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D형광체 전문 제조업체

삶의 질이 높아지면서 무엇을 먹느냐보다 어느 곳에 사느냐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지고 있다. 인간이 살아가는 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의식주’의 서열 변화다. 이 같은 트렌드에 발맞춰 주(住)에 대한 관심을 갖고 LED 조명을 연구하는 기업인이 있다. LED 조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꿈꾸고 있는 트리카이저 최경재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조명에 대한 연구

화학을 전공한 최 대표가 조명에 관심을 갖고 연구를 시작한 것은 한국화학연구원 재직 당시부터다. 할 줄 아는 게 LED 조명 연구였단다. 그리고 그는 지금 LED 조명 예찬론자가 됐고 형광체 개발 사업에 매진하고 있다. 그가 꼽은 LED의 우월한 점은 크게 3가지다.

기존 백열전구나 형광등에서 LED로 조명이 바뀌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경제적인 부분이다. 똑같은 밝기를 내기 위해 백열전구는 100W의 전력이 필요하지만 LED 전구는 10W만 있어도 가능하기 덕분이다. 인체는 100%와 50%의 조도 차이를 크게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적당한 밝기만 돼도 생활하는 데 지장이 없다고 한다. 소비전력이 낮아지면 비용은 자연스럽게 절약할 수 있다.

디자인과 색채의 다양성도 매력적이다. 형광등, 백열전구와 다르게 빨강, 초록, 파랑 빛의 3원색을 모두 활용해 다양한 색채를 구현할 수 있으며 수은이 함유돼 위험한 형광등과 달리 어떻게 디자인 하느냐에 따라 세워놓거나 벽에 걸어둘 수 있어 개성을 표현하는 요즘 시대에 적합하다. TV, 스마트폰 등에 사용된다는 점만 봐도 알 수 있다. 친환경적인 조명이라는 점도 LED의 경쟁력이다. 전력 소비량이 적고, 수명이 길다는 점에 주목해보면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 사용되는 유류비까지 절감된다는 측면에서 친환경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시대의 흐름에 따라 형광등에서 LED로 조명이 바뀌고 있는 가운데 형광체 개발에 뛰어든 기업이 바로 ‘트리카이저’다. 특히 대량 양산공정을 갖춤으로써 연구개발과 제조를 동시에 하는 LED형광체 전문 제조업체로 입지를 굳혀 나가고 있다. 최 대표는 연구원 출신답게 연구에 대한 욕심이 남다르다.

“현재 또 다른 LED 조명 연구를 하기 위해 연구소 설립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끊임없이 발전가능성이 있는 LED 조명 분야에 대해 좀 더 연구를 계속 해야할 것 같습니다. 가장 먼저 형광체 개발에 성공했었지만 현재는 해외 여러기업에서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시대 흐름이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대목입니다. 저희도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가일층 노력할 겁니다.”

최 대표는 창업을 할 생각은 없었다고 했다. 그럼에도 문외한이었던 그가 위험을 무릅쓰고 사업 현장에 뛰어든 것은 취업난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사업을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연구소에서 나온 뒤 취업을 하지 못하면서 계기가 됐지요. 할 줄 아는 것이라고는 연구소에서부터 계속해온 LED 조명 관련한 일뿐이었고 이후 창업을 하게 됐는데 운이 좋아 한국화학연구원과 공동으로 연구도 같이하는 등 발전을 거쳐 이 자리까지 오게 됐습니다.”

뜻하지 않은 기회를 구름판으로 삼은 그는 능력보다 운이 좋았다고 겸손해하지만 그의 눈빛에서는 자신감과 열정이 느껴졌다.

