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속형' 중소형 전성시대

과거에는 대형 전용면적의 평단가가 가장 높았지만 이제는 중소형 전용면적이 가장 높다. 가격 상승도 앞으로는 이들이 이끌게 될 것이다. 대개 66~95.7㎡(20평대)가 오르면 그다음으로 99~128.7㎡(30평대)가 오르고 그다음 순서로 132~161.7㎡(40평대)가 오르는 식이다. 저출산, 고령화,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지금은 과거처럼 대형 전용면적이 매매가격을 이끄는 현상이 일어나기는 쉽지 않다. 소형 전용면적이 올라 어쩔 수 없이 중·대형이 오르는 형국이 될 것이다.

물론 예외적으로 수요자들이 중·대형 전용면적을 선호해 웃돈이 높게 붙는 지역이 존재하기도 한다. 방 4개짜리 집을 원하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때도 조건이 있다. 택지개발지구 내에서 중·대형 평수의 물량이 극히 적어야 한다는 의미다.

66~95.7㎡ 전용면적은 앞으로 희소가치가 있다. 이제는 건설사가 해당 전용면적의 아파트를 잘 짓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 요즘의 66~95.7㎡는 방 3개에 욕실 2개짜리 확장형 구조로다. 이런 구조는 분양가 대비 건축비가 많이 든다. 욕실, 싱크대, 수납장은 똑같으니 바닥이 좁을수록 평당 건축비가 높아지지 않겠는가. 공급자로서는 99~128.7㎡ 이상을 많이 내놓는 것이 훨씬 이득이다. 경기가 좋을 때 건설사들이 대형 전용면적 위주로 아파트를 지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66~95.7㎡는 대부분 사람이 가장 선호하는 평형이다. 신혼부부도 은퇴한 노년부부도 선호하고, 혼자 사는 사람도 좋아한다. 1~2인 가구라고 해서 좁은 집에 살고 싶어 하는 것은 아니다. 내 집 마련을 꿈꿀 때도 최소한 66~95.7㎡를 생각한다. 집을 구매하려는 욕구가 가장 큰 세대는 아직 어린 자녀를 둔 30대 부모인데 방 2개짜리는 아이들 키우며 살기에는 불편하다고 느껴진다. 또 복도식일 경우 복도로 이웃들이 통행하므로 여름철에 문을 열어놓고 있기가 곤란하다. 그래서 방 3개짜리, 20평대, 계단식 아파트가 가장 인기다.

방 2개에 화장실 하나, 역세권, 오래된 아파트라도, 또 주변에 아무리 새 아파트가 들어서도 이런 아파트는 수요가 줄지 않는다. 가격 메리트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이를 키우는 엄마는 빌라로 가고 싶어 하지 않는다. 위치가 언덕배기인 곳이 대부분이어서 아이들이 마땅히 뛰어놀 장소가 없다. 골목으로 자동차들도 많이 다니기 때문에 아이를 학교에 보낼 때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는 점도 있다.

한국 사람들은 나보다 잘사는 사람과 어울리기를 좋아하는 특성이 있다. 따라서 같은 입지와 비슷한 가격이라면 소형 평수로만 이루어진 단지보다는 중·대형 평수와 함께 있는 단지가 더 좋다. 그리고 될 수 있으면 주변 집값이 비싼 지역이 좋다. 주민들 소득이 높고 집값이 비싼 곳은 학군도 좋고 수요가 탄탄하다.

역으로 중·대형 아파트를 구입하는 경우라면, 소형 없이 중·대형 평형끼리만 어울려 있는 단지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즉 자신이 사는 전용면적보다 더 넓은 전용면적도 함께 이루어진 단지를 선택하는 게 가장 좋다. 내가 가진 아파트가 그 단지에서 가장 작으면 되는 것이다.

자료=‘나는 마트 대신 부동산에 간다’, 부동산114

정리=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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