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갑 중구청장

원도심공동화란 단어는 우리 대전뿐만 아니라 서울을 비롯해서 전국의 광역시급 정도 되는 대도시는 어디나 겪는 공통된 관심사이다. 중구는 대전의 모태도시로 한때 대전의 전부였지만 이제는 대전시청과 충남도청 등의 관공서와 상권의 이전으로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많은 사람이 원도심 공동화 현상을 걱정하고 원도심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민관이 함께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원도심의 쇠락과 함께 중구 전체도 침체되고 있다. 대전시 5개구 중 노령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이 바로 중구다. 하지만 필자는 중구에 대전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원도심으로 쇠락하는 것을 팔짱 끼고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이럴때일수록 뜻을 하나로 모아 원도심을 활성화시켜 젊은 중구를 만들어 간다면 오히려 중구에는 더 나은 미래가 펼쳐질수 있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몇가지 중구가 가야할 길을 적어보고자 한다. 먼저 교통의 발전이다. 대전의 발전은 철도와 맥을 함께 해왔다. 지난 1905년 일제시대 부설한 경부선 철도와 1913년 한밭을 기점으로 한 호남선 철도까지 완공되면서 대전은 서울과 영·호남을 연결하는 교통중심지로 성장했다.

하지만 지난 2015년 호남선 KTX가 개통되고 서대전역을 운행하는 KTX가 대폭 감축되면서 호남선 철도의 교통 요충지였던 서대전역은 간이역으로 전락하며 중구의 원도심 침체를 가속화시켰다. 불행 중 다행으로 지역의 강한 바람에 힘 입어 지난해 6월 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16-2025년) 신규사업에 가수원-논산 간 고속화(굴곡노선 직선화) 사업을 반영시키는 성과를 거두며, 옛 명성을 되찾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이 사업이 마무리되면 호남권에서 주장했던 호남선 KTX 운행 시간 지연 논란을 해소하게 돼, 서대전역을 다니는 KTX 증설의 당위성을 높일 수 있게 될 것이다.

두 번째로는 은행동 지역의 발전이다. 스카이로드가 만들어졌지만 당초 기대했던 만큼의 성과는 올리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일부 젠트리피케이션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어 사람들로 붐비던 옛 제일극장통 거리는 폐점한 빈 건물만 늘어나고 있다.

중구는 원도심활성화를 위하여 대전여자중학교 일원을 대상으로 한 대흥동 골목재생 1단계 사업완료에 이어 지난해 말 옛 대전극장 거리 일원을 대상으로 추진한 골목재생 2단계 사업을 완료했다. 이 사업에 이어 으능정이거리와의 연계를 통한 상권회복 등 사업추진에 따른 시너지효과 제고를 위해 시·구비 6억 원을 확보하고 옛 제일극장 거리(커플존 거리) 250m 구간에 대한 추가 정비 사업을 지난해 말 완료했다. 옛 대전극장과 제일극장을 잇는 총 500m 구간에 대한 도로정비와 야간 경관조명 사업 등이 완료됨에 따라 제일극장 거리와 으능정이거리, 대흥동을 잇는 상권활성화를 위한 기반시설을 완료하게 된 것이다.

아울러 구는 기반시설 조성에 따른 거리활성화로 인한 임대료 인상으로 세입자가 내몰리는 젠트리피케이션(둥지 내몰림 현상) 방지를 위해 건물주와 임차인의 임대료 안정협약을 지난 18일 체결했다. 이제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기반시설은 어느 정도 완성이 되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주차장 확보와 지금은 일방통행으로 운영되는 천변도로를 주민의 의견을 수렴해 양방향 통행으로 바꾸는 것이다. 이 밖에도 중구는 대전시와 선화동 예술과 낭만의 거리 조성사업을 올해 말까지 완성할 계획이다.

우공이산이란 말이 있다. 원도심을 살리는 길은 멀고도 험한 길이다. 하지만 우공이 산을 옮기듯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다 같이 뜻을 모아 한 걸음 한 걸음 전진해 나간다면 원도심 활성화라는 목표는 반드시 이루어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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