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O 실업률 5.7→5.8%…선진국 호전에도 신흥국·개도국 악화
제도적 보호없는 노동자 14억명…남녀불평등 여전·저임노동 증가

▲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서울 시내 한 대학에서 학생이 취업게시판 앞을 지나는 모습. 2016.12.14saba@yna.co.kr

올해 전 세계 실업자가 340만명 증가해 2억명을 넘어서고 실업률은 5.7%에서 5.8%로 상승할 것이라고 국제노동기구(ILO)가 12일(현지시간) 전망했다.

ILO는 '세계고용사회전망' 연례 보고서에서 세계 일자리 창출이 노동인구 증가세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실업자가 지난해 1억9천770만명에서 올해 2억110만명으로 증가하고 내년에도 2억380만명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실업률은 지난해 5.7%에서 올해와 내년 5.8%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선진국 실업자 수가 올해 감소하겠지만,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의 실업자 증가를 상쇄하지는 못할 것으로 점쳐졌다.

그나마 선진국 실업률이 6.3%에서 6.2%로 낮아지더라도 여전히 금융위기 이전보다 높은 수준으로 장기간 이어지는 것을 보면 구조적 문제일 수 있다고 ILO는 우려했다.

가이 라이더 사무총장은 실망스러운 경제 성장률을 고용악화의 주 원인으로 꼽으면서 "세계 경제가 질적으로 괜찮은 일자리는커녕 양적으로 충분한 일자리를 만들어낼 능력이 있는지 걱정스럽다"고 지적했다.

특히 고용·소득 불평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경제·사회에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이 고용 악화와 맞물리며 악순환을 일으키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제도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취약한 형태의 고용은 전체 고용의 42%에 달하는 14억명 선에서 줄지 않고 있다.

남녀 고용·소득 불평등도 여전하며 일하는 빈곤층도 줄지 않고 있다.

보고서는 개발도상국에서 하루 3.1달러(3천650원) 미만을 받는 노동자가 앞으로 2년간 500만명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경제·산업 환경도 불확실성에 휩싸여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 출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브라질을 비롯한 경제 취약국의 대대적인 반(反)긴축 시위 등 세계화와 자유무역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

라이더 총장은 언론 브리핑에서 "기업들은 현금을 쌓아놓고도 투자에 확신하지 못하며 필요한 곳에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정부의 의도가 세계 불확실성의 주 요인이라고도 지적했다.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고 불평등이 심화하는 상황은 결국 사회불만과 이민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사회·경제적 불만족을 수치화한 ILO 사회불안지수는 11개 지역 중 8개 지역에서 지난해보다 상승했으며 특히 아랍권의 상승 폭이 컸다.

이런 가운데 2009∼2016년 영구이민 의지를 보이는 노동인구 비중은 동남아와 태평양을 제외한 세계 대부분 지역에서 상승했다.

이번 보고서 저자인 스티븐 토빈 ILO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경제적, 정치적 불확실성이 어디에서나 커지고 있다"며 "우리는 이를 안고 살아가고 있으며 이는 서로 맞물려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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