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다움의 세상을 여는 벧엘①

네 갈 길을 주님께 맡기고, 주님만 의지하여라. 주님께서 몸소 도와주실 것이다.
너의 의를 빛과 같이, 너의 공의를 한낮의 햇살처럼 빛나게 하실 것이다.(시편37:5-6)

새로 시작하는 각오로 출발했던 2016년 한 해가 지나고 한 번도 살아보지 않은 2017년 정유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지난해 벧엘의집은 그동안 행정미숙과 태생적 한계로 인한 혼선을 말끔히 정리하고 사회선교센터로서의 지위와 위상을 분명하게 세웠습니다. 혼재됐던 기관과 기관의 경계를 분명하게 해 울안공동체, 쪽방상담소, 희망진료센터, 세계의심장, 희망지원센터 등 각각 독자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체계를 갖췄습니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각 기관이 처음 고백했던 창립이념과 벧엘의집 7대 실천 강령은 한마음으로 현장에서 실현하기 위해 출발했던 해였습니다.

울안공동체는 벧엘의 모 기관으로써 그동안 사회선교센터 기능까지 담당해 오던 것을 센터의 기능은 분리해 센터사무국이 감당하도록 하므로 운영의 모호함을 어느 정도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희망진료센터도 울안공동체의 한 프로그램으로 운영되던 것을 분리해 독립기관으로 자리 잡는 해이기도 했습니다. 마찬가지로 해외협력사업인 세계의심장도 나름대로 자기 위상을 확고히 다지는 해이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지난해 깜퐁츠낭 현지 사무실 겸 상설진료를 위한 썸머라홍 벧엘하우스 건축은 그동안 끊임없이 제기돼 왔던 일회성 해외지원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계기가 됐지요.

돌아보면 참 힘겹고 혼란스러웠지만 반대로 꼭 그만큼 또 한 번 성장하는 계기가 된 것도 사실입니다. 지난 2015년 벧엘의집은 창립 이래 가장 힘겨운 시간들을 보내면서 초심으로 돌아가 벧엘의집 창립정신을 되짚어 보고 문제가 되는 부분들을 정리해 2보 전진을 위한 기회로 삼았었지요. 그래서 지난해 벧엘의집을 재 창립한다는 각오로 출발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새로 시작하기 위한 준비를 한 해였던 것 같습니다. 이제 모든 준비는 마쳤으니 올해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새로 시작하는 해가 돼야 할 것입니다.

첫째, 벧엘 영성형성을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지난해 말 팀장 워크숍에서 올해는 벧엘 영성형성을 위해 노력하자고 결의했습니다. 각 기관이 노숙인 복지기관이기에 정부의 예산지원에 의해 운영되다 보니 인권보호측면에서 특정종교행위를 강요할 수는 없습니다. 또 이 문제가 2015년에 불거지기도 했습니다. 종교문제는 벧엘의집이 끊임없이 고민해야 하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노숙인 문제해결에 있어서 노숙과정에서 생겨난 마음의 상처와 세상에 대한 분노 등 심리적 문제해결을 위한 노력이 경제적인 문제해결만큼이나 중요하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래서 상당수 기관에서는 인문학 강좌를 통해 인문학적 소양을 갖게 함으로 자존감을 회복하고 자신과 세상을 사랑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신앙은 자신의 삶을 깊이 반추함으로써 자신을 사랑할 수 있게 하고 삶에 대한 새로운 희망을 갖게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세상에 대한 분노, 좌절감 등 심리적 상처를 치유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그러므로 우선 지난해 중단되었던 화요예배를 센터를 중심으로 회복하려고 합니다. 순전히 자발적 참여를 바탕으로 예배공동체를 회복하려는 것입니다. 울안공동체 식구들과 센터 일꾼 중에 희망자들을 중심으로 화요예배 공동체를 만들어 영성공동체를 이뤄 보도록 하겠습니다.

둘째, 센터의 위상과 역할을 재정립해야 합니다.

그동안 사회선교센터의 위상은 울안공동체 안에 녹아 있었습니다. 다행히 지난해 어느 정도 센터와 울안공동체가 분리됐지만 아직도 사회선교센터의 위상과 역할이 정확하게 정립돼 있지 못합니다. 지난 팀장 워크숍에서 쪽방상담소 황윤식 팀장의 발표대로 사회선교센터 벧엘의집은 세상을 섬기는 교회로서의 자기 역할을 고민해야 합니다. 이는 벧엘 7대 실천 강령 중의 하나인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 즉 교회→세상→하나님이라는 새로운 선교를 지향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벧엘은 하나님이 당신의 백성을 구체적으로 사랑하시고 활동하시는 세상을 돕고 협력하는 기관으로 자리매김해야 합니다. 이것은 벧엘이 어떤 상황에 처하든지 놓치지 말아야 할 본질이기도 합니다. 샬롬(다음 주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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