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학교 교원 채용 시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끊이질 않고 있다. 지난해 대전의 학교법인 대성학원이 대규모 교원 채용 비리로 충격을 준 데 이어 요즘은 기간제 교사 채용을 둘러싼 잡음이 사학 내부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바라보는 교육계와 학부모들의 걱정은 커지지 않을 수 없다.

최근 대전의 한 사립 중학교는 한 기간제 교원의 채용 재계약 문제로 내부 갈등을 겪었다고 한다. 이 교사는 직무수행능력과 인성 부문에서 구성원들로부터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음에도 학교장이 재계약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 교사는 같은 기간제 교사들과 사사건건 대립하는 등 주변 교사들과 원만한 관계 형성을 하지 못하고 있으며, 담임을 맡았던 지난해에는 학생 간 구타와 금품갈취 사건 등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학부모들의 민원까지 제기된 바 있지만 학교장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재계약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교육전문가들은 교원 채용 시 가장 중요시되는 평가항목으로 당연히 ‘직무수행능력과 인성’을 꼽는다. 국·공립이나 사립을 막론하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라면 갖춰야 할 기본적인 소양은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원의 채용 방식을 판이하게 다르다. 국·공립 학교가 철저한 채용기준과 절차를 거쳐 선발하는 반면 사립학교는 기본절차까지 무시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는 사립학교 교원의 인사권은 학교의 이사회 또는 학교장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사립학교의 자율성 확보를 명목으로 규정해 놓은 것이 악용되면서 사립학교 교원 채용 비리를 눈감아주는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기간제 교사의 경우 교육청에서 운영하는 인력풀, 일반인 공고채용 등을 외면하고 자체적으로 교원 채용을 진행해 공정성에 이의를 제기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이제는 사립학교의 교원 채용 방식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터져 나온 대전의 대성학원 교원 채용 비리 사건도 바로 ‘자율성’이라는 이름으로 방치하다 시피 한 사학의 인사권 재량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지금도 사학 내부에서 끊임없이 교원 채용을 둘러싸고 잡음이 나오고 있는 것을 방치해선 안 된다.

현재 드러난 사립학교 교원 채용 비리는 빙산의 일각이라는 시각이 많다. 그만큼 사립학교 교원 채용을 둘러싼 비리는 뿌리 깊다. 사립학교 교원 채용을 교육부와 교육청이 직접 나서서 공정하고 투명하게 관리할 개선책 마련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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