서 마시면 효과가 있다.

민간에서도 앵두는 당(糖)성분과 유기산이 풍부하여 신진대사를 활성화하므로 피로 해소에 좋다하여 많이 먹었다. 그리고 앵두를 꾸준히 먹으면 소화기능이 좋아지고 혈액순환에도 좋다고 했다.

앵두는 농촌의 재배작물이기도 했다. 고향에 조부(祖父) 산소의 윗 밭에는 앵두나무 밭이 그대로 방치되어 있다. 밭인지 산자락인지 분간이 안 되지만 이전에 앵두나무를 심어 수확하여 살림에 보탰었다. 지금은 캐어내기도 힘들게 자라 산의 일부가 된 듯하다.

 

이른 봄 앞산에 진달래가 피면 자두꽃, 개나리, 꽃매화가 화단에서 피어난다. 싸리문 옆에 앵두나무가 잎도 피기 전에 연분홍 꽃을 피운다. 아른거리는 봄기운을 맞으며 고향의 봄을 추억케 하는 앵두가 삭막한 아파트 출입구 화단에서 아련한 추억을 머릿속에 떠오르게 한다. 먹거리가 아주 흔한 세상이라 앵두를 보고 입맛을 다시는 주민이 몇이나 될까 싶다. 그래도 드나드는 입구에 심은 앵두나무가 자주 보아도 싫지가 않다.

가까이 사는 딸아이의 집을 내 집 드나들 듯 자주하다보니 남의 집 담장에 있는 앵두나무까지 눈에 밟힌다. 아파트 주변에 갖가지 나무를 심어 이른 봄, 꽃부터 열매를 맺는 가을까지 나무의 생태변화를 봐 가며 세월을 느낀다. 가을 초입에 누렇게 변해가는 앵두나무 이파리를 보니 올해도 한 해 동안 내내 앵두나무를 지켜 본 셈이다.

특히 가을이면 베란다에서 내려뵈는 마당의 느티나무와 감나무 등 단풍이 고운 아파트 단지다. 비록 작은 키에 눈에 들지는 않지만 제 철이 되면 작은 한 구석을 연분홍 꽃색으로 적절하게 치장하는 앵두나무, 거기에 앵두꽃이 있어 더욱 아름다운 화단이 된다. 제 자리를 확실하게 자리매김하는 앵두나무다. <대전시 여성가족원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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