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대 기자

조선시대 임금 중 호불호가 갈리는 광해군. 그래서 어느 때는 나쁘게, 어느 때는 좋게 설명할 때 광해군과 비교하곤 한다. 그러나 난세에 나타난 영웅, 애민(愛民)정신이 깊다는 점에 대해선 부정하는 이가 없다.

광해군의 애민정신은 난세에 빛났다.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왜군을 피해 의주로 피신했던 아버지 선조. 백성들에게 고발당해 왜군에게 잡혀갔던 형 임해군. 이들에 비해 광해군은 전쟁으로 폐허가 된 국토에서 때로는 의병장 역할을 하며 왜군을 무찔렀다.

재위 기간 광해군은 선혜청(宣惠廳)을 두고 경기도에 대동법(大同法)을 실시하고, 1611년 양전(量田)을 실행하는 등, 절반의 성공에 그치긴 했지만 애민정신을 펼쳤다.

외교 분야에서 광해군는 현재의 실리외교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광해군은 재위 당시 명나라와 나중에 청나라가 되는 후금(後金) 사이에 전쟁이 발생해 명에서 원군 요청이 오자, 강홍립(姜弘立)에게 1만 명의 병사를 줘 파견함과 동시에 의도적으로 후금에 투항하게 함으로써 자국의 병사들의 희생을 최소화하는 등 중립외교 솜씨를 보였다.

일본과는 기유약조(己酉約條)를 체결해 임진왜란 이후 중단됐던 외교를 재개, 전쟁 당시 끌려갔던 자국민을 고향으로 데려오도록 광해군은 외교력을 펼쳤다.

현재도 난세다. 대통령이 탄핵을 당할 위기에 처했다. 촛불의 힘이 지금의 박근혜 대통령을 끌어내리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런 시기에 대선주자로 주목받지 못하던 이가 급부상 중이다. 바로 안희정 충남지사다. 좌·우로 나눠져 극한 대립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 안 지사는 ‘사드 배치’ 논란과 관련해선 ‘정책의 연속성’을 주장하고, 여야가 공동정부를 구성하는 ‘대연정’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좌·우, 진보·보수라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 새로운 실험에 나선 것이다.

진보 측 인사들의 반발이 있는 동시에 보수 측 인사들의 환영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가운데 안 지사의 대권 행보가 어떤 결실을 볼지 주목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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