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마강 따라 즐기는 옛 선비의 풍류

▲ 부여군 규암면 백마강변 절벽에 위치한 수북정, 17세기 초 조성돼 조선선비들이 글을

 

향교, 서원, 사당 등 유교문화자원이 밀집해 있는 금강 유역은 충청유교문화를 꽃피운 장소로 유명하다.

특히 누각과 정자는 전통사회에서 사족들의 지적활동 장소로 사용됐고 현재에도 과거 시인과 묵객의 자취가 남아있어 관광지로도 주목받고 있다.

금강 변 누정은 백제시대부터 왕들의 연회장소로 사용됐고 이후에는 나루터와 창고, 선비들의 강학처 역할을 해왔다.

충남의 경우 다른 지역과는 달리 상당히 많은 누정이 남아 있어 ‘충청도 양반’이라는 말처럼 충남이 사대부 양반문화의 중심지였다는 반증이라고 도는 밝혔다.

도는 부여를 중심으로 금강의 아름다운 경관과 함께 금강변에 조성된 누정을 연계, 걷는 길인 이른바 ‘금강 누정 선유(船遊)길’을 조성한다.

금강 변에 조성된 전통 누정은 지역별로 부여가 18개로 가장 많고 세종 7개, 공주 15개 등이다.

부여에는 기암 절벽의 풍광을 감상할 수 있는 수북정, 백마강 상류에 위치한 석탄정터, 만소정터 등 백마강 주변으로 아름다운 누정이 줄지어 있다.

도는 선유의 길 조성을 위해 훼손되거나 멸실된 누정을 정비, 복원한다.

이를 통해 노인 전용 문화공간, 각종 체험프로그램 운영 공간, 전통 고건축 관련 교육 공간, 전통찻집 등 시민 문화공간 등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또 도는 현재 조성돼 있는 백마강길의 노후시설을 보완하고 한시와 그림을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전시해 이야기가 있는 체험공간으로 꾸민다는 계획이다.

공북루, 쌍수정 등 일부 누정에서는 도내 문학인, 창작예술인들이 대거 참여하는 문화예술백일장 등이 개최되며 금강을 소재로 작품활동을 하는 예술인들의 창작공간으로 누정이 활용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도 마련된다.

도는 또 ‘공주십경’을 따라 떠나는 문학기행 형태의 테마기행을 개발, 관광객들에게 과거 선비들이 누정에서 풍류를 즐겼던 것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키로 했다.

백마강이 가로지는 부여에서는 관광객들이 황포돛배를 타고 각 누정을 찾아다니며 옛 선비의 시와 그림을 감상하고 전통놀이를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선보일 예정이다.

도 관계자는 “금강누정선유길 조성을 통해 금강의 유교 관련 자료도 종합적으로 수집·전시할 예정”이라며 “금강유역 유교문화의 저변 확대를 위한 운영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내포=김혜동 기자 khd@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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