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葛藤)은 칡과 등나무라는 뜻으로, 개인이나 집단 사이에 목표나 이해관계가 달라 서로 적대시하거나 불화를 일으키는 상태를 의미한다.

지금 공주시의회의 모습이 무한 갈등이다. 화합과 협력은 온데간데없다. 오직 정쟁과 불신, 암투와 야합만 있다 해도 과언 아니다. 여기에 개인적인 욕심과 소통부재까지 겹쳐 한마디로 ‘난맥상 의회’다.

당장 갈등관리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쉬이 풀릴 것 같은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또 그만한 역량을 가진 인물을 찾기도 힘든 상황이다. 결자해지 차원에서 의장이 나서고, 더불어민주당이 손을 내밀어야 하지만 그럴 의도가 전혀 없어 보인다.

후반기 원 구성을 놓고 당의 이익만을 위해 군사작전을 방불케 했으니 비난받아 마땅하다. 특정 개인이 아무리 밉다한들 협상의 여지는 남겨 뒀어야 했다. 그게 서로에 대한 배려다. 더구나 상대 당도 있지 않았는가.

임시의장을 만장일치로 뽑아 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의사진행 권한을 가진 임시의장이 없는 상태에서 그것도 정회 상황에서 의장을 선출했다는 것 또한 문제다. 더구나 또 다른 의장 후보의 정견발표도 듣지 않고 뜻을 같이하는 의원들만의 리그를 진행했다. ‘날치기’라는 오명을 뒤집어 쓸 수밖에 없다. 신임 의장 직무정지가처분 등 법적 공방까지 예고되는 상황에 직면, 한마디로 의회 꼴이 우습게 됐다.

적어도 의회 집행부를 싹쓸이할 때는 지금의 파행을 예견했을 것이다. 결국 신뢰와 상생에서 멀어진 민주당과 의장은 이제라도 제자리로 돌아와 갈등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뜻이 있으면 길도 있다고 본다.

지금의 ‘될 대로 되라’는 식이어서는 곤란하다. ‘반쪽짜리 의회’라는 오명을 언제까지 뒤집어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정치는 소통이고, 화합이고, 신뢰다. 등 따습고 배부르게 하는 것이 정치의 궁극적인 목적이라면 의당 협치를 최우선으로 했어야 했다. 신뢰가 무너지고 소통이 무너진 사회는 괴멸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명심했으면 한다.

의원 자질도 문제고, 반대를 위한 반대도 문제다. 최근 민주당 소속의 모 의원이 개인채무를 제 때 변제하지 않아 수모를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시민의 모범이 돼야 할 그들이지만, 신의는 땅에 떨어진 상황이다. 함량미달인 의원들이 부지기수라는 비난이 시민들 입에서 수시로 터져 나온다.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는 의회 본연의 기능이다. 집행부의 정책이 적법하고 합리적으로 수행되고 있다면 협력 또한 아끼지 않아야 한다. 극단적인 투쟁력을 과시하고, 반대를 위한 반대보다는 합리적인 대안 제시가 필요하다.

최근 의회에서 부결 처리된 웅진동 문화재보호구역 내 민간자본 유치 호텔 건립 등 개발을 위한 공유재산관리계획안 또한 반대를 위한 반대는 아니었는지 궁금하다. 신중한 접근도 필요하지만, 어떤 것이 공주시 발전과 시민 전체의 이익을 위한 일인지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치적을 쌓기 위한 생색내기로 치부해 무조건 반대해서는 곤란하다는 얘기다.

의회 갈등과 파행이 극에 달하면서 시민들의 시선이 따갑다. 가재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일부 시민단체의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다. 주민소환과 낙선운동 등 시민들의 불신임이 극에 다하기 전에 정신을 차렸으면 한다. 또 공주시의회의 폐해가 철저히 정당이라는 족쇄로 기인했다는 점에서 기초선거 정당공천제는 반드시 폐지돼야 한다.

이건용 기자 lgy@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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