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샤워기 제조업체

외환위기 때를 능가한다는 불경기 속에 자신만의 독특한 경영기법으로 버텨온 중소기업조차 입에서 단내가 난다는 하소연이 자주 들린다. 그만큼 경기가 어렵다는 방증이다. 여기 비슷한 환경 속에서도 CEO의 고집으로 회사를 꿋꿋이 성장시키는 기업이 있어 눈길을 끈다. 2000년대 초반 절수기 특허로 큰 반향을 불러와 수돗물 절약에 크게 기여하고 이후 수돗물에 함유된 염소 제거를 위해 연구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케이엔텍이 주인공이다. ㈜케이엔텍을 이끌고 있는 고집스러운 CEO 정지행 대표를 만났다.

◆향기 나는 물을 만들다
지난 1999년 6월 22일 설립된 ㈜케이엔텍은 환경을 건강하게 만드는 기술과 고객을 행복하게 하는 서비스를 지향한다. 절수 수압증폭 샤워기, 아로마센스 샤워기, 주방용 싱크헤드, 절수형 호스 및 부품류를 생산하는 친환경 기업으로 회사 설립 당시부터 물 절약과 깨끗한 물 관련 제품에 대한 연구와 기술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정 대표가 ‘물만난 CEO’가 된 것은 연구의지와 맞닿는다.

그는 수돗물에 함유돼 있는 염소를 어떻게 하면 절감 혹은 제거할 수 있을까 하는 연구에 몰두하던 중 비타민C를 만나면 염소가 제거된다는 사실을 터득했다고 했다. 이후 비타민C를 수돗물에 어떻게 융화시켜야 하나 고민 끝에 비타민C 고형화를 착안하게 됐다. 고형화 과정에 꽃향기를 함유하면 가정에서 샤워나 세안용으로 향기 나는 수돗물을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단다. 고민과 연구로부터 탄생한 정 대표의 제품은 그의 바람대로 가정에서 간단히 샤워기 손잡이만 교체하면 언제나 향기 나는 물로 샤워나 세안을 할 수 있는 획기적인 목욕문화 개선을 이끌어냈다. 지난 2005년 세계 최초로 아로마와 비타민을 캡슐화한 필터 상용화에 성공해 ‘아로마센스’ 샤워헤드를 론칭했고 국내는 물론 미국, 중국, 호주, 러시아, EU, 인도 등에서 다수의 발명특허를 출원 및 등록했다. 또 KT 신기술인증, 우수제품 인증, Q마크, 친환경 인증제품, ISO 9001, EU CE 마크, EU Rohs, US FDA 등 국제 규격의 인증을 획득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세계 최고 품질의 프리미엄 샤워기를 제조하고 있다.

샤워기 신제품 개발이 쉽지만은 않았다. 샤워기 시제품 생산을 위해선 항상 금형을 제작해야 하는데 제작비가 만만찮았기 때문이다. 수천만 원에서 1억 원에 가까운 돈을 들여 때마다 금형을 제작하는 것이 회사 운영 상 큰 부담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정 대표는 우수한 제품은 품질로 승부해야 한다는 지론을 꿋꿋하게 지키면서 무수히 많은 실험과 실습을 했고, 지금의 향기 나는 샤워기를 개발했다. 자금 고생, 마음 고생 시킨 자식은 현재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향기 나는 샤워기 제품이 효자생산품이 돼 회사를 대표하고 지역을 대표하며 세계 곳곳을 누비니 말이다.

“이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많은 고민과 시간, 돈을 투자했습니다. 고가다 보니 국내시장보다 해외시장을 먼저 공략했어요. 되레 그 점이 해외에서 통했다고 봅니다. 절수기능을 유지하면서 수압을 높여주는 기술은 독보적인 기술입니다.”

정 대표의 뚝심과 감각이 읽혀진다.

◆고유의 경영 철학
정 대표는 정밀기계를 전공한 공학도였다. 당연히 기계와 관련된 금형이나 기타 제조하고 있는 제품 생산이 낯설지 않았고, 그렇기 때문에 무수히 많은 아이디어를 끄집어 내고 현실에 접목하는 일이 가능했다. 어떤 글자로 표현할 수 있는 나름의 경영철학은 없다고 강조했지만 그만의 독특한 경영철학이 지금의 케이엔텍을 만들었다.

