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을 단종된 갤럭시노트7의 잇단 발화 사고 원인은 배터리 결함이며, 본체의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결함이나 운송 과정의 문제 등은 발화 원인이 아니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수십만대를 동원해 충·방전 시험을 거듭한 결과 삼성SDI와 중국 ATL이 제조한 배터리에서 서로 다른 종류의 결함을 발견했다. 또 국외 검증기관 3곳도 이와 일치하는 결론을 확인했다.

차기 스마트폰 갤럭시S8을 준비 중인 삼성전자는 배터리 안전 검사를 강화하고, 제품 생산의 전문성과 평가의 객관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장치 등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또 발견된 문제점을 반영하고 검사를 강화하기 위해 차기작인 갤럭시 S8의 발표를 예년보다 늦추기로 했다. 이에 따라 갤럭시 S8은 올해 2월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공개되지 않는다.

◇ 배터리 문제로 드러나…"책임 통감"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갤럭시노트7 발화 사고가 배터리 자체 결함에 의한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고 사장은 "제품 20만대, 배터리 3만개로 대규모 충·방전 시험을 해 소손(燒巽·불에 타서 부서짐) 현상을 재현했다"며 "갤럭시노트7에 채용된 두 종류의 배터리에서 각기 다른 원인으로 소손 현상이 일어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에 삼성SDI[006400]와 중국 ATL 배터리를 사용했으나 이날 기자회견에서 특정 협력업체 실명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고 사장은 "지난 수개월 간 철저한 원인 규명을 위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등 제품뿐만 아니라 각각의 검증 단계와 제조, 물류, 보관 등 전 공정에서 원점부터 총체적이고 깊이 있는 조사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에서 발생한 소손 현상을 실험실에서 재현하고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대규모 충·방전 시설까지 마련했다"고 부연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발화 원인을 배터리 자체 결함으로 확인했지만, 배터리 크기와 용량 등 구체적인 사양을 주문한 입장에서 모든 잘못을 협력업체에 돌리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고 사장은 "배터리 설계와 제조 공정상의 문제점을 제품 출시 전에 최종적으로 확인하고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배터리를 납품한 협력업체들에 법적 책임을 묻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주홍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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