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신뢰로 성공신화…강소기업의 매서운 질주

어닝(awning)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전문가나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 아니고서는 쉬 답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생경한 것도 아니다. 용어상으로만 어렵지 우리 생활 곳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인테리어 소품이기 때문이다. 어닝은 가벼운 차양을 말한다. 집 앞 테라스에 시원한 그늘을 만들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이라고 하면 좀 더 쉽게 다가올까? 예쁜 그림이 상상되지만 설치 및 관리가 꽤나 까다로운 모양이다.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 날씨 탓이다. 여름 한낮 30도를 훌쩍 넘는 고온과 함께 강렬하게 내리쬐는 햇볕, 젖은 빨래를 말릴 새 없이 며칠씩 계속 내리는 폭우, 가로수도 꺾어 버리는 태풍 등이 그렇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 인테리어의 세련됨과 실용성을 생각하는 한미하이텍 이형주(56)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충청도는 어닝사업 불모지

유럽의 노천 문화에서 발달한 어닝은 간편하게 설치할 수 있으면서 주택의 디자인적 감각을 끌어올릴 수 있는 익스테리어 아이템이다. 어닝은 창문, 테라스, 정원 등 설치되는 장소에 따라 다채로운 느낌을 주고 접이식, 레일식, 드롭형, 캐노피형 등 다양한 형태와 색상 패턴의 원단을 조합해 수 많은 디자인을 도출할 수 있어 최근 각광받고 있다.

어닝은 기본적으로 햇빛을 차단하기 위한 장치다. 기상에 대한 고려없이 긴 시간 비나 강한 바람에 방치되면 원단의 손상이나 변색, 구조 부품의 하자가 발생할 확률이 높아지고, 이것은 어닝의 기대 수명을 단축시킨다. 이에 이 대표는 어닝을 좀더 편하고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다.

“어닝은 과거에 사용해오던 단순한 햇빛차단 기능에 인테리어감각을 더해 건축물 내부 일사량의 조절기능과 외부의 인테리어를 함께 만족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어닝을 좀더 간편하고 편리하게 쓰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1년 어닝사업에 뛰어든 이 대표는 충청권이 어닝 사업의 볼모지라고 말한다. 타 지역에 비해 어닝 사업에 뛰어든 창업자들이 적기 때문이다. 이런 볼모지에서 어닝 전도사로 불리는 이 대표는 지역 대학과 협력해 R&D 기술개발사업의 수행뿐 아니라 작업능률 향상을 위해 작업 공정을 개선하고 제품 다변화를 통한 고용창출에 이바지하고 있다. 또 다수의 특허개발 및 출원이 대변하듯 항상 연구에 매진하며 특허화된 제품 생산으로 전국 판매망 확충은 물론 수출을 겨낭하고 있다.

“우리나라엔 전국적으로 시 단위 이상의 지역이 60개 정도 있습니다. 이 중 저는 약 40개 시 단위 이상의 지역에서 40개 가량의 점포를 여는 것이 목표입니다. 대리점 40개라는 목표가 쉬운 일은 아니지만 어닝 사업의 발전 가치를 생각해 본다면 어려운 일은 아닐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 대표가 이처럼 자신이 넘치는 이유는 분명하다. 현재 2~3개 정도의 어닝 제품에 대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특허 역시 타 기업들과의 협업으로 이뤄낸 쾌거였다. 한미하이텍에는 영업사원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회사 실적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단다. 그 힘은 입소문이다.

“일을 확실하게 처리하기 위해 A/S 전담반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요즘에는 A/S가 안 되면 불만이 많은 게 사실이니까요. 사실 장사를 하시는 분들이 주 고객인데 대부분 어렵게 시작하시는 소상공인분들이 많아요. 그런 분들에게는 동종업계에서 생각하지 않을 정도로 저렴하게 설치해 드리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이런 점들이 입소문을 타면서 실적이 올라가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연매출 15억 원에 불과한 중소기업이지만 더 화창한 앞날을 준비하고 있는 이 대표. 그의 포부엔 현심감이 배어났다.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

이 대표는 5살에 아버지를 여의고 타지인 대전으로 내려와 살게됐다고 했다. 인터뷰하는 동안 옛일을 회상하던 그의 눈가가 촉촉해졌다. 유년 시절과 성장 과정을 귀띔하면서 딱 한 가지 만큼은 스스로 깨달았다고 말했다. 바로 ‘사람’의 소중함이다.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잃은 탓일까. 사람이 그리웠고 사람이 무엇보다 소중하다는 이치를 말했다.

