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페이스 위성영상신호처리 시스템 전문기업

 

우주는 미지의 세계다. 인간은 늘 그래왔듯 미지의 세계를 개척하는 꿈을 꾼다. 선진국들이 우주 탐사를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자하고 있으며 유수의 우주항공기업도 그들만의 방식으로 우주산업 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아쉽지만 먼 나라 이야기다. 그러나 여기 기술 수준에서만큼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이들이 만든 기업이 있다. 인공위성 비즈니스에 뛰어든 ㈜인스페이스 최명진 대표가 주인공이다. 연구원이라는 안정된 직업을 접고 사업에 뛰어든 지 5년 차를 맞은 새내기 CEO지만 기술력과 의욕은 남다르다.

#. 인공위성의 변화를 꾀하다
㈜인스페이스는 대덕연구개발특구 내에 있는 위성영상신호처리 시스템 개발 전문 벤처기업이다. 인스페이스의 주력 제품은 통합 위성수신처리 시스템과 통합 위성정보 시계열 분석 시스템, 고속 위성영상 컬러정합 기반 객체 검출 시스템, 위성 관제시스템 가상화, 농업기상정보 스마트 서비스 등이다.

기존 위성수신처리 시스템은 위성 개발에 맞춰 구축됐기 때문에 대개 위성 별로 별도의 수신처리 시스템이 운영되고 있으며 이 경우 중복적인 시설 투자는 물론 시스템마다 운영 및 유지보수 비용이 소요된다.

그러나 인스페이스의 통합 위성수신처리 시스템은 다수의 위성으로부터 촬영한 영상을 고속으로 수신하고 처리할 수 있는 차별화된 장점이 있다. 이것이 인스페이스의 힘이다. 기술력으로만 평가하기엔 연차가 너무 짧다. 최 대표의 자신감이 버무려진 결과다. 창업 11개월 만에 9억 6000만 원을 수주하는 쾌거도 올렸다. 쉬 나올 수 없었던 결과다.

“한 단계 한 단계씩 밟아 올라간다면 항공·우주분야의 영상 수신·처리·배포·활용 기술에 있어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최고의 위치에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인공위성에 대한 변화를 시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이에요.”

위성 영상은 국방과도 직결되는 분야다. 이 분야에 위성 영상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빠르게 원하는 정보를 분석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를 위해서는 촬영한 위성 영상을 수신·처리하는 지상국에서 위성 영상을 최단시간 내 처리해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신속하게 분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고해상도 대용량 자료를 처리 및 복잡한 연산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기존의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의 기술적 한계로 인해 위성자료 수신 중 실시간으로 획득할 수 있는 정보는 특정 밴드 영상을 축소해 표출한 형태로 영상의 수신 품질을 검사하는 정도에 그쳐왔다.

인스페이스 고속 위성영상 컬러정합 기반 객체 검출 시스템은 기존의 한계점을 극복하고 위성 영상으로부터 실시간에 가까운 정보 추출 및 분석을 수행한다.

“항공우주연구원에서 창업공간을 제공해 줘 자본금 1억 쥐고 뛰어들었습니다. 돌아보면 많이 힘들었어요. 창업 후 처음 3개월 동안은 수주를 못 했습니다. 열심히 준비해서 창업한 만큼 잘 될 줄 알았지만 현실은 냉정했죠. 나오면 잘 될 줄 알았어요. 그러나 사업은 그야말로 야생이었습니다. 이렇게 하다가는 안 되겠다 싶어 주 전공이 아닌 분야의 정부사업에도 도전해 사업영역을 확장시키려고 노력했습니다. 결국 노력과 운이 더해져 마침내 첫 사업을 수주할 수 있었고 그때부터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 잘 나가던 연구와 사업가로의 변신
최 대표는 2000년에 카이스트 수리과학과 석사과정에 입학해 2002년 석사 학위를 받고 카이스트 내 인공위성연구센터에서 일하며 동시에 박사과정을 밟았다. 그리고 2007년 박사 학위를 취득하며 항공우주연구원에 입사 한 뒤 약 5년간 선임연구원으로 재직했다. 30대 초반부터 선임연구원으로 소위 잘 나가던 최 대표. 그가 잘 닦인 길을 마다하고 사업을 시작하게 된 것은 2011년, 그의 나이 37세에 불과했다.

