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둔산署 등 전국 21개 署 23일까지 2주간 시범 운영

지그재그형 음주단속 설명도. 경찰청 제공

지난 13일 밤 대전 서구의 둔산대로에서는 지그재그로 놓인 경찰차량의 불빛이 반짝거렸다. 일상적으로 진행되는 음주단속처럼 보였지만 이날 둔산경찰서의 음주단속은 이전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었다. 순찰차를 활용해 안전단속 구간을 확보하는 방식의 ‘지그재그형’ 음주운전 단속을 시범적으로 시행해 눈길을 끌었다.

지그재그형 음주 단속은 경찰청이 지난 10일부터 오는 23일까지 2주간 전국 21개 경찰서에서 시범운영 중으로 대전 지역에서는 둔산서가 유일하다. 최근 잇따르는 음주운전 사범으로 경찰의 음주단속이 강화되는 가운데 지그재그형 음주 단속은 도주나 급발진 차량 등에 의한 경찰의 부상을 방지하기 위한 경찰의 대책으로 주목되고 있다.

특히 대전은 지난 2011년 음주운전 단속을 하던 의경이 만취 뺑소니 차량에 치여 의식불명에 빠지고 지난해 만취 운전자에 의해 경찰 수 명이 큰 부상을 입는 등의 사고가 잇따라 관련 대책의 필요성이 더욱 요구돼 왔다.

지난 13일 찾아간 둔산대로 지그재그형 음주단속 현장, 입구에서는 안전 경고등과 지그재그로 놓인 경찰 차량이 눈에 띄었다. 경찰이 ‘2호차량’으로 명명한 경찰차량은 도로 대각선으로 위치를 선정해 차량 감속 유도와 방호벽 역할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2호 차량은 통행량에 따로 차로 수 조정의 역할도 한다”는 것이 경찰의 귀띔이다. 또 단속현장에서는 스토퍼 용을 설치해 차량이 음주단속 현장을 벗어나는 것을 차단하고 있었다.

음주운전을 감지하는 단속 경찰 뒤쪽으로는 또 다른 경찰차량(1호 차량)이 지그재그로 놓여 있었다. 차량 출구 역할을 하는 범위를 3m 이내로 좁혔는데, 급발진 도주차량을 차단하는 역할을 하기 위한 것처럼 보였다. 이 같은 지그재그형 단속에 대해 경찰내부에서는 음주운전 단속 중 발생하는 각종 사고를 예방하고 효과적인 단속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실제로 이날 지그재그형 단속이 실시되자 차량의 속도가 주는 효과가 있었다. 단속구간의 과속운전으로 인한 추돌사고와 단속을 피하려는 도주차량으로 인한 2차사고 예방을 위한 목적이 적절히 발휘하는 모습이었다.

단속 경찰의 반응도 좋다. 민경록 상경(방범순찰대 소속)은 “지그재그형 음주단속을 해보니 차량정체는 불가피하게 생기는 부분이 있지만, 과속이나 급발진 등 도주하려는 차량이 없어서 좋았다”며 “도로에 서서 직접 운전자의 음주여부를 감지기로 확인하는 입장에서는 훨씬 안전하게 느껴졌고 도주차량이 원천 차단되는 점이 장점으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지그재그 형 음주 단속으로 인해 교통정체가 일어나자 일부 시민들의 ‘항의’가 이어지기도 했다. 경찰은 지그재그형 음주단속은 ‘차량의 속도를 줄이기 위해’ 일부 정체가 일어날 수 있다고 설명하며 시민의 협조를 당부했다.

대전 경찰관계자는 “지난달 기준 대전지역에서 발생한 교통사망사고 17건 중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망사고는 4건, 전체 교통사망사고의 23.5%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동기간 대비 8.5% 상승한 수치”라며 “음주운전하면 반드시 단속된다는 인식확산을 위해 새벽 등 심야시간대까지 단속시간을 확대하고 있다. 지그재그형 음주단속으로 일부 정체가 일어날 수 있지만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이해해 달라”고 당부했다.

곽진성 기자 pen@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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