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대전지방경찰청 청장비서실

겨울이 물러가고 봄이 오는 소리에 얼었던 땅도 녹고 새싹이 피어나는 계절이 왔다. 봄기운이 완연하지만 일교차가 심해 아침저녁으로 여전히 쌀쌀하므로 안전운전에 신경을 써야 한다.

운전자들은 봄이 되면 얼었던 도로가 녹기 때문에 겨울철보다 안전할 것으로 생각하기 쉬워 주의의무를 게을리하게 되는데, 사실 이때가 가장 위험한 시기이고 사고도 많이 일어난다. 왜냐하면, 추운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봄이 오면서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해빙기다. 이 기간에는 얼어서 부풀어 올랐던 땅이 녹아 지반이 약해져 균열 및 붕괴로 인한 안전사고가 발생한다. 도로가 파손 또는 붕괴되고, 특히 비포장도로나 강가에 접한 도로, 산악도로 등에서는 균열이나 낙석 등의 위험이 있으므로 항상 주의해야 한다. 또한, 우리 몸도 기온이 상승함에 따라 긴장이 풀려 나른해지고 몸의 반응이 둔해지는 등 그로 인한 사고도 많이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해빙기로 인한 교통사고 발생률이 증가할까봐 우려되는데, 그 원인을 알고 대비를 해야겠다. 이시기 교통사고의 주범으로는 크게 두 가지 요인이 있다.

첫째는 교통의 안전을 위협하는 포트홀이다. 포트홀은 도로 표면 일부가 부서지거나 내려앉아 생긴 구멍으로 차량이 지나는 도로에 주로 생기기 때문에 사고를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 포트홀은 아스팔트 포장 표면에 생기기 쉬운데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제설작업 중 눈을 녹이기 위해 염화칼슘을 많이 사용해 아스팔트 안으로 스며든 염화칼슘이 도로의 균열을 생성해 부서지고 떨어져 나가면서 결국 커다란 포트홀이 생겨난다. 포트홀은 야간은 물론 낮에도 인식하기가 매우 어렵다. 더군다나 도로를 달리다 갑자기 포트홀과 마주치게 되면 핸들을 급하게 조작하거나 급제동을 하게되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빠른 속도로 달리다 포트홀을 마주치게 된다면 타이어가 펑크 나거나, 휠에 강한 충격이 가해져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해빙기 교통사고의 두 번째 요인은 블랙아이스다. 블랙아이스란 쉽게 말해 빙판이다. 얇은 얼음막이 도로를 덮으면 검은색의 아스팔트가 투명하게 보이기 때문에 블랙아이스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도로에 쌓인 눈이 녹았다가 밤에 다시 얼어붙어 빙판길이 되는데, 이 또한 겨울철 제설작업을 위해 도로 위에 뿌린 염화칼슘이 주범이다. 염화칼슘이 눈과 결합하게 되면서 도로 위에 남아있던 수분이 도로 표면을 미끄럽게 하는 슬라이딩 효과를 유발하게 되는 것이다. 요즘 같은 시기에 블랙아이스 현상이 잦아져 사고 위험성이 크므로 운전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산모퉁이나 터널의 입구와 출구, 습기가 많은 강가나 저수지근처 도로의 경우 블랙아이스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므로 특별히 유의해야겠다.

해빙기 교통사고의 주요원인이 되는 포트홀과 블랙아이스로 인한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규정 속도 준수는 물론 주행 중에는 오직 운전에 집중하고 항상 도로상황을 살피면서 방어운전을 해야 한다. 특히, 포트홀이나 블랙아이스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구간에서는 속도를 규정속도보다 낮추고, 급제동이나 급가속, 급핸들 조작을 피하는 것이 해빙기 교통사고를 예방하는 방법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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