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년 붉은 닭의 해를 맞아 주춤하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이 최근 충남을 중심으로 또 다시 확산되면서 그동안 한시름 놓고 있던 지자체들이 ‘꺼진 불도 다시 보자’는 각오로 방역 강화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지난 1월 발생 이후 40여 일간 주춤 하던 충남지역의 AI발생은 지난달 22일 청양 산란계 농장, 28일 홍성 종오리 농장에 이어 지난 1일 논산 토종닭 농장 등에서 잇따라 발생하며 방역당국을 다시 긴장 시키고 있다.

방역당국은 소강상태에 있던 AI가 1주일여 사이에 충남지역에서 집중 발생한 원인으로 철새이동에 따른 전파 가능성과 함께 감염농장을 매개로 한 발생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최근 충남 서남부 지역에서 AI가 추가 발생하면서 지난해와 올해 AI로 인한 충남 최대 피해지역인 아산·천안 지역은 3개월여간의 집중 방역을 통해 1월 이후 추가 확산을 막은 것에 안도할 겨를도 없이 만일의 상황에 대비한 대응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아산지역의 경우 지난해 11월 500만여 수에 달하던 전체 가금류 사육 두수는 감염 전 출하와 예방적 살 처분 등으로 지난 1월 80여만 수로 감소했지만, 최근까지 AI 발생이 소강상태를 보이면서 사육농가들이 철저한 사전사후 검사 후 사육을 시작해 다시 120여만 수로 증가해 방역강화를 서두르고 있다.

우선 방역당국은 AI발생 인근 농장을 중심으로 방역체계를 확대 강화하고 재사육에 들어간 농가들에 대한 AI예방책 홍보는 물론 새로운 감염원으로 의심되는 철새들의 이동경로인 곡교천 주변의 방역 및 예찰활동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장기간의 비상근무로 피로가 누적된 방역요원들의 업무부담 해소를 위한 인원충원 및 지원인력 확보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김만태 아산시축수산과장은 “지난 1월 이후 철저한 방역과 농가들의 자발적인 확산방지 노력으로 추가적인 발생을 막아왔지만 인근 지역들의 잇단 AI 발생으로 긴장의 고삐를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진 않았지만 철새이동에 의한 발병가능성도 배제 하지 않고 철새도래지 인근에 대한 방역 역시 강화하고 있다. 시민들 역시 철새들과의 직접적인 접촉을 피하고 이상증세를 보이는 철새를 발견 시 즉시 관계당국에 신고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천안지역 역시 방역 및 예찰활동 강화는 물론 방역조직 확대를 통해 AI와 구제역 전담팀을 편성 효율적인 대응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민은 “닭은 예로부터 상서롭고 신통력을 지닌 서조(瑞鳥)로 여겨져 왔다. 새벽을 알리는 우렁찬 닭의 울음소리는 새로운 시작을 상징하는 서곡(序曲)으로 받아들여졌다”며 “우리조상들은 밤에 횡행하던 귀신이나 요괴도 닭 울음소리가 들리면 사라져 버린다고 믿었었다. 이러한 닭의 힘을 빌어 AI나 구제역도 조기 종식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산=이진학 기자 ljh1119@ggilbo.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