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완주 대기자

김완주 대기자

“족발이 커졌다.”

족발 마니아들 간에 몇 달 동안 돌고 도는 얘기였다.

족발은 똑같은 뜻의 한자와 한글이 조합된 낱말로서 돼지에게만 쓰인다.

중국에서 생일상에 무병장수를 빌며 국수와 함께 올리는 축하음식이 바로 족발이다.

중국 당나라 때 수험생에게 돼지발인 저제(猪蹄)를 먹였다고 한다.

우리도 산모에게 젖이 잘 나오라고 족발을 삶아 먹였다.

족발이 커진 이유는 지난 2월 17일 천안과 공주에서 돼지 구제역이 발생한 이후 70일 동안 대전·충남 양돈농협조합의 돼지가 다른 도로 반출이 막혀 성돈 평균 120㎏의 무게가 140㎏으로 비대해진 상태로 대전과 충남에서만 출하되는 바람에 족발이 커졌다는 것이다.

성돈 140㎏의 무게를 지탱하려면 자연 받쳐 주는 역할을 하는 족발의 뼈가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축산업계의 말이다.

이 말로 그동안 족발이 커진 수수께끼가 풀리게 됐다.

지난 27일 낮 12시를 기해 농림축산식품부가 돼지의 전국 이동제한을 해제했다.

이제 족발 마니아들이 즐겨 찾던 “큼지막한 족발”은 구경할 수 없게 됐다.

족발은 왕 뼈에 붙은 고기를 마음 놓고 골고루 발라 먹는 데에 재미를 더 하며, 또한 남김없이 발라 먹어야 진정한 족발 마니아가 아닌가 싶다.

쫄깃쫄깃한 족발에는 콜라겐이 많아 피부 노화 예방에 효과가 있어 여성들도 즐겨 찾고, ‘아라키토산’과 ‘리놀산’과 같은 불포화 지방산은 혈관 내 콜레스테롤의 축적을 막아 준다니 족발 먹고 건강도 지킬 수 있어 일석이조의 음식이 아닐 수 없다.

외국의 경우를 보면, 독일에서는 돼지의 정강이에 흑맥주와 각종 향신료를 넣어 숙성시켜서 오븐에 굽는 족발 요리로 유명한 ‘슈바인 학세’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고 부드러운 식감으로 인기가 있다.

또 프랑스의 소스로 만든 ‘구은 돼지 발 요리’, 이탈리아의 소세지식 족발요리 ‘잠포네’, 체코의 고추냉이 절임의 ‘꼴레뇨’ 등이 다 족발요리로서 우리의 족발처럼 평범하면서도 유명해 관광객이 꼭 찾는 요리로도 꼽히고 있다.

천안=김완주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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