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선병원 건강검진센터 김기덕 소장

 

봄에는 날씨가 풀리면서 많은 사람들이 여러 곳으로 외출하는 횟수가 늘어난다. 그러나 요즘에는 봄이어도 외출하기가 마땅치 않은 때가 많은데, 바로 공기 속에 있는 각종 이물질 때문이다. 이 이물질들은 사람들의 눈에 들어가 눈을 따갑게 하는 등 괴로움을 주기도 하는데, 실제로 봄철에는 병원에서 눈병을 진단받는 환자가 늘어난다. 알러지성 결막염도 그 중 하나인데, 눈이 가렵다고 비비면 증상이 더욱 악화돼 더욱 고통스러울 뿐이다. 알러지성 결막염의 원인, 종류, 증상, 치료 방법, 예방 방법 등에 대해 대전선병원 건강검진센터 김기덕 소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알러지성 결막염은 공기 속 이물질 때문에 봄에 자주 발생해

공기 중에 떠다니던 여러 이물질이 눈에 들어와 결막과 닿으면 가려움, 이물감, 눈물흘림, 눈곱, 충혈 등을 유발하는데, 이를 알러지성 결막염이라고 한다. 알러지는 우리 몸의 면역 세포가 특정 외부 항원을 인식할 때 나타나는 일종의 과민 반응이다. 이러한 항원이 눈에 들어오면 결막에 닿아 과민반응을 유발하고, 이렇게 알러지성 결막염으로 발전한다.

눈은 외부에 노출돼 있어 알러지 반응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집안의 먼지, 진드기, 곰팡이, 동물의 먼지 등이 모두 알러지성 결막염에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봄에는 그러한 물질들 외에도 황사와 미세먼지 등의 공기 속 이물질과 꽃가루 등의 농도가 짙어지기 때문에 알러지성 결막염을 앓는 환자들이 많아지는 것이다.

환자의 성비를 보면 전체적으로는 여성 환자의 수가 남성 환자의 1.5배 이상인데, 이는 여성이 남성보다 화장품과 렌즈를 많이 사용하는 등 눈에 이물질이 들어갈 위험이 높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알러지성 결막염은 공기 속 이물질 때문에 봄에 자주 발생해

알러지성 결막염은 여러 가지의 모습으로 나타나지만 증상이 경미한 계절성 알러지성이나 통년성 알러지 결막염인 경우가 많다.

계절성이나 통년성 알러지 결막염의 경우에는 시력에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적지만 자주 발생하고 만성적이기 때문에 환자에게 많은 고통을 준다. 매년 봄만 되면 결막염이 나타나 고생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 외 나머지는 아토피피부염과 동반된 아토피 각결막염, 주로 아이들에게 나타나는 봄철각결막염 등이 있는데, 이 두 가지는 각막을 침범해 시력 손상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눈이 가렵거나 이물감이 느껴질 때, 충혈되거나 눈곱이 많이 낄 때 의심해봐야

우선 눈이 가렵거나 이물감이 느껴지는 경우, 눈이 충혈되거나 평소보다 눈곱이 많이 끼면 알러지성 결막염을 의심해 봐야 한다. 이중 아토피 각결막염은 아토피 피부염과 동반하여 발생하고 10대 후반부터 30~40대에 가장 많이 발병한다. 아토피성 각결막염은 증상이 심하고 양쪽 눈에 모두 발병하는데, 눈이 가렵거나 눈물이 나고, 눈부심을 심하게 느끼는 현상이 나타난다.

눈이 가렵다고 눈을 만지거나 비비면 결막에 상처가 나거나 손에 묻은 여러 물질들이 증상을 악화시킨다. 따라서 눈을 비비는 대신 눈을 씻거나 병원에서 처방한 안약을 사용해서 증상이 악화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눈을 손으로 비비다가 증상이 악화되면 눈의 흰자위가 부풀어 오르는 결막부종까지 동반될 수 있기 때문에 눈이 가려워도 비비지 말아야 한다.

◆정확한 항원을 찾기가 어려워 증상 치료에 중점을 두는 경우 많아

알러지성 질환은 항원을 없애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정확한 항원을 찾기가 어렵기 때문에 증상 치료에 중점을 두는 경우가 많다. 치료 방법은 크게 회피요법과 약물치료의 두 가지 방법으로 나눌 수 있다. 회피요법은 원인이 되는 물질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 경우에 시도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이것은 생활하는 동안 원인이 되는 물질을 피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인데, 알러지 결막염 치료에 큰 역할을 한다.

약물 치료를 할 때는 항히스타민제, 스테로이드 점안제, 혈관수축 점안제 등을 사용한다. 항히스타민제는 가장 대표적인 알러지 치료약물로, 염증유발물질인 히스타민의 작용을 막아 가려움증, 충혈, 부종 등의 증상을 빠르게 완화시키는 약이다. 주로 점안제의 형태로 사용하지만 복용을 하기도 한다.

스테로이드 점안제는 염증 조절 효과가 강하고 빨라 심한 알러지성 결막염을 치료할 때 쓰인다. 하지만 장기 사용 시 안압 상승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의사의 진단을 받는 등 반드시 주의가 필요하다. 혈관수축 점안제는 결막부종과 가려움증을 완화하기 위해 사용되지만 사용을 중단하면 다시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그래서 항히스타민제와 동반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알러지성 결막염 예방하려면 대기 속 이물질 접촉 자제해야

알러지성 결막염을 예방하려면 가급적 미세먼지, 꽃가루, 황사 등과 접촉하지 않아야 하고 대기 속에 이물질들이 많은 날에는 외출을 자제해야 한다. 만일 외출을 한다면 렌즈보다는 안경을 쓰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된다. 틈틈이 인공눈물을 사용하면 눈에 들어간 이물질이나 세균 등을 제거할 수 있기 때문에 이것도 역시 결막염 예방에 좋다. 귀가를 할 때에는 집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옷에 묻은 먼지 등을 털어내 알러지성 결막염을 일으킬 수 있는 물질들을 최대한 없애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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