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 완료 등 73일간 정권인수 마무리…취임연설서 '美 우선주의' 선언
러 대선개입·X파일 파문에 '정통성' 시비·각료들 대선공약에 반기

▲ 2017년 1월13일 美 의사당앞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장 준비[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오는 20일(현지시간) 제45대 미 대통령에 공식으로 취임한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90만여 명의 청중이 행사장인 워싱턴DC 의사당 주변 야외공연을 메운 가운데 오전 9시 30분부터 진행되는 취임식에서 공직 경험이 전무한 '첫 아웃사이더' 출신으로 세계 최강국의 수반에 오른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로써 73일 간의 당선인 꼬리표를 떼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정권을 넘겨받아 마침내 '트럼프 행정부'의 막을 연다.

3조 원의 자산가인 억만장자 부동산재벌로 공직·군 경력이 없는 '아웃사이더'가 미 대통령에 취임하는 것은 240년 미국사 최초의 일이다.

과연 트럼프 당선인이 이러한 역사적 의미를 등에 업고 '자기만의 리그'인 워싱턴 기득권 정치를 부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며 미국의 국익을 지키겠다는 대선공약을 완수할지 주목된다.

다만 정권인수 기간 내내 '140자 트위터'로 지구촌을 흔드는 괴력을 연일 선보임으로써 '트럼프 시대'는 이미 전인미답의 길을 예고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11월 8일 대선에서 승리한 뒤 조각 작업을 진행해온 트럼프 당선인은 조만간 상원 청문회의 인준을 통과한 각료들과 함께 새 정부를 이끌게 된다.

석유회사인 엑손 모빌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내정자와 '미친 개'라는 별명을 가진 중부군사령관 출신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내정자 등 민주당의 낙마 대상자가 청문회에서 '호평'을 받으면서 트럼프 정권은 '백인·군인·억만장자가 득세한 초갑부 예비내각'이라는 비판을 뒤로하고 비교적 순조로운 출범을 목전에 두고 있다.

다만 국무와 국방, 법무, 국토안보, 중앙정보국(CIA) 등 주요 장관 내정자들이 청문회에서 동맹 재조정과 물고문 부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파기, 무슬림 입국 제한, 친(親) 러시아 정책 등 '트럼프 대선공약'에 집단 반기를 들어 정부 운영에 대한 불안감 역시 고개를 들고 있다.

또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 기간 여성비하·인종주의 논란을 빚은 분열적 언행과 러시아의 미 대선개입 해킹 등에 실망한 존 루이스(조지아주) 하원의원 등 민주당 하원의원 8명이 취임식 참석 거부를 대놓고 선언하고 나서 '트럼프 대관식'은 벌써 빛이 바랜 상황이다.

특히 러시아가 트럼프 당선인을 도우려고 해킹을 통해 미 대선에 개입했다고 미 정보당국이 결론 낸 데 이어 트럼프 당선인이 2013년 모스크바를 방문했을 당시 몰래 촬영된 섹스비디오를 포함한 '트럼프 X파일'을 러시아가 갖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트럼 정권의 정통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 공식 취임행사는 19∼21일 열리며 취임행사의 주제는 대선 슬로건이었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오전 역대 대통령들의 관례대로 성 요한 교회에서 비공개 예배를 본 후 정오 의사당 앞에서 취임선서를 하고 대통령의 공식 임기를 시작한다.

이어 취임연설을 통해 집권 원년 국정운영 청사진을 제시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국내적으로는 핵심공약인 일자리 창출에 매진함으로써 붕괴한 중산층을 살리고 월가와 결탁한 기득권 정치를 타파하는 한편, 기존의 동맹도 '미국 우선주의'에 입각해 재편성하는 등 철저한 국익 중심 외교를 주창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는 취임 첫날 오바마 대통령의 핵심 건강보험정책인 '오바마케어'를 폐지하는 내용의 행정명령 1호를 발동하고 최대한 신속히 '트럼프케어'의 대체입법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식을 마친 뒤 의사당에서 백악관으로 이어지는 펜실베이니아 애비뉴 약 2.7㎞ 구간에서 90분간 거리행진을 한다. 이어 백악관에 도착해 직원들과 인사하고 공식업무를 시작하며 밤에는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워싱턴DC 곳곳에서 벌어지는 축하 무도회 가운데 3곳에 참석한다.

취임식에는 미 전역에서 90만 명의 관람객이 참가할 전망이다. 이는 8년 전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 당시의 200만 명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규모다. 더욱이 '반(反) 트럼프' 시위대가 상당히 몰릴 것으로 보여 경호경비에 초비상이 걸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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