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3개 시·도와 세종시 공조, 수정안 폐지 정부에 공식 요구

대담=김장식 정치담당국장안희정 충남지사 당선인은 7일 금강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세종시 수정안 추진과 4대강 사업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는 민의가 6·2지방선거를 통해 표출됐다. 이는 정권에 대한 엄중한 심판”이라며 “대통령 혼자 대한민국을 끌고 가기 어렵다. 올해를 진정한 지방자치의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안 당선인은 “새로운 세대가 민선 5기 충남도를 책임지게 됐는데 도민 여러분의 선택이 헛되지 않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민주주의 리더십, 참여와 소통을 기반으로 도정을 수행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민선 5기 자치시대 충남도정을 이끌 도백으로 선출된 소감은.“저의 도전을 허락해 주시고, 변화와 미래를 선택해주신 충남도민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충남이 수십 년 한국 정치를 발목잡고 있던 지역주의를 가장 먼저 극복했다. 이 기적을 만들어낸 도민들이 자랑스럽다. 충남의 위대한 선택이 영·호남 주민들에게도 전달돼 한국 정치가 망국적 지역주의의 굴레를 벗어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공직선거에 첫 출마해 당선의 영예를 안았는데 승리 요인은 무엇이었다고 생각하나.“저 안희정을 비롯한 우리 세대는 허리띠를 졸라매며 산업화를 이룩해 오신 부모님 세대가 21세기를 위해 키워주고 준비해 놓은 세대다. 우리 세대는 김대중·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민주화를 이루고, 또한 민주정부 10년 동안 국가경영에 함께 참여했다. 그러나 이제 우리 세대가 단순한 조력자가 아니라 책임자의 위치에서 일을 할 때가 됐다. 우리가 그 책임자로서 역량을 발휘하고 검증받기 위해 도전했다. 이 도전에 충남 유권자들이 마음을 열어주셨다. 믿고 맡겨주신 도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최선을 다해 새로운 미래와 희망이 되도록 하겠다.”-6·2지방선거를 통해 드러난 민심을 어떻게 평가하나.“이번 선거는 이명박 정권에 대한 심판이고, 억울하게 돌아가신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복권이며 위로라고 생각한다. 노무현 대통령도 이 소식을 접하셨다면 무척 좋아하셨을 것이다. 민주주의와 남북관계를 후퇴시키고 균형발전을 뒤집어엎은 이명박 정권은 민심의 소리를 받아들여 반성하고 돌이켜야 할 것이다. 만약 민심을 겸허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불행한 정권이 될 것이다.”-취임 준비는 어떻게 하고 있나."민선 5기 충남도정의 큰 밑그림을 구상하고, 도정 방향을 설정하기 위해 '행복한 변화, 새로운 충남 기획위원회'를 7일부터 가동했다. 기존의 ‘인수위원회’라는 명칭을 쓰지 않기로 했고, 공약·정책 점검과 취임 준비라는 역할에 걸맞게 기획위원회라는 명칭을 사용키로 했다. 행복한 변화, 새로운 충남 기획위원회는 금산군수 선거에 출마했던 박병남 대변인과 2개 위원회로 구성돼 공약과 핵심과제를 점검하는 데 초점을 맞춰 활동하게 된다. 기획위원회는 유재일 대전대 교수와 강현수 중부대 교수 등 전문가 그룹과 박수현·박정현 본부장 등 선대위 관계자 20여 명으로 구성되며 위원장은 두지 않기로 했다. 기획위원회는 6개 분야로 나눠 민선 5기 도정 방향 설정과 정책공약을 구체화하고, 현안위원회는 2개 분야로 나눠 핵심과제인 행복도시 원안 추진과 금강 정비사업 재검토 등을 맡게 된다. 