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잦은 어지러움을 겪어왔던 주부 이 모씨(57세)는 얼마 전 아찔한 경험을 했다. 베란다에서 빨래를 널다가 갑자기 심한 어지러움을 느끼며 쓰러진 것이다. 이 씨는 “처음엔 주위가 빙글빙글 도는가 싶더니, 나중에는 낭떠러지에서 떨어지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고 밝혔다. 다행히 남편의 도움으로 신속하게 병원을 찾은 이 씨는 정밀검사 결과 뇌경색 진단을 받았다.

대부분의 어지러움은 휴식을 취하거나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사라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호전이 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환자들의 표현에 따르면 ‘세상이 빙글빙글 돈다’, ‘땅이 솟구친다’, ‘눈 앞이 캄캄해진다’, ‘금방이라도 기절할 것 같다’ 등 그 양상도 제 각각이다.

앞서 본 이 씨의 사례는 뇌신경질환의 전조증상이기도 하다. 원인에 따라서 ‘말초성 어지럼증’과 ‘중추성 어지럼증’으로 나뉘는데, 귀 내부의 전정기관이 이상을 일으켜 발생하는 말초성과는 달리 중추성은 뇌경색, 뇌출혈 등 뇌혈관의 문제로 인한 것이기 때문이다. 환자마다 다를 수 있지만 보통 중추성은 단순히 주위가 빙빙 도는 것보다는 아찔하고 기절할 것 같은 느낌인 경우가 많다.

해당 증상은 그 원인을 밝혀내는 것이 급선무인데, 이를 위해 다양한 진단방법이 활용된다. MRI와 MRA(뇌혈관 촬영), 뇌혈관 조영술, 경동맥초음파 검사, 혈액 검사 및 소변 검사를 통해 정확히 원인을 파악해야 하며, 증상을 인식한 즉시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해당 원인을 조기에 진단할 경우 약물치료, 진정재활치료, 정맥영양제 치료 등으로 충분히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하지만 진단 자체가 늦는다면 치료가 까다로워지는데다 치료 후에도 심각한 후유증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이 증상을 겪고 있다면 지체하지 말고 검사를 받아야 한다.

물론 모든 증상들이 특정 질환을 원인으로 하는 ‘병적 어지럼증’은 아니다.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거나 불안을 느낀다면 ‘심인성 어지럼증’을 겪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긴급하게 치료를 요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역시 방치하면 정신과적인 문제를 야기할 수 있기에 주의가 필요하다.

세바른병원 서초점 이자경 원장은 “일상 속에서 가볍게 느끼는 어지럼증을 치료하기 위해선 스트레스 관리가 우선이다.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환경을 최대한 피하고,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주는 본인만의 방법을 꾸준히 찾아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술이나 담배, 커피는 되도록 자제하고, 평상 시 피로가 누적되지 않도록 충분한 수면을 취하면서 규칙적인 생활을 허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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