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정 교수

전국적으로 기록적인 한파가 오고 눈이 내리면서, 빙판길에 발목을 접질려 병원에 오는 환자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흔히 말하는 발목 접질림은 의학 용어로 발목 염좌 및 긴장이라고 한다.

염좌는 관절을 지지해주는 인대가 외부 충격 등에 의해서 늘어나거나 일부 찢어지는 경우를 말하는데 겨울철에는 기온이 낮아지면서 근육과 관절의 유연성이 평소보다 떨어지게 돼 인대 손상이 잦게 된다.

특히 과거 발목이 손상된 후 제대로 치료받지 않아 불안정한 발목 관절을 갖고 있는 경우나, 맞지 않는 신발을 신는 경우, 하이힐을 자주 신어 발목에 무리한 하중을 주는 경우에는 작은 충격에도 발목 손상이 더 쉽게 발생한다. 이는 불안정한 자세로 근육과 인대의 긴장도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가벼운 염좌의 경우 통증과 붓기가 심하지 않아 바로 걸을 수도 있는데 이때 무심코 방치하게 되면 늘어난 인대가 원상태로 돌아가지 못하고, 그 상태에서 점점 약해질 수 있다. 이렇게 약해진 인대는 발목 관절을 안정적으로 지지해주지 못해 훗날 퇴행성 관절염을 야기하기도 하며, 걸음이나 자세에도 영향을 주어 척추가 비뚤어지는 원인을 제공하기도 한다.

염좌도 손상정도에 따라 치료방법이 다르고 심할 경우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크게 3단계로 구분할 수 있는데 1도 염좌는 인대 섬유의 파열 없이 섬유 주위 조직의 손상만이 있는 경우, 2도 염좌는 인대의 부분 파열이 일어난 경우, 3도 염좌는 인대의 완전 파열로 연결 상태가 단절된 경우다.

1도 염좌의 경우라도 이를 경험한 환자의 10% 이상에서 만성 발목 불안정증을 겪게 된다는 통계를 미뤄봤을 때 조기치료가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조기 치료의 첫 번째는 ‘RICE 요법’으로 자가에서 관리하는 방법이다. RICE 요법은 휴식(Rest)과 냉찜질(Ice), 압박(Compression), 높이기(Elevation)의 영문 첫 글자를 모아 칭한 것으로 손상 직후 더 이상의 인대 손상을 막기 위한 최선의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초기 1주일간 체중부하를 최소화한 상태에서 냉찜질을 한 번에 20~30분간 하루 3~4회 시행하고, 붕대 등으로 적절히 압박하며, 다친 후 48시간 정도는 가능한 발목을 심장보다 높이 유지하도록 해 붓기가 가라앉도록 하는 것이 좋다.

한방에선 발목 염좌에 대한 치료로 늘어나거나 찢겨진 인대에 침, 약침, 가열식 화침, 뜸치료를 시행하는 데 통증조절 및 인대 강화 효과가 뛰어나 만성적인 발목관절 불안정성을 예방해준다는 것이 여러 논문을 통해 알려져 있다.

초기에 간단한 치료만으로 그야말로 평생 ‘발목’ 잡히지 않을 수 있다. 조기 치료와 더불어 평소 충분한 스트레칭으로 발목 주변 근력을 균형적으로 유지하고 유연성을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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