행복한 변화, 새로운 충남 기획위원회는 단순히 도정 업무 파악과 인수 활동보다는 도민의 도정 참여의 폭을 넓히는데 중점을 두고 학계, 시민단체 등 각계각층의 깊이 있는 의견 수렴을 통해 민선 5기 도정 비전과 도정 목표 설정 및 향후 도정 운영에 반영할 계획이다."-가장 중요한 충남의 현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역시 세종시(행복도시) 원안 추진에 대한 도민의 염원이 가장 크다. 세종시는 단지 충청도의 자존심 문제가 아니다. 세종시가 제대로 돼야 수도권과 지역이 상생 발전할 수 있다. 지방도 선진국이 되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가 바라는 선진국은 수도권뿐만 아니라 지역도 잘 사는 나라다. 현재 균형 발전의 가장 핵심은 세종시의 차질 없는 건설에 있다. 세종시는 충청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국책사업이다. 또한 지방재정의 위기가 심각하다. 지방재정의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균형발전 정책이 다시 제 궤도로 올라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세종시·4대강 사업에 관해 타 시·도지사와 공조하겠다고 했는데 이에 대한 복안은.“세종시와 4대강 사업은 충남도정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 시·도지사 선거에서 중요한 이슈였다. 국가균형발전과 세종시, 4대강 문제는 소속 정당을 초월해 시·도지사들이 공동 대응해야 한다. 그 첫걸음으로 충청권 3개 시·도지사가 8일 이번 선거를 통해 드러난 세종시 원안 사수를 염원하는 민의를 거듭 천명하는 자리를 갖기로 했다. 대통령 혼자 대한민국을 끌고 가기 어렵다. 올해를 지방정부가 대통령의 짐도 덜어주고 국가 성장동력도 향상시키는 지방자치의 원년으로 만들겠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번 선거를 통해 확인된 주권자의 의지에 순응하지 못하면 아주 불행해질 것이다. 4대강 사업과 세종시는 이미 국민들이 결론을 낸 것과 같다. 염홍철 대전시장 당선인과 이시종 충북지사 당선인과 협력해 조만간 세종시 수정안의 폐기를 정부에 공식 요구할 것이다. 또 4대강 사업에 대한 국민적 우려와 중단 요구에 대해 공감하고 있는 김두관 경남지사 당선인, 강운태 광주시장 당선인 등과 사업의 전면 중단과 재검토를 촉구할 것이다. 우리는 무조건 반대만 하자는 것은 아니다. 4대강 사업 영역 중 치수 부분 등은 일정 정도 논의해 볼만하다. 4대강 사업과 세종시는 이미 국민들이 결론냈다.”-자유선진당이 다수를 차지한 도의회 및 지역 국회의원들과의 관계 설정은.“참 다행인 점은 선진당이 충남에선 1당, 민주당이 2당이라는 점이다. 선진당과는 이번 선거과정에서도 세종시 원안 사수, 4대강 사업 중단 등을 비롯해 정책과 공약이 유사했고, 호환성이 있어 앞으로 싸울 일이 별로 없을 것이다. 의회와 집행부 간 견제와 균형을 이루면서 의회가 존중받도록 하겠다. 대화하겠다. 정책을 놓고 토론하겠다.”-이완구 전 지사는 정무부지사로 경제부지사를 기용한 바 있는데 정무부지사 인선 구상은.“좀 더 시간을 두고 도정 업무보고를 받고, 중앙정부 현안, 도청 이전 신도시 건설 등 지역 현안, 지방재정 위기 등 복합적 요소를 고려하고 어디에 집중할 것인가를 고민해 그것에 적합한 인사를 할 것이다. 정무부지사 역할을 좁게 국한하기보다는 내가 미치지 못하는 영역을 맡기는 식이 될 것이다.”-‘안희정식 리더십’은 어떤 리더십인가.“한마디로 민주주의 리더십이다. ‘안되면 되게 하라’ ‘나 믿고 따라 와라’ 하는 식의 리더십이 아니라 대화를 하고, 모든 사람들에게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줘고, 제기된 사안에 대해 토론한 후 결론이 도출하면 그것에 따라 단결할 수 있는 그런 리더십이다. 지도자는 권위와 권력을 내려놓을 줄 알아야 한다. 