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도 국내 것보다 안전하다고 했는데" 분통
P&G 팸퍼스 기저귀 판매중단

“국내 기저귀보다 비싸도 안전하다는 평을 믿었는데 독성이라니…, 환불이나 교환도 안 되고 정말 화가 납니다.” 대전 중구 옥계동 주부 최 모 씨.

글로벌 생활용품 제조업체 피앤지(P&G) 기저귀의 독성 논란이 커지면서 주부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국내 기저귀 브랜드보다 1.5~2배 정도 높은 가격에도 영유아들이 사용하는 만큼 안전성이 보장된 제품으로 입소문이 나 있었기 때문에 주부들의 허탈감은 더욱 크다. 현재 주부들이 활동하는 카페 ‘대전세종맘스베이비’ 등 지역 커뮤니티 카페에서는 주부들의 반발이 쇄도하고 있다. 대형마트나 소셜커머스 등에서도 환불이나 교환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프랑스에서 유통 중인 피앤지 기저귀의 ‘팸퍼스 베이비 드라이‘ 제품에서 다이옥신과 살충제 성분이 발견됐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면서 대형 유통업체들이 관련 제품 판매를 중단했다. 다이옥신은 맹독성 물질로 고엽제의 주요성분이며 살충제도 세계보건기구(WHO)가 발암물질로 분류한 물질이다. 독성 기저귀 파문이 확산되면서 정부도 샘플 조사에 착수했다. 국가기술표준원은 팸퍼스 기저귀를 포함해 국내 유통되는 기저귀도 무작위로 골라 다이옥신 검출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

여전히 업체 측은 “유럽연합의 허용기준치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라 인체에 해가 없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소비자들은 “하루 종일 기저귀를 차고 있는 영유아에게는 극미량이라도 치명적”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주부 최 모(33·서구 둔산동) 씨는 “국내 여러 기저귀를 써봤는데 성분이나 흡수면에서 팸퍼스가 좋다고 해서 비싸도 이 기저귀를 썼는데 팸퍼스가 독성 물질을 포함하고 있다닌 말이 안 나온다. 이제 어떤 기저귀를 써야 할지 모르겠다”며 “일단 포장을 뜯지 않은 제품은 환불 신청을 해놨는데 이제 막 뜯는 기저귀는 환불이나 교환도 안 된다고 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정부나 업체가 말하는 안전기준도 믿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크다.

주부 이 모(37·동구 대동) 씨는 “옥시 가습기살균제 사건도 처음에는 안전기준에 부합해서 문제가 없다고 하지 않았느냐”며 “물티슈나 가습기살균제 등의 사례로 봤을 때 안전기준 자체를 믿어야 하는지 모르겟다”고 지적했다.

강선영 기자 kkang@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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