◆운칠기삼

운칠기삼. 운이 7할이고, 재주(노력)가 3할이라는 뜻이다. 곧 모든 일의 성패는 운이 7할을 차지하고, 노력이 3할을 차지하는 것이어서 결국 운이 따라주지 않으면 뜻한 바를 이루기 어렵다는 의미다. 최 대표는 자신이 대표적인 운칠기삼의 창업자라고 했다. 사업에 뛰어들면 대부분 가장 어려운 시기로 초창기를 꼽는다. 그러나 최 대표는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으로 남들이 겪는 초창기 어려움은 없었다고 했다. 운이 좋은 케이스라는 것이다.

“저는 사실 창업을 하면서 지원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래서 다른 창업자 분들 보다는 좀더 수월하게 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공모사업에 지원하면 그 결과가 좋았던 것 역시 운이 좋았던 탓 같습니다.”

겸손의 말로 운칠기삼을 표현한 최 대표 역시 현 지점에서의 어려움을 토했다.

“사실 저희 회사의 경우 석사이상의 고학력자 인력이 절실합니다. 연구를 하는 사람이 많이 필요한 상황이거든요. 석사이상의 직원 채용 시 과거에는 고용보험공단에서 전문인력 장려금이라는 명목으로 지원을 해줬지만 이 제도가 사라지고 현재는 대전시에서 지원해 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고용보험공단에서보다 지원금이 적은 게 아쉽습니다.”

그럼에도 창업 당시 둥지를 틀었던 광주를 떠나 대전으로 오면서 장점이 더 많다고 강조했다.

“광주에서도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래서 떠날 때 미안한 마음이 컸지만 대전 생활에 매우 만족합니다. 특히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대출을 받으려 할 때 광주에서는 몇 번만에 대출을 받았는데 대전에서는 한 번에 받아 금전적인 부분에서의 도움이 큰 것 같습니다.”

고마움과 미안함을 표현하는 것은 모둠살이의 덕목이다. 그러나 감사하고 미안한 마음을 전하는 데 인색한 게 현실이다. 고마워할 줄 알고 미안해 할 줄 아는 그의 됨됨이가 느껴졌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최 대표의 경영철학이다. 어떤 콘텐츠나 기술이 성공의 꽃망울을 터뜨리려면 그 임계점을 돌파할 때까지 지속적인 투자와 관심이 필요하다. 단기적인 투자와 반짝 관심으로 성공의 씨앗을 심을 순 없다. 또 밥은 설익을 수 있다.

“근사한 말은 아니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다’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어떻게 보면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내놓아야 한다는 뜻이라 냉정하게 들릴 수 있지만 현대사회에 어울리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정부나 지자체에 많은 지원을 받다보니 훌륭한 연구로 보답할 생각입니다.”

고단한 노력의 세월이 길었다면 그만큼의 기회 또한 주어지기 마련이다. 행운은 준비하는 이에게만 찾아온다. 삶의 깊이가 없는 사람들의 쉬운 말장난에 낙담하고 포기할 이유는 눈을 씻고 찾아도 없다. 어떤 가치를 가슴에 품어, 어떤 인간이 되는가가 인생을 규정한다. 당당히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가는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자주적 인간이다. 최 대표에게서 그런 인상을 받았다.

글 서지원 기자 jiwon401@ggilbo.com·사진 신성룡 기자 milkdragon@ggilbo.com
 

◆트리카이저 www.trikaiserled.co.kr

트리카이저는 지난 2008년 6월 설립, 형광체 개발에 뒤늦게 뛰어들었지만 연구부분에 대한 전폭적인 투자로 형광체 국산화 개발에 성공했다. 특히 대량 양산공정을 갖춤으로써 연구개발과 제조를 동시에 하는 LED형광체 전문 제조업체로 입지를 굳혔다. 부가가치가 높은 LED산업은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그 핵심 기술은 특정 선진사가 선점하고, 색 구현에 가장 중요한 형광체 역시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트리카이저는 ‘새로운 디스플레이(DISPLAY), 새로운 조명, 새로운 신호소자’로서 LED 기술을 창출하는 기업을 목표로 항상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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