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기업의 길, R&D 미래가치서 답을 찾다

㈜엠쏘텍 연용현 대표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신성룡 기자

인터뷰 내내 말투와 몸짓에서 차분함과 냉철함이 묻어났다. 특히 차별화된 기술력과 발빠른 시장 대응으로 중소기업의 생태계와 현실에 대해서 거침없이 분석했다. 존재만으로 홍보였다. 이 같은 분석력과 냉철함은 그가 경영하는 회사 분위기에서도 읽혔다. 대전을 넘어 대한민국 R&D분야의 핵심 기업이 되기 위해 질주 중인 연용현 대표와 ㈜엠쏘텍의 이야기다.

◆새 둥지와 R&D
사업은 생각처럼 쉽지 않다. 쉬운 사업이라는 게 존재하지 않겠지만 ㈜엠쏘텍의 지향점은 더욱 고난과 시련을 내포한다. 자칫 밑빠진 독에 물 붓기일 수 있는 R&D 분야이기 때문이다.

㈜엠쏘텍은 센서 및 광학 검사 & 측정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고정밀 측정기기를 전문 개발 및 제조하는 R&D 중심 전문 기업이다. 엠쏘텍은 경험이 풍부한 센서 및 광학 검사 기술진이 계측 및 측정 시스템 분석과 관리를 통해 보다 신뢰성 있는 품질 평가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2년 정들었던 본사를 대전으로 옮기면서 본격적인 제품 출시와 함께 새로운 R&D분야를 위해 고민하고 있다.

“R&D는 워낙 범위도 넓지만 개발하는 데 기약이 없는 분야입니다. 어떤 한 분야를 개발하고 제품까지 개발하는 과정이 운 좋으면 쉽게 마무리 될 수도 있겠지만 녹록하지 않습니다. 특히 금전적인 부분도 문제고요. 대전에서 많은 지원을 해준다는 소식에 보금자리를 옮기게 됐습니다.”

연 대표가 지난 2012년 본사를 대전으로 이전한 배경이다. 대전에 새 둥지를 틀고 각오를 다지고 있는 연 대표는 직원들과 함께 무럭무럭 성장하겠다고 다짐했다.

“㈜엠쏘텍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것에 과감히 도전하기를 즐기는 사람들입니다. 자신과 공동체에 대한 뚜렷한 목표의식과 문제 의식을 갖고 매사에 적극적인 사람들이 모여 성장하고 있습니다.”

㈜엠쏘텍은 반도체 관련 정밀계측기를 개발·제조하는 기업으로 주력 제품인 ‘플라즈마 상하 전극 정밀 측정시스템(MCT-1000)’은 국내 유일의 생산품이며, 세계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미국 테일러사의 제품보다 성능이 우수한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MCT-2000, MCT-3000 등 측정시스템 전문 기업이다.

◆절실한 금융 제도
밑천이 투명한 기업가들에게 자금문제는 떼 놓을 수 없는 역경이 되곤 한다. 엠쏘텍 역시 자금 문제로 힘든시절을 경험해 봤다. “2년 반 정도 전 R/D를 진행했던 연구소를 설립했는데 시작이 특정기업과의 프로젝트였습니다. 그 프로젝트를 확장 납품하는 시기에 불행하게도 투자가 보류됐어요. R/D에 투자를 많이 했었는데 납품이 중단되면서 적잖이 힘들었습니다. 한 달 남겨놓고 대출을 상환하라고 하니 당황스러웠죠. 다행히 미래가치를 인정 받아 기부 등 도움을 통해 해결했습니다. 삼성디스플레이, LG 등과의 거래선이 안전핀이 돼 행운이 왔던 것 같습니다.”

연 대표는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R&D 기업들은 생리상 어쩔 수 없이 개발 비용이 회사의 자산규모보다 큰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시각에서다.

“시스템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현재 저희 회사는 반도체 검사 장비를 개발하고 있는데 회사 매출액이 10억이 안 되지만 개발규모는 20억이 넘습니다. 그러다 보니 금융권의 도움이 절실하지만 금융권에서도 지원을 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현재 55% 정도를 확보했고 나머지를 확보해야 합니다.”

연 대표는 대전시의 정책 흐름에 보조를 맞추기 어렵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정책자금 종류가 너무 많고 복잡한 상황에서 무엇이 몸에 맞는 옷인지 감별할 인재가 없다면 중소기업이 관련 자금을 따내는 것은 쉽지 않다는 현실적인 문제를 거론했다.

