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문화재단의 발전을 위해선 더 이상 시설이나 사업의 위탁운영을 늘려선 안 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전문화연대가 지난 9일 개최한 ‘대전문화재단 역할과 비전’ 토론회에서 조병열 대전문화원연합회 사무처장은 “재단의 근원적인 목표는 문화예술 창작에 대한 지원”이라며 “시 위탁 사업은 재단 입장에서 조직을 키우는 장점이 될 수 있으나 고유 기능을 벗어나 부수적인 역할에 힘을 소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조 처장은 이어 “실제로 재단은 현재 정책적 고민이 이뤄지지 않고 모든 힘이 위탁사업에 끌려가고 있다”며 “문학관의 경우 문학단체협의회 등이 있을 것이고 전수회관, 나래관도 문화유산 부분이 큰 정책대상이라면 더 나은 곳으로 과감히 이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그는 문화재단이 시로부터 독립성을 갖춰야 한다는 부분도 강조했다. 조 처장은 “문화재단은 대전의 문화를 대표할 확고한 정책을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에 네트워크 협력을 통해 시의 압력을 풀어내야 하는 핵심 선행과제를 안고 있다. 출연기금 등을 갖춰 시로부터 독립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시로부터 독립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박혜련 대전시의회 행정자치위원장도 동의했다. 박 위원장은 “서울이나 경기문화재단의 경우 자체적으로 기금이자로 충분히 독립적 사업을 하고 있다”며 “대전도 기금출연 목표액을 달성해서 독립적으로 출연기금 이자로 사업을 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재단 내 조직구조에 대한 문제점도 제기됐다.

이용원 월간 토마토 편집국장은 “우수한 인력과 자원들이 문화재단에 들어갔지만 조직문화가 이들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게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며 “재단 내 조직구조의 반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의견들에 대해 박종현 대전문화재단 정책기획팀장 차장은 “지난 7년간 대전문화재단이 지역문화단체와 얼마나 소통했는지 다시 한 번 고민하는 시간이 됐다”며 “앞으로 경영 5기를 맡을 제5대 대표이사와 많은 고민을 통해 재단의 발전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선영 기자 kkang@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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