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부지역 8개 시·군의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보령댐의 저수율이 15%대로 떨어지면서 ‘경계단계’ 진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가뭄으로 제한급수가 시행됐던 지난 2015년보다도 더 떨어진 최악의 수준이다. 아직 영농철 용수공급 등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은 하고 있지만 가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어 미리부터 총력 대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충남도에 따르면 보령댐의 저수율은 이날 현재 15.4%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62.9% 이고 98년 댐이 준공한 이후 평균의 37.4%에 불과한 것이다. 제한급수가 시행됐던 2015년 11월 7일 저수율 18.9%보다도 낮은 것이고 역대 최저수준인 2007년 15.1%와 비슷하다.

보령댐은 지난해 8월부터 ‘주의단계’를 유지하고 있었으나 현재와 같은 상태가 지속될 경우 이달 말쯤 경계단계로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경계단계로 들어서면 하천유지 용수와 농업용수까지 줄이게 돼 당장 영농철을 맞은 농민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게다가 국지적인 가뭄피해까지 걱정해야 할 판이다.

이에 따라 도는 국토교통부와 수자원공사와 함께 금강 백제보에서 보령댐을 연결하는 도수로 사전 점검을 위한 시험가동에 들어갔다. 통수식 이후 시험 가동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도수로가 가동되면 하루 최대 11만 5000톤의 금강 물을 보령댐으로 보낼 수 있어 제한급수 등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다.

그렇지만 도수로만 믿고 있을 수는 없다. 충남도의 자료를 보면 올 봄 강우전망은 좋지 않다. 강우량이 3월에는 평년(49.9㎜)과 비슷하거나 적겠고, 4월은 평년(68.9㎜)과 비슷하거나 많겠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본격적인 모내기철인 5월로 접어들면 평년(96.4㎜)보다 적겠다는 전망이 나와 있다.

물론 장기 전망이어서 예보가 들어맞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지금부터 가뭄에 대비한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 충남은 가뭄이 2~3년마다 한 번씩 발생할 정도로 가뭄빈도가 많은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 2012년과 2015년 극심한 가뭄으로 제한급수가 실시되는 등 피해와 주민들의 불편이 매우 컸다.

이 때문에 금강에서 보령댐으로 연결하는 도수로 등이 건설되기는 했지만 이것은 비상시 급한 불을 끄는 수단에 불과하다. 보다 항구적인 가뭄대책을 수립해 시행해 나가야 한다. 이와 더불어 도민들의 자발적인 생활 속 물 절약 실천과 논물 가두기 등 가뭄극복을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정신으로 민·관이 함께 나서서 가뭄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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