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태블릿PC 등 간단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전자기기 사용이 늘면서 생활 속에서 떼어낼 수 없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의 전자기기 사용이 밤 늦게까지 이어지면 수면장애를 유발하기 쉬운데, 수면부족과 수면장애가 지속될 경우 건선 피부염 증상까지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수면장애와 피부 건선 사이의 상관성이 국내 건선한의원 의료진의 논문을 통해 보고된 바 있다. 강남동약한의원 이기훈, 양지은 박사가 대한한의학회지에 발표한 불면증과 피부 건선 사이의 상관성에 관한 논문을 살펴보면 수면 장애를 동반한 건선 피부염 환자들의 경우 불면증과 건선이 동시에 나타나거나, 불면 증상이 악화될수록 피부 건선 증상도 악화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이러한 사실을 바탕으로 불면증을 먼저 치료하자 피부 건선 증상도 함께 개선돼 불면증 치료가 유효한 건선치료법이 될 가능성이 제시됐다.

논문 속 건선 치료 사례를 보면 불면증과 함께 전신 화폐상 건선을 앓고 있던 환자에게 먼저 불면증 치료를 시행한 결과 ISI(불면증 지수 Insomnia Severity Index)가 치료 전 27에서 치료 후 2까지 개선돼 최소 6시간 이상의 수면을 취하게 됐다.

이와 동시에 피부 건선 증상은 PASI 지수가 치료 전 15.2에서 치료 후 1.2까지 급격하게 개선됐다. PASI 지수는 건선 중증도 지수를 뜻한다.

수면 장애는 만성 피로와 우울감, 두통 등 다양한 증상을 유발할 뿐 아니라 당뇨, 고혈압, 심혈관계 질환의 발병 확률이 높아지는 등 건강을 해치는 원인이 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여기에 이번 연구를 통해 수면 장애가 만성 난치성 피부 질환인 건선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건선 치료를 위해 한의원에 내원한 환자들 중 많은 수가 충분한 수면을 취했을 때와 그렇지 못했을 때 건선 증상에 차이가 있다고 말합니다.” 논문의 저자인 양지은 박사의 설명이다.

“충분히 수면을 취한 다음날에는 가려움과 건조함이 덜해 인설 증상이 개선되거나 붉은 건선 발진도 색이 더 연해지는 등 건선 증상이 호전되는 반면, 육아 등으로 장기간 수면부족이 계속되거나 불면증이 생긴 이후 건선이 급격하게 악화되었다는 환자들도 많습니다. 이런 경우 그 어떤 건선치료제 보다도 숙면이 건선 치료에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강남동약한의원 이기훈 박사는 “건선이라 하면 크게 당황하는 환자들이 많은데, 생활을 건강하게 바로잡는 것부터 치료의 시작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일주일에 하루 이틀 정도는 10시 전에 잠드는 것이 좋습니다. 잠자기 전에는 TV,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전자기기 사용을 되도록 삼가고, 낮에 가벼운 산책을 하거나 스트레칭 등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도 좋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수면을 개선했음에도 불구하고 건선 증상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다면 다른 생활습관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감기나 장염 등 감염증에 쉽게 걸리지는 않는지, 평소 기름지고 자극적인 음식, 첨가물이 많이 들어간 인스턴트 가공식품 섭취가 잦지는 않은지, 과도한 음주나 흡연 문제는 없는지, 스트레스가 심한지 등 건선에 해로운 요인들을 확인해 하나씩 개선해 나아가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양지은 박사는 “수면장애가 있는 건선 환자라 해서 모두 다 똑같은 치료방법과 치료제로 낫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건선이 심하다면 전문적인 의료 기관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통해 자신의 건선 증상에 특화된 치료법을 찾는 것이 바람직합니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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