“사업을 하는 데 있어서도 사람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저는 그것을 넘어 살아가는 데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회라는 것이 사람이 어울려 지내야 완성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사업스타일에서도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진심이 느껴진다. 그는 혼자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타 업체와의 협업을 좋아한다고 강조한다. 혼자 해결할 수 없는 일도 해결하기 수월해지지만 무엇보다 서로 도와가면서 ‘상부상조’하자는 것이 그의 가치관이다.

“사실 사람한테 덴 적도 있습니다. 돈도 떼여봤고 배신도 당해봤습니다. 그것도 하나의 깨달음이라면 깨달음이였죠. 그런 사람들은 사람의 소중함을 느껴보지 못했을 겁니다. 저는 어릴적부터 그 소중함을 간직하고 살아왔기 때문에 지금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다고 믿습니다.”

그의 한 마디 한 마디에서 사람에 대한 소중함을 넘어 ‘사랑’이 느껴졌다. 원수를 외나무다리에서 만나도 원수마저 사랑할지 모른다고 느껴질 만큼 애정이 깊은 이 대표. 타향살이, 그것도 관련 사업 불모지에서 유망중소기업의 반열에 오른 밑천이 무엇이었는지 짐작코도 남았다.

◆적금 부어주는 사장님

직원 복지를 묻자 사람 냄새 물씬한 대답이 돌아왔다. 직원들을 위한 적금을 불입하고 있다는 거다. 어떤 CEO가 많고 적고를 떠나 직원들 적금을 부어줄까 싶은 순간 남을 생각하는 갸륵한 마음이 이입됐다.

“직원들에게 많은 것을 해주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다만 후생복지에 많이 신경써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후생복지가 잘 돼 있는 회사는 젊은 사람들이 많아서입니다. 요즘에는 젊은 사람들이 기술을 배우는 것을 좋아하지 않잖습니까. 그래서 젊은 인력을 구하기 위해 5년 납입해 2000만 원을 타는 적금을 들었습니다.

5년 근속했으면 엄청난 금액은 아니어도 목돈은 한 번 만져봐야 되지 않겠습니까?”

직원들의 여유 있는 삶을 위해 주 5일제를 시작한지도 11년이 넘었다. 5일제 의무 적용 기간이 아닐 때도 그는 이미 직원들의 휴식을 배려했다. 참고로 현행법상 20인 이하의 기업은 주 5일제도가 지난 2011년부터 적용됐다. 그것도 ‘준수 철저’를 기본으로 말이다.

“주 5일 근무제를 시작한지 정확히는 11년 정도됐습니다. 비슷한 규모의 회사 중에서는 조금 일찍 시작했는데 직원들이 여유를 갖고 생활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었습니다. 저 역시 많은 모임과 사회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직원들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쉬면서 일해야 능률도 오르는 법이니까요.”

상여금과 포상제도 역시 사람 좋아하고 직원 귀한 줄 아는 그의 됨됨이에서 비롯된 것처럼 다가올 만큼 그는 진짜 사람을 좋아하고 있었다.

서지원 기자 jiwon401@ggilbo.com

단독주택에 어닝이 설치된 모습.

■㈜한미하이텍 www.클래식어닝.com

㈜한미하이텍(대표 이형주)은 세련된 수입 어닝과 실내외 인테리어용 정원용품을 제작, 시공하는 기업이다. 정원용품은 전원주택뿐만 아니라 금융기관, 관공서, 호텔, 백화점, 대형매장, 프랜차이즈 매장 등에서 애용하는 제품이며, 요즘에는 테라스, 정원, 편의점, 유치원, 식품점, 휴게소, 카페, 해수욕장, 전시회 등 인테리어가 필요한 곳에서도 많이 찾고 있다. 이는 인테리어의 분위기와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실용적이고 감각적인 부분이다. ㈜한미하이텍은 현대감각에 맞는 센스 있는 디자인과 최고의 품질로 고객에게 다가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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