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 혈관연구단 연구결과

비정상적인 암 혈관과 TIE2 활성화로 정상화된 암 혈관의 모식도. IBS 제공

국내 연구진이 암 진행과 전이를 억제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혈관연구단 고규영 단장과 박진성 연구원은 암 혈관을 일반 혈관처럼 정상화하면 암 진행과 전이를 억제할 수 있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캔서 셀(Cancer Cell) 13일 자에 게재됐다.

암은 성장과 전이를 위해 혈관을 만들며 암 혈관은 정상 혈관과 달리 구조와 기능이 불안정하다. 혈관 주위를 감싸는 주변지지세포가 없고 혈관내피세포 사이 틈이 벌어져 있다. 즉 혈액이 원활하게 흐르지 못하며 종양 주위 조직으로 새어 나온다. 이러한 비정상적인 암 혈관의 특징은 종양 내 저산소증을 유발하며 항암제 전달도 어렵게 한다.

연구진은 암 혈관 내피세포에 특이적으로 작용하는 TIE2 활성 항체를 사용해 암 혈관의 구조적·기능적 이상을 안정적으로 바꾸면 암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연구진은 항체와 항암제를 함께 투여하는 것이 항암제만 사용할 때와 비교해 실험쥐의 종양 크기가 40% 감소하고 평균 생존기간은 42% 이상 늘어나는 것을 확인했다. 즉 암 세포를 공격하는 대신 암의 미세 환경을 변화시키는 새로운 접근법이다.

실험 결과 TIE2 활성 항체는 불안정한 암 혈관을 정상 혈관으로 만들었다. 종양 내부로 혈류가 증가해 충분한 산소 공급이 이뤄지며 약물 전달량과 면역세포의 침투가 증가했다. 또 혈액 누출은 줄고 부종도 감소한 것이다.

강정의 기자 justice@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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