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 가공·도장 정밀기계 분야 선도

오랜 세월 은근과 끈기로 목공가공산업 중 도장 및 자동화 정밀기계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일궈낸 기업이 있다. 31년간 축적된 노하우에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더해 ‘UV 엣지 코팅 자동화 시스템’을 개발,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을 두드리고 있는 ㈜한나이엔지가 주인공이다. ㈜한나이엔지를 이끌고 있는 최규종(55) 대표를 만나 업계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오른 비결과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그들의 비전을 들어봤다.

◆UV 엣지 코팅 자동화 시스템

국내 목공업계는 회사들이 영세하고 이로 인해 목공 가공 및 도장 자동화 시스템의 시장 규모가 작아 자동화 설비 성과가 미진했던 것이 사실이다. 일본과 유럽 등 선진기술의 장비가 유입되고, 저가의 중국기업이 진입하면서 국내 목공 기계류의 연구 개발과 제작은 더 더디고 멀게만 느껴졌다.

㈜한나이엔지의 ‘UV 엣지 코팅 자동화 시스템’ 개발은 그래서 업계에 가뭄 끝 단비와도 같은 낭보였다.

UV엣지는 기존의 코팅 자동화 시스템과는 달리 모든 가공 및 도장 공정을 1분이면 끝내는 획기적인 시스템이다. 최 대표는 끊임없이 연구개발하고 혁신적인 조직운영을 통해 목공기계와 도장분야에서 외국 기술에도 밀리지 않는 전문성과 플랜트 개발을 이룰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UV 엣지 코팅 자동화 시스템’은 다양한 성형 가공 및 UV 코팅, 도장 면 정밀연마가 가능한 세계에서도 유일한 자동화 플랜트다. 시스템의 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다양한 특허를 등록했다.

“기존 목공 가공 및 도장 시스템은 붙박이장, 싱크대, 신발장 같은 목재 및 MDF판재를 만들 때 면취, 연마, 도장, 건조 과정을 수작업을 통해 4~5회 반복 실시해야 합니다. 하지만 UV 엣지 코팅 자동화 시스템 은 모든 가공 및 도장 공정을 단 1분내에 끝내는 혁신적인 생산 자동화 플랜트죠.”

플랜트의 총 길이가 7.5m로 좁은 공간에서도 다양한 모양의 성형 가공과 UV도장 코팅이 가능하고 가공성도 뛰어나 별도의 2차 공정이 필요없다는 게 추종 불허 UV 엣지의 장점이다. 플랜트 운전 매뉴얼이 어렵지 않아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기간도 최소화할 수 있으며 더불어 신속한 고장증후 판단과 전문화된 사후관리 인력 확보, 생산 일정에 차질이 없는 전문화된 산업용 제품개발이 가능한 것도 장점으로 손꼽힌다.

“목재에 도장을 하려면 손이 많이 가는 게 현실입니다. 이에 반해 저희 제품은 공정의 70% 정도를 줄일 수 있습니다. 특히 이 제품을 토대로 저희는 국내 시장에서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신제품 개발에 몰두해 국내시장을 넘어 해외시장에 나설 계획입니다.”

야심 찬 포부를 말하는 최 대표. ‘최고의 소통은 배려’라는 경영 모토로 직원과 부품 공급업체, 수요기업이 만족할 수 있는 경영을 꿈꾸는 ㈜한나이엔지 그 앞으로의 행보가 더 주목된다.

◆‘끈기’, ‘열정’

혈기왕성한 20대에 제조업에 뛰어들어 31년간 노하우를 축적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으니 최 대표 그 자신이 역사이자 능력의 지표인 셈이다. 도전과 패기만 갖고 사업에 뛰어들자 우려의 목소리도 많았지만 최 대표 스스로 걱정을 잠재우고 지금의 자리까지 올라왔다. 그에게 노하우가 무엇이냐고 묻자는 1초의 말성임도 없이 ‘끈기’였다고 답했다.

“전주에 있는 한 회사에 납품을 하고 싶었는데 받아주질 않았어요. 그래서 100일 동안 저녁때마다 전주엘 갔습니다. 개발과 실패를 반복하며 보낸 힘든 시기였죠. 고속도로 통행료도 빌려 다녔을 정도니까요.”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던가 100일의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목표로 삼았던 그 회사가 납품을 허락했다.

하루는 교통비가 없어 전주엘 가질 못했다는 회상 한 장면에서 그의 눈가가 촉촉해졌고 사서도 한다는 젊어 고생의 노단함이 읽혔다.

