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살기 어려워도 포기 말아야 개인의 절망, 국가·사회와 직결돼, 그 어떤 어려움도 극복한다는 희망 품고 행복한 삶 만들어가길

며칠 전 이십사절기의 하나인 입춘(立春)이 지났다. 입춘은 봄의 대명사일 뿐만 아니라 희망을 알리는 전령(傳令)이기도 하다. 입춘 무렵은 음력 정월달로 각 가정에서는 대소가 모두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하기도 하고 대보름날에는 껍질을 까지 않은 호두, 밤 따위를 깨물면서 한 해의 무사태평을 기원한다. 또한 동네 사람들이 무리를 지어 걸립(乞粒)을 하면서 풍악을 울리고 풍년과 태평성세를 기원하며, 달맞이와 각종 행사를 통하여 새싹이 잘 자라기를 소망하는 등 실로 정겹고 대동단결하는, 조상들의 아름답고 지혜로운 모습을 보기 어렵지 않았다. 봄이 되면 움츠렸던 동물들도 기지개를 펴면서 바깥세상으로 나오고 겨울잠을 자던 식물들도 희망의 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하며 꽃망울을 터뜨린다. 사람들도 봄이 되면 나름대로의 희망을 갖고 새로운 출발을 한다. 정말 봄은 만물이 소생하고 부푼 희망을 안겨주는 특별한 시기임에 틀림없다. 꽃은 참으로 아름답다. 아름답고 화려한 것을 꽃으로 비유하기도 한다. 때문에 사람들은 꽃을 좋아하지 않는 경우가 거의 없을 줄 안다. 이 꽃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눈 속에서 꽃망울을 터뜨리며 봄소식을 가져다주는 매화, 오상고절의 국화, 사랑을 말해주는 장미 등 식물의 꽃이 있는가 하면 재미나는 ‘이야기꽃’도 있고 ‘열꽃’ ‘눈꽃’도 있다. 신라 경덕왕 19년(760) 사월 초하루에 해가 둘이 나타나는 괴변이 있을 때 월명사가 향가를 지어 불러 사라지게 했다는 도솔가에 나오는 산화가(散花歌)도, 충청남도 무형문화재 제4호로 등록된 산유화가(山有花歌)도 있다. 정말 꽃은 아름답기만 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을 나타내 주기도 하고 신묘(神妙)함을 말해주기도 한다. 필자는 꽃 중의 꽃은 뭐니 뭐니 해도 ‘희망꽃’이라 생각한다. 시공을 초월한 가장 아름답고 영원불멸의 꽃, 이 희망꽃은 사람들을 살맛나게 만들고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빠져 나오게 하는 가장 아름답고 고귀한 꽃으로 명명하고 싶다.어린 아이·어른, 동·서양, 남여 할 것 없이, 그리고 예나 지금은 물론 앞으로도 그 누구나 나누어 간직할 수 있는 만인의 꽃 ‘희망꽃’이 시드는 날 개인의 삶도, 국가 민족의 운명도 끝나는 것이 아닐까.요즘 주변에서 절망하는 소리가 자주 들린다. 시장 물가가 고공행진이고 사교육비의 부담 등으로 자녀 출산을 포기한다든지 나라 경제는 나아진다고 하는데 내 살림은 오히려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얘기다. 국민을 위한 정치는 실종된 지 오래이고 청년 실업을 보면서 한숨만 절로 나온다고 한다. 삶을 포기하는 사람들도 보기 어렵지 않고 심지어 스스로 목숨을 끊는 학생들도 세 자릿수라고 하는 기사를 보면서 착잡하기 이를 데 없다.그러나 아무리 세상 살기가 어렵더라도 절망하지 말자. 절망은 또 다른 절망을 낳고 개인의 절망은 곧 국가 사회의 절망으로 직결된다. 정말 살다보면 고달프고 힘들 때가 전혀 없을 수 없다. 문제는 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이다. 생각을 바꾸면 꼭 죽을 것만 같은 경지도 살맛나는 세상으로 바뀔 수 있다. 그 원동력이 바로 희망꽃이라고 생각한다.사업이 잘 안된다고, 가난하다고, 공부 못한다고, 자식의 행실이 나쁘다고, 가야할 길이 너무 멀고 험하다고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말자. 건강이 나쁘다고, 늙었다고, 한 때의 잘못으로 죄를 지었다고 하여 새로운 삶을 포기하거나 희망의 끈을 놓아서는 안된다. 새봄을 맞아 우리 모두 그 어떠한 어려움도 극복하면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삶을 창출해내는 내면의 ‘희망꽃’을 활짝 피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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