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이재용에 대한 사면은 없습니다. 재벌 해체로 공정사회를 이룩하겠습니다.”

일명 ‘사이다’ 발언으로 촛불 정국에 인기를 구가하며 대선주자 지지도에서 일약 3위로 도약,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이재명 성남시장이 23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며 이러한 주장을 내놓았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이 시장은 이날 자신이 소년공 시절 일했던 경기 성남의 한 시계공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과거의 어둠과 절망을 걷어내고 공정한 나라를 만드는 대여정을 시작하려 한다”라고 선포, 기초자치단체장인 그가 제1야당의 대권 후보 자리에 오를지 관심이 모아진다.

◆“공정사회가 필생의 꿈… 사드 철회해야”

이 시장은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저의 필생(畢生)의 꿈”이라며 "이 자리에서 분명히 약속드린다. 이재명 정부에선 박근혜와 이재용의 사면 같은 것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재명식 뉴딜성장정책으로 함께 잘사는 경제를 만들겠다. 공정경제질서 회복, 임금 인상 및 일자리 확대, 증세와 복지 확대, 가계소득 증대로 경제선순환과 성장을 이루겠다”라며 “이를 위해 이 시대 최고 권력인 재벌체제를 해체해야 한다. 법 위의 삼성족벌체제를 누가 해체할 수 있겠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시장은 이와 함께 ‘국익 중심의 자주적 균형외교’를 강조한 뒤 “한·미관계는 발전시키되 과도한 미군 주둔비 증액 요구에는 축소 요구로 맞서고, 경제를 해치고 안보에 도움이 안 되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는 철회해야 한다. 전시작전통제권을 환수하고 자주국방의 길로 가야 한다. 위안부 합의는 애초부터 무효이고,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은 종료시켜야 한다”라고 현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드 배치는 잘못이지만 어쩔 수 없다’라는 태도로는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라며 ‘전임 정부가 국가 간에 이미 협상해 놓은 걸 뒤집는다는 건 쉽지 않다’라고 밝힌 안희정 충남지사 등을 겨냥했다.

◆대전 찾아 충청 민심 공략

한편, 이 시장은 대선 출마 선언 후 첫 방문지로 ‘중원(中原)’을 선택, 24일 대전을 찾아 설 명절을 맞는 충청 민심 공략에 나선다.

이 시장은 이날 오후 3시 민주당 대전시당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권 후보로서 첫 지역 방문의 의미를 담은 메시지를 발표할 예정이다. 또 오후 4시 같은 장소에서 대전지역 당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오후 5시 20분 대전CBS 라디오 프로그램 ‘시사매거진’에 출연한 뒤 오후 7시 중구 문화동 기독교연합봉사회관에서 ‘바꾸려면 제대로 바꾸자’를 주제로 시국강연에 나서 자신의 정치철학을 설파하고, 중원에서의 세몰이에 본격 시동을 건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