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민대학 인문학 강사

‘운명’ 그 말속에서 풀지 못할 수수께끼 같은 신비로움, 거역할 수 없는 그 어떤 절대적인 힘, 두려움과 공포의 기운을 느끼게 된다 .‘그리스 신화에 의하면‘인간은 누구나 신탁(神託)을 받고 태어났다.’ 하였다. 다시 말해 인간은 스스로의 뜻이 아닌 신의 의지대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리스 신화 ‘오이디푸스왕’에 보면, 신탁(神託)을 받고 태어난 ‘오이디푸스’는 신의 각본대로 자기 아버지를 죽이고 자기 어머니를 범하게 된다. 나중에 이 사실을 알게 된 오이디푸스는 자기 눈알을 뽑고 절규한다. “이 오이디푸스에게 있어서 죄란 무엇입니까 나는 신이 만들어 놓은 올가미에 걸려들었을 뿐 나에게는 아무런 죄가 없습니다.” 오이디푸스의 절규처럼 우리 인간은 누구나 할 것 없이 신이 만들어 놓은 각자 운명의 올가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사는 오이디푸스가 아닐까? 신이 만들어 놓은 올가미, 다시 말해 자신의 의지와 전혀 관계없는 신의 의지 즉 신탁(神託)을 ‘운명’이라는 말로 표현 할 수 있겠다. 운명이란 무엇인가?

▲ 운명은 자기가 짊어지고 가야할 자기 몫이다. 운명이란, 인간의 자유의자가 작용할 여지가 없는 세계라고 정의해 보겠다. 그러므로 내게는 운명을 선택할 자유나 권리가 없다. 내가 원하건 원치 않건, 좋건 싫건 피할 수 없는 무조건 받아야 하는 자기의 몫인 것이다. 그리스어로 운명의 신을 ‘몫’이라는 뜻의 모이라(moira)라고 한다. 다시 말해 운명은 각자가 무조건 짊어지고 가야 할 자기의 몫인 것이다.

▲ 태어날 때 이미 명(命) 즉 목숨과 처지는 정해진다. 운명(運命)이라 할 때 명(命)은 태어날 때 이미 정해진 목숨과 처지를 뜻한다고 하겠다. 다시 말해 인간은 이 세상에 나올 때 세상에 나가서 어떻게 살다가 언제 돌아와라 하는 것이 정해져서 태어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은 태어난 년, 월, 일, 시 즉 사주(四柱)에 모든 것이 정해져 있다.’(年, 月, 日, 時 該載定)하였다. 안타깝지만 흙수저, 금수저로 태어난 것도 다 각자의 운명에 의함이고 박복한 삶, 후복한 삶도 각자의 운명에 따라 정해진 삶이라는 것이다. 5월 9일에 선출될 이 나라 대통령도 이미 운명에 정해져 있겠으나 오직 신만이 알뿐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것이다.

▲ 성공과 실패 행복과 불행의 인생은 운(運)에 달려 있다. 태어날 때 정해진 명(命) 즉 삶의 처지나 목숨은 신의 영역이라 인간의 의지나 노력으로 고치거나 바꿀 수 없다. 그렇다면 박복한 운명으로 태어난 사람은 평생 불행과 실패 인생으로 살아야 하며 후복한 운명으로 태어난 사람은 평생 행복과 성공인생으로 사느냐 하는 것이다. 여기에 신의 또 하나의 섭리가 있다. 인생의 행과 불행 성공과 실패는 신이 부여해준 명(命)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주어진 명(命)을 운영(運)해 나가는 인간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운명이라고 할 때 명(命)앞에 운(運)을 둔 것이라 하겠다. 다시 말해 자기에게 주어진 명(命)을 어떻게 운영해 나가느냐에 따라 행복과 불행, 성공과 실패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대통령이라는 후복한 명(命)을 부여받았지만 자기 자신이 그 운을 다스리지 못해 누구보다 불행과 실패의 인생이 되지 않았던가. 또한 장애라는 가장 박복한 명을 가지고 태어났지만 그 박복한 명을 굳센 의지와 노력으로서 잘 다스려 정상인도 이루지 못한 성공을 이루지 않았던가. 이처럼 후복한 명(命)도 운행을 잘못하면 즉 잘 다스리지 못하면 불행과 실패의 인생이 될 수 있고 박복한 명(命)도 운행을 잘하면 즉 잘 다스리면 행복과 성공의 인생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인생의 행복과 불행, 성공과 실패는 타고난 명(命)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명을 다스리는 운(運)에 달려 있음이라 하겠다.

▲ 그렇다. 하늘이 내려준 나의 명(命)을 어떻게 운전하느냐(運)에 나의 인생이 달려 있다.

대전시민대학 인문학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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