정 대표가 기업을 지키는 고집 내지 철학은 경영 전반에서 묻어난다. 어떠한 경우라도 선 출고 후 결제방식은 절대 용납하지 않고 오직 현금 선 입금 후 출고 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대목이 가장 그렇다. 이는 불황기에도 회사를 지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정 대표는 손실을 줄이고 순익을 많이 내야 기술개발 등 재투자를 할 수 있기에 외상 출고는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고 했다.

“뚜렷한 경영철학은 없습니다. 다른 CEO들처럼 사자성어나 혹은 멋있는 단어들로 표현하기가 부끄러워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저는 대기업들과는 당연히 계약서를 쓰지만 작은 회사들과는 신뢰를 바탕으로 따로 계약서는 쓰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점들이 경영을 하면서 신뢰구축에 보탬이 된 것 같습니다. 경영이라는 것이 신뢰가 중요한 것이니까요.”

경영철학이 없는 게 아니라 선명하게 다가왔다.

◆“지자체 덕에 발전 가능했다”
경영을 하다 보면 누구에게나 시련은 찾아온다. 특히 창업 초기에는 누구나 아픈 과거 몇 장면쯤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정 대표에게도 고비는 찾아왔다. 지난 2005~2007년 3년간이었다. 영업 실적이 오르지 않아 제품이 판매 되지 않은, 그야말로 위기였다.

아무리 신제품을 개발해도 소비자들은 가격에 민감했고 중국 저가제품들에 밀려서 가격 경쟁력이 형성되지 않았고, 소비자 수준은 따라오질 못했다. 좋은 제품인지 안 좋은 제품인지 평가도 받아야 하는 어려움도 있었다고 정 대표는 회상했다.

그렇다고 주저 앉을 그가 아니었다. 해외 시장 공략이 그것이었다. 해외에서 먼저 물건을 팔면 물 건너에서 팔리는 제품이니까 국내에서도 팔릴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렇게 정 대표는 일본시장 개척에 나섰다. 바로 10년 전인 2006년의 일이다. 그로부터 일이 차근차근 풀리기 시작했다고 했다. 까다롭다는 일본시장을 두드리고 2007년~10년까지 꾸준히 해외시장 개척단에 참여하며 해외전시에 주력했고, 개척하는 해외 시장이 늘어가면서 현재는 30여 개국에 수출하는 성공 궤도에 올랐다.

해외바이어 상담을 위해 외국출장을 자주 간다는 정 대표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추진하는 해외 바이어 상담 등은 중소기업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특히 대전시에서 도움을 주고 있는 해외 홍보전 등을 예로 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 주길 바랐다.

“지자체에서 개최하는 박람회나 홍보전은 기업들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발품 팔아 영업하는 방법도 있지만 지자체에서 마련해주는 기회는 더 많은 바이어들과 더 많은 회사들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됩니다. 보잘것 없는 기업을 해외개척에 포함시켜준 것만 해도 감사합니다.”

겸손한 그의 소회는 시장 개척에 애를 먹고 있는 여느 중소기업 CEO들을 떠올리게 했다. 지자체들이 마련해 준 한 줄기 빛이 그들에게는 생존으로 다가오는 그림 말이다. 좌절은 없다. 끊임없는 연구개발과 불굴의 도전 정신을 발휘하는 케이엔텍의 미래를 기대해 본다.

글 서지원 기자 jiwon401@ggilbo.com·사진 전우용 기자

중소형 헤드의 풀 크롬 바디 모델이며 특허 삼각형 살수판 홀로 인하여, 강력한 수압 증폭 효과, 절수효과 및 음이온 효과가 있어 시원하면서 부드러운 물줄기의 샤워를 즐기실 수 있다.
■㈜케이엔텍 www.aromasense.co.kr
지난 1999년 6월 22일 문을 연 ㈜케이엔텍(대표 김배흠·사진)은 ‘환경을 건강하게 하는 기술’과 ‘고객을 행복하게 하는 서비스’로 절수 수압증폭 샤워기, 아로마센스 샤워기, 주방용 싱크헤드, 절수형 호스 및 부품을 생산하는 친환경 기업이다. 회사 설립 때부터 물 절약은 물론 깨끗한 물과 관련된 제품에 대한 연구와 기술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케이엔텍은 물을 소중히 여기고 지구의 환경을 생각하며, 인류의 행복을 추구하는 기업을 기치로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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