“저희 회사의 개발시기를 사업 지원 시기에 맞춰야 합니다. 대기업들은 과제 프로젝트 담당들이 따로 있겠지만 중소기업 입장에서 따로 직원들을 두고 진행하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컨설팅 업체를 이용하자니 비용 때문에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맞춤형 지원제도에 대한 바람이 아닌가 싶었다.

◆최고의 복지란
갈 길 바쁜 CEO에게 직원들에 대한 복지를 물었다. 연 대표는 웃으면서 자신있게 대답했다. 답을 듣는 순간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최고의 복지란 월급이라고 생각합니다. 동아리 활동, 체육활동, 생일 챙기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복지를 고려했지만 약발이 그리 오래가지는 않더군요. 적은 비용으로 복지에 투자하고 생색내느니 이 돈을 급여로 돌려주는 게 더 좋다고 판단했습니다.”

연 대표의 답변에서 자신감도 읽혔다. R&D 분야처럼 시도하고 실패하고 얻은 교훈이라 더 다가올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연 대표는 아직 회사가 성장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직원들에게 더욱 큰 복지를 실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엠쏘텍을 대한민국 최고의 강소기업으로 키워 강소기업의 천국, 독일과 견줄 수 있게끔 뛰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 고생한 직원들의 복지도 그들을 닮지 않겠느냐는 게 그의 지론이다.

“회사 설립하면서 독일의 강소기업 형태를 만들겠다는 목표가 뚜렷했습니다. 강소기업은 부가가치가 매우 높습니다. 독일에는 굉장히 강소기업이 많은데 한국에서는 강소기업이라는 형태가 실정상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투자회수도 길고 개발시점하고 매수시점이 길다 보니 성급하면 경영이 힘든 이유도 있습니다. 저는 반대로 생각해 엠쏘텍이 대한민국의 강소기업으로 성장하고 우리로부터 많은 강소기업들이 파생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이 꿈이 실현되면 재능을 가진 인재들이 대기업만 고집하지는 않을 겁니다.”

연장선상에서 연 대표는 인재를 갈구했다.

◆인재가 필요하다
서울생활을 접고 대전행을 택한 연 대표에게 가장 큰 장벽이 일꾼 문제였다. 서울지역에서는 확률적으로 자신이 희망하는 인재를 쉽게 구할 수 있지만 대전에서는 신입 직원들을 선발하려 해도 원서조차 들어오지 않는다고 했다.

“지방의 특성인지 대전지역 학생들은 대기업 선호 경향이 짙습니다. 그래서인지 현재 4~5명 정도를 보강해해야 하는데 공고를 띄워도 접수하는 학생들이 없습니다. 지원을 해야 선택을 하는데 말입니다. R&D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고 인재가 있어야 기술 개발이 가능한 데 그 점이 매우 아쉽습니다.”

답답했는지 연 대표는 대전시를 향해 타 지역 인재들을 수급할 수 있는 지원책을 건의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지역인재들을 향해선 회사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열정만 있다면 언제든지 노크하라고 애교섞어 당부했다.

“열정이 있는 사람들이 찾아 줬으면 좋겠습니다. 무엇보다 R&D 분야는 현재보다는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지역인재들이 엠쏘텍을 찾아준다면 저희도 열심히 함께 일해 회사를 키워가겠습니다.”

엠쏘텍은 될성 부른 떡잎이다. 그 기업의 CEO가 지역 인재들을 갈구한다. 미래를 함께 설계할 꿈과 열정을 가진 청춘에게 손짓한다. 그 손짓에서 안타까움이 읽혀졌다. 인재를 중용할 줄 아는 기업인이 힘차게 웅비하는 그날을 꿈꾸며.

저용량 Air freezing units 으로 급속 냉각 장치인 MTT-1000의 모습
◆㈜엠쏘텍 http://www.msotek.com/
㈜엠쏘텍은 측정기 분야 제품개발 및 제조에서 기술력을 인정받는 전문기업이다. 다양한 기술력을 보유, 현장에서 사용하는 장비에 대한 검사 및 부품수리가 가능하다. 특히 2009년 설립 이후 꾸준한 기술개발에 따라 확보된 원천기술인 센서 및 광기술이 현장에서 다양하게 응용되고 있어 디스플레이 및 반도체산업 분야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력품인 공간측정기(MCT-Series)와 유리깨짐검출기(GBDR Series)는 편리성과 경제성이 뛰어난 관리장비로, 업계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글=서지원 jiwon401@ggilbo.com
사진=신성룡 기자 milkdragon@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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