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제품 성능보다 품질관리 신경써야"

 

증권가 전문가들은 11일 갤럭시노트7(갤노트7)의 글로벌 판매 중단 사태에 따른 파장으로 삼성전자[005930]가 겪을 당장의 실적 악화보다 브랜드 가치 하락이 더 큰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노근창 HMC투자증권[001500] 연구원은 "스마트폰이 소비재인 점을 고려하면 삼성전자로선 당장 실적 부진보다 브랜드 이미지 실추가 큰 문제일 수 있다"며 "이번 갤노트7 사태를 만회하려면 더 안전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세철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도 "실적 부진보다 브랜드 가치 하락이 뼈아플 것"이라며 "차기 제품을 내놓을 때는 (첨단 기능보다는) 품질 관리가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갤노트7을 추가로 제작, 판매하지 못하는 데 따른 기회손실 비용이 올해 4분기에만 7천억원이 될 것으로 추산했다.

그는 "기존 재고 물량 등으로 인한 손실 부분은 더 지켜봐야 한다"며 갤노트7 관련 전체 손실폭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잠정실적을 내놓자 4분기에는 8조원대의 영업이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었다.

그러나 다시 터진 발화 사태로 삼성전자가 갤노트7의 판매중단 조치를 내리면서 4분기 실적 전망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이영곤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단기적인 이익감소를 피할 수 없게 됐다"며 "이제는 브랜드 가치 훼손 우려를 불식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갤노트7 판매 중단이 해당 부품을 공급한 국내 중소기업은 물론이고 삼성전자 스마트폰 관련 부품업계 전반에 도미노 타격을 입힐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송은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갤노트7 판매중단으로 관련 부품 업체들의 4분기 매출액이 예상치보다 5∼10% 줄고 영업이익은 10∼15% 감소할 전망"이라며 "삼성전자의 주요 부품 업체들의 시가총액은 이미 평균 4.5%가량 축소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갤노트7 첫 발화 사태 이후 하향 조정된 4분기 부품 출하량은 250만대분 정도"라며 "그렇게 큰 규모는 아니지만, 스마트폰 부품 판매단가는 상대적으로 높은 만큼 이들 업종의 매출과 이익감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발화 사태 이전에도 터치 방식 변경에 따른 디스플레이 수율 이슈로 병목 현상이 발생해 부품 출하가 보수적으로 진행됐었다"며 "부품업계는 4분기까지 플래그십(프리미엄) 스마트폰 물량 축소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갤노트7 발화 이슈를 극복하고 브랜드 신뢰도를 높이고자 갤럭시S8을 조기 출시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인 새 갤럭시S 시리즈는 내년 2월 공개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전 모델인 갤럭시S7은 작년 2월 22일 공개 후 3월 11일 글로벌 시장에 출시됐다.

김지산 연구원은 "이제는 내년 1분기에 출시될 갤럭시S8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면서도 "성능 개선이나 디자인 차별화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품질관리를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갤럭시노트7 글로벌 판매중단 영향으로 주가가 8% 넘게 폭락했다.

주가 하락폭(13만5천원)은 사상 최대치, 일간 하락률(8.04%)은 8년 만의 최대치를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하루 새 19조원가량 증발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