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혈 보관 사기 아녜요? 장기보관도 제대로 안되고 의학기술도 그만큼 따라오지 못한다고 하던데…, 또 미용을 목적으로 무단 사용한다고도 하고 요즘도 제대혈 권유하는 병원이 있나요?”- 대전충남지역 모 카페 아이디 djf***

난치성 질환 치료를 위해 산모의 제대혈(탯줄혈액)을 받아 보관하는 제대혈 은행이 관리 부실과 활용률 저조, 비싼 보관료 등으로 인해 산모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특히 최근 강남 차병원에서 미용목적으로 제대혈 불법시술을 시행한 것이 사실로 밝혀지는 등 제대혈 관련 논란이 증폭되면서 산모들의 불신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둘째를 출산한 산모 이 모 (동구 대동·35) 씨는 출산을 앞두고 병원을 찾았다가 제대혈을 보관하라는 병원 측의 권유를 받았지만 단호히 거절했다. 둘째 출산이기 때문에 더 이상 기회가 없을 것이라는 상담실장의 권유에도 이 씨의 생각을 바꾸지 못했다. 그는 “제대혈 은행을 첫째 때도 권해서 여러 방면으로 알아봤는데 아이에게 보험을 더 들어주는 것이 낫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특히 최근에 제대혈은 평생 보관은 제대로 되지도 않을뿐더러 활용률도 1% 미만으로 낮다는 이야기를 듣고 고민할 여지도 없이 거절했다”고 밝혔다.

산모들로부터 제대혈에 관한 부정적인 의견들이 소문이 나면서 산부인과 병의원에선 출산을 앞둔 산모를 상대로 하던 제대혈 관련 영업도 거의 손 놓고 있다. 지역 산부인과 병원 관계자는 “몇 년 전만 해도 제대혈은 난치성 질환에 대응하기 위한 하나의 대안으로 각광을 받았는데 최근 여론이 좋지 않아 산모들에게 자세한 설명이나 권유는커녕 상담을 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이 같은 여론을 뒷받침이라도 하듯 제대혈 관리업무 심사평가에서도 제대혈은행은 관리부실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승희(새누리당) 의원이 12일 공개한 ‘제대혈관리업무 심사평가’ 최종결과, 보건당국은 제대혈은행 전수평가와 불법제대혈 줄기세포 사건 조사 등 제대혈은행의 갖가지 관리부실 문제를 알았음에도 적절한 대책을 세우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조사한 17개 제대혈은행 중 7개는 가족제대혈 미폐기, 장비점검 미준수, 인력 기준 미충족 등 문제점을 드러냈다.

김 의원은 “복지부가 그간 제대혈 부실 관리를 묵인한 것”이라고 지적하며 “제대혈관리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선영 기자 kkang@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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