그런데 아직도 우리 사회는 박정희 시대, 산업화 시대 리더십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같다. 이명박 대통령도 그렇다. 세종시 수정안 추진과 4대강 사업에 대한 국민의 우려를 이 대통령에게 전하고 이를 따라 주실 것을 요청할 것이다. 지도자는 국민에게 무릎 끊는 것을 부끄러워 해선 안된다. 그것이 정상적인 국가 지도자의 모습이다. 권력은 국민 밑에 있는 것이다. 주권자의 참여를 통해 더 좋은 민주주의를 이룩해야 한다. 도정에 있어서도 공직자와 도민이 협력해 정책을 만들어 나가는, 모두가 잔치마당의 주인이 되는 도정을 펴겠다. 참여와 소통이 중요하다.”-정치적 역할에 대한 구상은.“중앙정부 차원에서 협력과 해결이 필요한 현안에 대해서는 정치력을 발휘하겠다. 세종시 원안 추진, 4대강 사업 조정, 지방재정 위기 극복 등 최대한 정치력을 발휘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민주당 최고위원으로서 제1야당의 당력을 최대한 동원하고, 정부와 적극적인 대화를 통해 협력을 이끌어 내는 정치력을 발휘할 것이다. 도정 책임자로서 충남의 모든 역량과 잠재력, 민심을 통합해야 한다. 공직자와 지역언론, 시민단체, 지식인 등을 충남의 새로운 미래를 위해 새로운 역사를 만들자는 의지로 통합해 나갈 것이다. 심대평·이완구 전 지사, 이번 선거에 함께 출마했던 박상돈·박해춘 후보 등 선배 정치인들의 역량까지도 포함해 새로운 충남 발전의 에너지를 통합해 나가겠다.” -마지막으로 금강일보 독자와 지역민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다시 한 번 도민 여러분의 위대한 선택에 감사드리고, 그 믿음에 어긋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쓴소리와 단소리를 모두 새겨 듣겠다. 줄 세우거나 군기 잡는 리더십이 아니라 함께하는 리더십을 구현하겠다. 내가 발로 뛰며 몸으로 받아들인 도민들의 요구를 공직자들에게 그대로 전해 최대한 도정에 접목되도록 하겠다. 변화를 주창해 왔지만 조급하기보다는 철학을 갖고 꾸준하게 실천해 진정한 충남의 변화를 도모하겠다.”※안희정의 10가지 약속①행복도시를 원안대로 추진하겠습니다. -행복도시 원안 추진으로 수도권의 과밀화 해소와 국가균형발전을 선도하겠습니다.②4대강 사업을 중단시키고, 금강 정비사업 예산을 재검토해 꼭 필요한 곳에 먼저 배치하겠습니다. -국가하천 정비사업과 수질 개선 사업 등 지천과 소하천을 중심으로 정비하겠습니다.③친환경 무상급식을 실시하겠습니다. -부모의 경제 능력에 상관없이 친환경 무상급식으로 아이들에게 건강과 사랑을 전하겠습니다.④귀농·귀촌시대에 맞게 살고 싶은 농촌 마을을 조성하고, 지역 특화작물의 작목별 조합 구성 및 영농조합법인 구축을 지원하고, 농가 소득을 올리겠습니다.⑤태어나서부터 노인까지, 장애인과 다문화 가정까지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를 실현하겠습니다.⑥혁신형 행복학교를 50개 만들겠습니다. -아이들의 다양한 소질과 능력을 항상시키는 맞춤학교, 사교육 제로의 책임학교, 학생과 교사의 인격이 존중되는 행복학교를 만들겠습니다.⑦충청광역경제권 추진, 인재·강소기업 육성으로 충남산업을 튼튼하게 만들겠습니다. -서해안시대 광역인프라 구축(당진항 국가무역항 지정과 항만물류 전담부서 설치)과 인재육성으로 작지만 강한 중소기업을 만들겠습니다. ⑧사회적 기업 1000개와 좋은 일자리 1만 개를 만들겠습니다. -사회적 서비스 수요 급증 해소와 서민과 노인·여성에 대한 일자리 창출, 중소기업 육성과 창업 지원에 적극 나서겠습니다.⑨3S(느리고, 안전하고, 작은) 도로, 누구나 걷고 싶은 길, 자연과 이야기가 흐르는 길을 만들겠습니다.⑩서민경제, 골목경제를 지켜 중산층과 서민이 따뜻한 충남을 만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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