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호성 유성선병원 부원장 겸 뇌졸중센터장

얼마 전 신문에서 대전에 있는 한 중학교가 아프리카 빈민 국가 아이들에게 학생들이 디자인한 운동화를 보내는 희망 나눔 운동화 행사를 한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아직도 아프리카의 여러 나라에서는 매일 끼니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가난해 제대로 된 신발을 신는 아이들이 거의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유니세프와 세계은행그룹(World Bank Group)이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어린이가 극심한 빈곤 계층에 속할 확률은 성인의 두 배라고 한다. 연구에 따르면 2013년에 개발도상국에 사는 어린이 중 19.5%가 극빈층이었던 반면 성인 중에선 9.2%만이 극빈층이었고 전 세계적으로는 어린이 3억 8500만 명이 극심한 빈곤 속에 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는 2013년에 하루에 1.9달러 미만으로 연명한 극빈계층에 속한 사람들은 7억 6700만 명에 이르며 이 중 50%가 18세 미만이다. 전 세계 극빈계층 어린이 중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어린이들이 50%를 차지해 다른 어떤 지역보다 극빈층에 속한 어린이가 월등히 많았고 인도 등의 어린이가 전 세계 극빈계층 어린이의 36%나 돼 두 번째로 많이 분포한 지역이라고 한다.

절대적 빈곤으로 나라의 미래인 아이들의 신체와 정신의 발달이 저해되고 이로 인해 이러한 어린이들이 속한 나라들은 계속적인 빈곤이 대물림 되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아이들의 발달이 저해되지 않게 하고 나중에 성인이 돼 한 나라의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하는 것이다.

전 세계 어린이를 위해 일하는 유엔기구로서 1946년 12월 11일 창립된 유니세프는 차별 없는 구호의 정신으로 어려움에 처한 전 세계의 개발도상국 어린이를 지원해 왔다. 우리나라 역시 전쟁 후 폐허 속의 어려움 속에서 유니세프의 도움을 받았다. 우리나라는 불과 6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의 하나였다. 지금도 옛날 사진들을 보면 전쟁 통에 부모를 잃고 동냥하는 아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이제는 우리나라가 예전보다 잘살게 됐지만 여전히 결식아동들은 존재한다. 한 통계에 따르면 국내 절대 빈곤 아동 수는 100만 명에 이르고 결식아동 수는 40만 명이나 된다고 한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의 빈곤층 아이들을 위해서 우리는 무엇이라도 해야 한다. 우리 주변의 어린이들, 머나먼 거리의 아프리카 아이들이 주위의 외면 속에 하루하루를 비참하게 살아가고 있다. 이 아이들에게는 아주 작은 관심과 정성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1000원이면 아프리카 어린이 3명이 한끼 식사를 할 수 있다. 기르던 강아지나 고양이가 버려지는 것만으로 뉴스가 되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나 스스로도 이러한 현실에 반성을 하게 된다. 다행히 막내아들이 굿네이버스에서 주관하는 아프리카 어린이 결연 사업 얘기를 어디서 듣고 와선 후원하고 싶다고 해 기꺼이 들어 주었다. 르완다에서 사는 같은 나이의 사내아이로 공놀이를 좋아하며 나중에 비행기 조종사가 꿈이라고 한다. 힘들게 살아도 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기특했다. 아들은 르완다 아이의 사진을 걸어 놓고 매일 아침 인사를한다.

우리가 이 아이들의 꿈을 지켜줄 수 있을 지는 아직은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최소한 꿈을 가진 아이들이 그 기회라도 얻을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어린이가 인류의 미래라는 말은 달리 설명할 필요도 없다. 우리는 인류를 위해 세계 모든 어린이가 가난과 질병에서 벗어날 수 있게 모든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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