“사실 언젠가 창업을 해야겠다고는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함께 창업한 동료 연구원에게도 늘 이야기를 했죠. 다만 시기가 앞당겨진 겁니다. 한 50세 정도를 목표로 삼았거든요. 여러 상황이 잘 맞았어요. 위성 영상 분야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었고 변화의 흐름을 감지하자마자 빨리 나가 회사를 키워 놔야겠구나 판단했습니다.”

수학을 전공한 그가 항공·우주 분야에 뛰어든 계기도 지극히 단순했다. 석사 때 전공했던 이론 자체가 영상 처리에 접목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박사 때는 아예 응용 수학 쪽으로 마음을 돌렸다. 모든 부분이 항공·우주 쪽으로 기울고 있었던 것이다.

사업이라는 게 그리 녹록하지 않은 법. 그 역시 난관에 봉착하기도 했다.

“연구원과 기업인은 하늘과 땅 차인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활동적인 저에게는 기업인이 더 어울리는 것 같아요. 필드에서 살아 움직인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업 초반에는 누구나 그렇듯이 저도 어려웠어요. 수주를 못하게 되면서 자본금을 계속 갉아먹는 상황이 되풀이됐거든요. 저는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꼭 말해주고 싶어요. 준비가 안 됐다면 시작을 하지 말라고.”

연구원 생활만 하다 야생의 세계에 나온 최 대표가 몸소 체험한 진심어린 조언이다. 최고의 기술력을 자부했지만 사업을 위해선 그 외에도 필요한 것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었다.

#. 최고의 복지는 급여
직원 복지에 대한 물음에 최 대표는 자신감 있게 반문했다. “최고의 복지는 연봉 아니겠습니까?” 직장인들이라면 당연히 공감하는 말일 것이다.

“최고의 복지는 연봉입니다. 현재 저희 회사 경우 서울과 비교해도 손색없게끔 대우를 해 주고 있습니다. 부분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최고 대우를 해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가 직원 대우만큼은 최고를 고집하는 데는 그 만한 이유가 있다. 인재를 찾기 힘들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원하는 인재상에 대해서도 그는 ‘성실’이라는 한 마디로 간단명료하게 정리했다.

“최고의 대우를 해주겠다고 해도 대전으로 잘 오려하지 않습니다. 대전은 분명히 살기 좋은 곳이지만 인재를 찾기 참 힘든 게 사실입니다. 터득한 것이 있다면 실력보다는 성실한 사람이라는 점입니다. 5년여 동안 똑똑한 사람에게 실망해봤지만 성실한 사람에게는 실망감을 느껴 본 적이 없거든요.”

#. 대전시와 일해 보고 싶다

최 대표는 항공우주 분야의 사업을 하기에 대전보다 좋은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는 지역은 없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대전시에서 항공우주 분야 사업에 대한 투자 의지도 입지조건만큼 성장해야 한다고 말한다.

“중앙정부의 지원은 상당히 많이 받고 있고 여러 기관들과도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 혹은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대전에 있으면서도 대전시와 협력사업 혹은 연구를 진행해 본 적이 없습니다. 대전에서 소프트웨어 융합클러스터를 수주하면서 국방소프트웨어에 대해 얘기를 많이 하고 있는데 같이 한번 해 보고 싶습니다.”

최 대표의 마인드와 추진 방식 등을 비춰볼 때 무한 발전 가능성이 내포돼 있는 인스페이스의 행보가 더욱 궁금해진다

글=서지원 기자 jiwon401@ggilbo.com·사진 전우용 기자

#. ㈜인스페이스(www.inspace.re.kr)는.
항공우주 및 영상처리 전문기업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2012년 2월 창업 뒤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로 기상위성 정보 수신시스템 분야에 독보적인 기술력을 확보하며 미래 먹거리 창출에 매진하고 있다.

기상위성정보수신시스템은 이미지처리, 데이터 표출 등이 용이하며, 프로그램을 실행해 유저가 손쉽게 기상 데이터를 볼 수 있도록 하는 보급형 시스템으로 업계의 관심이 높다.

현재 개발 중인 UAV(무인항공기) 출동회피 기술과 수행 중인 골든솔루션사업의 차질 없는 완성으로 한 단계 도약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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