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승수 작가 3년 만에 두번째 소설집 '사북탄광' 출간

임승수

무아(無我) 임승수 작가가 2013년 ‘석관(石棺)’ 이후 3년 만에 두 번째 소설집 ‘사북탄광’(오늘의문학사)을 선보였다.

탄광에서 석탄을 캐듯 삶의 애환을 그린 이번 소설집에는 표제작 ‘사북(舍北)탄광’을 비롯해 ‘나신제(裸身祭)’, ‘종생기(終生記)’, ‘대전역 교향곡’, ‘병상의 백합화’, ‘물봉숭아집’, ‘백혈병 천사’, ‘도화담(桃花潭) 연가’, ‘동고비의 노래’, ‘꼽추소녀 난이’, ‘경비실의 바람소리’, ‘염복(艶福)’, ‘파생(破生)’ 등 총 13개의 단편이 실렸다.

1978년 창작한 작품부터 올해 탈고한 작품까지 40년에 가까운 세월을 관통하는 단편들로, 임 작가의 발자취가 고스란히 녹아있다. 소설은 픽션이지만 그의 작품은 상당 부분 작가의 직접적인 체험과 경험담을 토대로 한다. 그는 기차를 타고 강원도 정선 사북까지 가 채탄부들의 고단한 삶을 접했고, 젊은 주민들로부터 머슴 취급을 당하는 아파트 경비원 생활을 충남 아산과 대전에서 3년간 체험하고자 스스로 제복을 입기도 했다. 이 모든 게 소설을 쓰기 위함이었다.

임 작가의 작품에선 인생이란 한편의 연극과 같은 무대에서 누구나 겪게 되는 희로애락(喜怒哀樂)을 엿볼 수 있고, 효행과 가족애, 근면성실 등의 존귀한 가치가 내재돼 있다.

70대 중반의 노(老) 소설가는 스마트폰에 혼을 빼앗겨 깨알 같은 글은 거들떠보지도 않는 시류(時流)가 서글프다며, 독자들이 책의 제목이라도 쳐다보기를 소망한다고 말한다.

“습작 삼아 썼던 오래된 소설들을 하나로 모았습니다. 대전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소설집을 발간하게 됐으니 고마운 일이죠.”

마음속에 쓰고 싶은 이야기들이 산재해 있는 것이 아직 펜을 놓지 못하는 이유라고 말하는 그의 소설 창작에 대한 열정은, 뜨거운 문학청년의 그것과도 같다.

1942년 충남 연기군 남면(현 세종시 편입)에서 태어난 임 작가는 공주 금강 변에서 수학(修學)하면서 생활터전을 닦았다고 자신을 소개한다. 공주사범학교와 방송통신대를 졸업한 그는 38년간 공주·보령·논산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했다. 동심(童心)과 함께해 온 터라 그는 소설가이면서 동화를 쓰는 작가이기도 하다. 이번 소설집에 실린 작품 중 ‘백혈병 천사’의 경우 단편소설이면서 동화의 성격을 띤다.

‘문학사랑’ 소설 부문 신인상으로 등단했고, 한밭아동문학상, 대전문인협회 올해의 작가상 등을 수상한 임 작가는 현재 한밭소설가협회와 한밭아동문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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