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더타임스와 인터뷰…"러시아 제재도 협상대상, 獨난민정책은 재앙적 실수"

▲ 키스하는 트럼프와 푸틴…리투아니아 벽화 화제[AP=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의 핵능력 증강 엄포를 놨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핵무기 군축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트럼프 당선인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행정부가 가한 러시아 제재를 해제하는 문제도 협상 테이블에 가져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15일(현지시간) 공개된 영국 일간 더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들(버락 오바마 정부)은 러시아에 제재를 가했다. 우리가 러시아와 좋은 협상을 할 수 있는지를 한번 살펴보자"며 핵군축 협상 문제를 거론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일례로 핵무기는 꽤 줄어들어야 하고, 매우 많이 감소돼야 한다"며 러시아와의 협상 테이블에 핵무기 군축이 오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면 핵무기 문제가 양대 핵강국인 미국, 러시아는 물론 전 세계의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이다.

지난해 말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이 핵 전투력 강화 방침을 밝히자 트럼프 당선인도 트위터에서 미국의 핵 능력을 대폭 강화·확장하겠다고 밝혀 긴장이 커진 바 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당선인이 "핵무기 감축 협상을 대가로 러시아 제재를 끝내겠다는 제안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며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을 러시아 제재 해제에 방점을 찍어 설명했다.

NBC뉴스도 "트럼프가 러시아 제재를 걷어내겠다는 계획을 재차 강조했다"면서 "핵무기 감축과 교환하겠다는 새로운 세부 조건을 추가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다만 러시아의 시리아 내전 개입은 인도주의 면에서 끔찍한 상황을 만들었다며 "매우 나쁜 일"이라고 비난했다.

이민정책 강경론자인 트럼프 당선인은 독일이 주도하는 유럽의 난민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독일이 100만 명이 넘는 이민자를 수용한 게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대재앙적 실수"라고 비난했다. 유럽연합(EU)이 "독일을 위한 수단"이 됐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이후 미국 국경을 강화하는 행정명령을 내놓을 것이라며 강력한 이민정책을 펼 것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이 때문에 이슬람 테러리즘 연관 국가 출신들의 미국 입국에 엄격한 조사가 이뤄지는 것은 물론 유럽인들도 여행 규제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영국 국민이 선택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는 높이 평가했다.

그는 "브렉시트는 위대한 조치로 마무리될 것"이라며 영국 파운드화 약세가 영국산 제품의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양국 모두에 좋은 것"이라며 미국과 영국의 양자 무역협상을 지지했다.

그는 "우리는 (협상) 작업이 빠르고 제대로 이뤄지도록 매우 열심히 할 것"이라며 취임 직후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를 미국에서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후 메이 총리한테서 윈스턴 처칠 전 총리의 2차 세계대전 연설물 복사본 선물과 함께 신뢰와 우의를 강조한 편지를 받았다는 사실도 소개했다.

그는 스코틀랜드 태생인 어머니가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을 "매우 자랑스러워 했다"며 자신의 영국 방문을 기대한다고도 했다.

영국을 따라 더 많은 유럽 국가가 EU를 이탈할 가능성도 트럼프 당선인은 인터뷰에서 언급했다.

그는 "사람들과 국가들은 고유 정체성을 원한다"며 "다른 나라들도 떠날 것이라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또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에서의 미국 외교 정책을 비판하며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중동 정책을 맡는 백악관 선임 고문에 임명할 것이라는 점을 재차 확인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구시대 유물이며 이란 핵합의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에 트럼프 당선인을 인터뷰한 사람이 브렉시트 국민투표 승리를 이끌었던 마이클 고브 전 법무장관이라는 점에 눈길이 간다.

더타임스 기자 출신인 고브 전 장관은 브렉시트 진영의 '배신자' 논란 속에 지난해 퇴임한 후 칼럼니스트로 더타임스에 복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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