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바마, 정치적 고향 시카고서 고별 연설(EPA=연합뉴스)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10일 고별연설하면서 눈물을 닦고 있다.

퇴임을 불과 닷새 앞두고도 식지 않는 국민 인기를 누리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 대한 언론 조명이 중단되지 않고 있다.

15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0일 정치적 고향 시카고에서 고별 연설한 데 이어, 14일에는 대통령으로서 마지막 주례 연설을 했다. 또 퇴임 이틀 전인 18일에는 백악관에서 마지막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퇴임이 코앞에 닥쳤고, 공식 연설이나 기자회견이 여러 건인데도 오바마를 비추는 언론들의 독자 행보는 끝이 보이지 않는다. 그만큼 그에 대한 국민 관심이 많음을 보여준다. 오바마 대통령은 퇴임하면 하루하루 계속되는 정치 공방에서 벗어나 조용한 곳에서 생각을 정리하고 책을 쓰겠다고 밝혔으나 식지 않는 인기를 볼 때 마음먹은 대로 될지 주목거리다.

오바마는 스티브 크로프트가 진행하는 '60분'에 출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미국 핵전력 확대를 주장하고, 명연기로 호평받는 영화배우 메릴 스트리프가 자신을 비판하자 "(그녀는) 과대평가됐다"고 깎아내렸던 데 대해 질문을 받자 오바마는 "(트럼프를) 과소평가하지 마라. 그는 곧 미국의 45대 대통령이 된다"고 일깨웠다. 그러면서 미국 대통령에게는 지켜야 할 전통과 기준이 있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으로서 넘어서는 안 될 '금도'를 다시 한 번 지적한 것이다. 이 방송은 15일 방영된다.

NBC 뉴스 앵커 레스터 홀트와의 인터뷰는 지난 14일 방송됐다. 오바마는 이 인터뷰에서 대통령 직무에는 사전에 계획되지 않은 즉흥성이란 게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대통령 말 한마디로 시장이 혼란에 빠지고, 심할 경우 전쟁이 촉발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오바마는 연설 도중 사전 각본에 없던 말로 군중에게 큰 감동을 준 사례가 적지 않다. 작년 6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흑인교회 총기 난사 희생자 장례식 연설이 대표적이다. 당시 오바마는 총기 난사로 희생된 클레멘타 핑크니 목사의 두 딸을 위로하며 찬송가 '어메이징 그레이스'(놀라운 은총)를 불러 심금을 울렸다.

그는 이외에도 바이스 뉴스, 히스토리 채널과 인터뷰했다. 이 인터뷰들은 그가 퇴임한 후에 방영될 예정이다.

오바마는 지난해 말 데이비드 액셀러드가 진행하는 팟캐스트 '액스 파일'(The Axe Files) 인터뷰에서 '진보적 변화'라는 자신의 비전을 확신한다며, 트럼프와 지난 대선에서 1대1로 대결했다면 자신이 승리했을 것이라고 장담해 트럼프를 자극했다. 그러나 대개는 트럼프에 대한 직접적 비난은 삼가고 있다.

그는 임기 끝 인터뷰들을 통해 건강보험개혁법(오바마케어), 기후변화, 외교 성과 등 이른바 '오바마 유산'이라고 불리는 자신의 업적을 지키기 위해 막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와 공화당이 오바마케어 폐지에 박차를 가하는 등 '오바마 표' 정책들을 원래 자리로 되돌려놓겠다고 벼르고 있어 얼마나 효과를 볼지 미지수다.

오바마는 지난해 11월 말 CNN방송 여론조사에서 57%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는 취임 첫해 58%를 찍은 후 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였다. 반면 올해 초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지지율은 44%였다. 취임 직전 지지율로는 역대 대통령 최저치다.

트럼프 비판 여론이 가라앉지 않는 속에 오바마에 대한 인기는 계속되고 있어 그에 대한 언론 조명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