“배운 게 이 일입니다. 그래서 다른 선택지 없이 앞만 보고 달려왔죠. 고배도 많이 마셨습니다. 창피한 얘기지만 큰 아이 급식비도 두 달이나 밀려본 적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끈기를 갖고 기술개발에 몰두했고 결국 현재에 도달했습니다.”

그에게 물리적인 거리는 문제가 안 됐다. 우스갯소리지만 충청도가 느리다는 말은 적어도 그에게 통하지 않는다. 납품하고 싶은 회사가 멀리 있더라도 그 지역 업체보다 한 발 더 빨리 찾아간다는 게 그의 생존전략이자 영업전략이다.

“누가 빨리 도착하느냐가 중요하지 누가 가까운지는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부지런함과 끈기가 그래서 중요하다고 봅니다. 특히 창업을 준비하시는 모든 분들에게는 꼭 해주고 싶은 말은 자신의 분야에서만큼 최고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창업하기를 권유하고 싶습니다.”

간수할 만한 경험칙으로 다가온다. 그가 생뚱맞게 운칠기삼을 논했다. 운과 노력이 따라야 성공할 수 있지만 노력없이는 운도 오지 않는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노력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운도 따라오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노력을 해야 운이 오면서 앞으로 정진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겠죠.”

◆집밥 해주는 회사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고 했다. 가정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이뤄진다는 뜻이다. 예부터 가정의 화목은 가정을 다스리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이자 사회생활의 근본으로 중시됐다. 최 대표는 가족 같은 회사를 만들고 가족이 화목한 회사를 만들고 싶어한다.

“직원들에게 최소한 밥만큼은 잘 먹이고 싶습니다. 그래서 생각했던게 제 와이프가 집밥처럼 항상 직원들에게 따뜻한 한 끼를 해주는 것이었습니다. 저의 과거엔 배고픈 시절이 있었습니다. 아마 제가 집밥을 소중히 여기고 그래서 챙기고 싶은 이유일 겁니다.”

따뜻한 밥 한 끼는 때로는 큰 감동이 될 수도 있다. 누군가 나를 챙겨준다는 위로만으로도 말이다. 그가 직원들에게 이처럼 애착을 갖는 이유는 하나다. 한참 기술개발에 매진할 때 열 명이었던 직원들이 두 명까지 줄었던 시절이 그의 뇌리에 박제돼 있다. 그만큼 사람 관리가 어렵다는 점을 절감하고 또 남은 직원들이 고마울 수밖에 없었을 일이다.

“기술개발이 더뎌지고 월급이 밀리자 하나 둘씩 떠나갔습니다. 참 미안했어요. 저도 이혼을 안 당한게 신기할 정도였으니까요. 그래서 직원들을 가족처럼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그에게 집밥의 가치는 소중하고 의미있다.

◆필요한 것은 뭐…절차 간소화 필요

중소기업들이 겪은 애환이라면 그도 빠지지 않는다. 그가 현 제도의 문제점을 말했다. 한마디로 표현해 ‘절차 간소화’였다. 31년간 산전수전 다 치른 그의 결론이니 귀담아 들을 필요가 커 보인다. 너무 복잡한 행정절차말이다.

“저희가 관공서의 행정절차를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일 수도 있습니다만 기업들에게 있어서 행정절차가 너무 어렵고 복잡합니다. 지난 2월 사무실을 이전할 때만 해도 부지 문제가 너무 복잡해 힘들었습니다. 업종제한을 두다 보니 갈 곳이 마땅치가 않았던 것이 주된 이유였죠.”

삶에도, 기업에도 희로애락이 있기 마련이다. 욕심처럼 좋은 것만 오래 간직하고 싶다면 최 대표 등 대전 유망중소기업 대표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교과서 삼아도 좋지 않을까.

글=서지원·사진=전우용 기자 jiwon401@ggilbo.com

◆㈜한나이엔지 www.hannaeng.net

㈜한나이엔지는 목공기계, 정밀기계, 자동화 플랜트, 도료 등의 전문기술을 통해 목공 UV도장 코팅 자동화 시스템을 개발, 제조해 전국 150여 목공(MDF) 성형가공 ·도장 제조기업에 공급하고 있는 대표적인 향토기업이다. 지난 1992년 대전에서 창업해 24년간 3D업종인 목공제조기업의 생산 경쟁력을 높였을 뿐만 아니라 제조환경을 개선하는 데 일조했다. 축척된 기술기반을 바탕으로 대전지역 전통산업인 금형가공기업의 한계를 넘어 완제품 생산, 공급을 위한 연구개발과 철저한 사후관리로 목공기계 전문기업으로 도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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